얼마전 시대전환의 조정훈의원이 공무원 월급 20% 삭감을 제안해서 큰 이슈가 되고있습니다. 저는 기사를 접하고 나서 찬반이 반반정도는 나올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공무원은 그렇다치더라도 일반인들조차도 월급삭감에 찬성하는 의견이 거의 없었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도대체 왜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까? 라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공무원을 비롯하여 그 지인과 가족까지 합세하여 조정훈 의원의 블로그 까지 찾아가서 악플과 욕설을 남기고 전화테러를 하기위해(그들은 항의라고 생각하겠지만..) 번호를 공유하며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단합을 하는 모습을 보고 경악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대한민국의 공직사회의 수준이 이것밖에 안되는구나... 라고 말이지요.
그들이 자신의 월급을 깎을수 없다고 외면하는 주요 논리는 아래와 같았습니다.
200만원도 안되는 공무원 월급가지고 너무한거 아니냐? 얼마안되는 월급으로 힘들게 살고있었는데 여기서 더 깎으면 우린 어떻게 하라는거냐 코로나때문에 업무가 과중해졌다. 보너스를 지급해도 모자라다. 공무원은 민간인보다 급여가 낮고 더 힘들다. 왜 민간은 놔두고 우리만 가지고 뭐라하느냐? 할거면 대기업 고액연봉자 자영업자 민간도 같이 고통분담해라.
뭐 대략 이런 이유가 많더다군요. 이건 대부분 비논리적이고 감정에 호소하는 글들이었습니다. 논리라고 해봐야 월급이 적다, 우리만 해야될 이유는 없다 그정도로 귀결되겠네요.
먼저 공무원 월급이 민간에 비해서 적다는 주장인데요. 이건 터무니 없는 주장입니다. 공무원들 말단9호봉 기본급 160만원에 수당30정도해서 200미만으로 받는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공직사회 전체를 보면 월200도 못버는 공무원이 몇퍼센트라고 보시나요? 기본급 60%에 이르는 명절수당이랑 기본급에 버금가는 상여금을 받는다면 말단이라도 월200은 우습게 넘긴다는거죠.
하지만 그거 아십니까? 대한민국 민간노동자의 35%~50%(통계에 따라 조금씩 다름)가 월급 200만원 미만을 받고 상여금이나 보너스는 고사하고 정년보장도 못받으면서 그렇게 힘들게 살아가고있습니다. 재벌과 고액연봉자들이 평균을 끌어올려 착시현상을 불러일으키는 것이지요. 공무원중에서 월급 200만원 못받는사람이 전체 몇%인가요? 그래도 공무원 월급이 적다고 하실건가요? 공무원들이 민간의 실상을 어느정도 파악하고 있는지 알수 있는 대목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당신들이 자신들의 월급이 적고 힘들게 살고있으니 양보할 수 없다고 주장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상식적으로 보면 일부 소득이 높은 직장인을 제외하면 공무원의 생활수준이 더 높다고 판단내릴 수 있습니다.
그래도 재벌이나 고액연봉자가 많은데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라는 분도 계시겠죠. 한가지 말씀드리자면 민간의 기업은 모두 영리추구를 목적으로 하며 사회적 재화를 생산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합니다. 그리고 공공기관은 민간에서 생산된 재화를 사용하여 사회 시스템을 유지시키는 역할을 하며, 철저한 소비집단입니다. 즉 민간의 생산활동과 그에따른 세금으로 유지되는것이 공공기관입니다. 즉 공공기관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기위해서는 민간의 생산활동과 세금납부가 뒷판침 되어야 된다는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민간에 대한 책임분담을 요구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민간은 이미 충분한 책임을 다 하고 있으며, 해오고 있습니다. 이제는 공직사회가 그에 상응하는 사회적 책임을 지어야 될 순서입니다.
공직자들도 세금을 낸다구요? 공무원 양반님들 100만명이 몇년동안 납부한 세금을 다 합쳐도 대기업 한달치 세금보다 적을겁니다. 세금 고작 몇푼낸다고 떵떵거리시는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바깥에서 고액연봉을 버는 사람들은 그만큼 사회적으로 많은 부가가치를 올리고 있는것이고 (자신의 월급보다 높은 부가가치를 올림) 기업들의 이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주는 사람들입니다. 즉 기업이 이윤창출이 된다면 그만큼 더 많은 세금을 거두어 들일수 있는거지요. 그게 당신들의 월급이 되는겁니다. 근데 그 사람들도 책임분담을 해야된다? 그건 그냥 혼자 피해보기 싫다라는 이기심이라고 볼 수 밖에 없는거죠.
가정을 예로 든다고 하면 민간은 밖에서 돈을 벌어오는 가장의 역할이고 공공기관은 그 돈으로 살림을 차리는 주부역할이 되는 것이죠. 바깥 경기가 나빠져서 가정이 벌어오는 월급이 줄었다면 어떻게 해야될까요? 집안 살림에서 조금씩 줄여나갈 수 밖에없는거죠. 애들 학원보내는거 조금 줄이고, 소고기먹던거 돼지고기 먹고, 외식하는것 줄이면서 생활비아끼는게 당연한거 아니겠습니까?
코로나로 상황이 나빠져도 월급은 코로나전과 똑같이 받아야되며 생활도 코로나 이전의 생활에서 단 1%도 양보할 수 없다는건 고통분담의 생각이 전혀없다고 선언하시는겁니다. 민간노동자들은 코로나의 타격으로 이미 해고가 되었거나 운좋게 살아남았다고 하더라도 일감이 줄어들고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불안감속에서 나날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자신들의 얄팍한 안위를 위해서 국민들의 삶에 눈을 감는다면 그에 대한 결과는 언젠간 뼈저리게 느끼게 될 날이 올겁니다.
그리고 코로나로 업무가 많이 늘어났으며 너무 힘들다고 불만인 공무원들이 계신데 국가적 비상사태에서 비상근무하고 바쁘게 일하는것은 공무원이라는 직업인으로서 당연히 해야될 일입니다. 당연히 해야되는 일을 하는건데 무슨 불만이 그렇게 많으신가요? 편한 직장생활 하려고 공시공부 빡세게 해서 입사했는데 막상 잡일에 바쁜업무를 하다보니까 놀라신건가요? 공무원일이 빡세다는 생각을 하고 들어왔다면 힘든일이 있어도 그러려니 했겠죠. 공무원일이 너무 바쁘고 민간노동자보다 힘들다라고 주장하시는 분들은 애초에 공무원으로 직장생활좀 편하게 해보겠다고 생각을 하고 들어왔다고 스스로 고백하는것과 다를게 전혀없습니다. 공직자로서 이런말을 한다는게 부끄럽지도 않은지 모르겠네요.
물론 코로나사태와 최근 호우사태로 공무원들이 많이 바빴다는거 인정합니다. 하지만 바쁜건 바쁜거고 그들은 공무원이라는 직업인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당연히 해야되는것입니다. 그런데 무슨 자신들이 국가를 위해 봉사하며 큰 희생이라도 하는냥 뉘앙스를 풍기는것을 보면 참 우습죠. 추가근로에 대해서는 추가근로수당을 받으면되고 위험한 일에대해서는 위험수당을 받으면 되는겁니다.
지금은 중대한 국가적 경제적 위기 상황입니다. 공직사회는 국민의 고통을 더이상 외면해서는 안될것이며 자발적으로라도 고통분담을 위해서 나서야될 것입니다. 월급이 삭감되어 생활비를 줄이고 코로나 이전까지의 생활해온 양식에서 무언가를 포기한다는건 고통이지요. 그러니까 고통분담인 겁니다. 코로나로 바쁜 업무를 보는건 고통분담이 아니라 공무원으로서 당연한 책임이며 고통분담이라는것은 급여를 반납하는 겁니다. 일반노동자나 공직자나 같은 노동자인데 왜그러냐 하실 지 모르겠는데 반납과 증세는 명확히 다른 개념입니다.
공무원 월급이 생활하기에 빠듯하고 줄이기 힘든것 서민인 저로서도 잘 알고있습니다. 하지만 국가와 공동체를 위해서 20%가 아니라 단1%라도 나눔의 마음을 가져보시는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