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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이 이렇게 길어지리라고 예상하지 못했는데.
게시물ID : sewol_4849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물파래초무침
추천 : 15
조회수 : 561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6/01/22 16:16:27

처음 배가 침몰했다는 기사를 듣고, 옆사람에게 진위여부를 물었을 때,
친구는 전부 다 구조됐다고 이야기 해줬었다. 

그말을 듣자 머리속에서 다 지워졌다. 인명피해가 없으니 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다음날 아침 커피들고 낄낄거리던 사람들이 하나같이 모니터 앞에 코를 밖고 있었다.

아직 세월호에 사람이 갇혀 있다고. 거기에 수학여행을 간 학생들이 한가득 타고 있다고 한다.
나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사람은 하나도 없었지만, 하루종일 머리속에서 세월호 이야기가 떨어지지가 않았다. 
새로고침해서 듣는 소식은 처음엔 희망적이다가, 
시일이 지날 수록 부두가에서 땅바닥에 앉아 우는 부모들의 모습만 올라오더라.

베오베엔 세월호 이야기가 꽉차 있었고, 그것을 읽으면서 답답함이 커져갔다.
공기를 불어넣어 생존확률을 높인다는 것이 다 쇼라는 글을 읽고나서
한동안 오유에 들어오지도 못했다. 노란 리본만 봐도 가슴이 답답해서, 목안쪽이 아파서 글을 읽어 볼 수도 없었다

한참 후에 뉴스에서 세월호 소식이 나오지 않을 때 쯤엔,
오유의 세월호 게시판도 점차 자리를 이동해 갔고
베오베에선 세월호 게시판의 노란 리본도 보이지 않게 되었다. 
어쩐지 노란 리본이 보이지 않으니까, 이곳에서 ㅋㅋㅋ ㅎㅎ 거리는거에 죄책감도 없어지고.. 심적으로 편해지고.
잊으면 안되는 것을 아는데, 그날의 충격이 깊어서, 가끔은 정말 게시판보는 것이 짜증날 때도 있고..
나는 아무런 죄를 짓지 않았는데, 세월호 관련해서 내가 죄를 진 것같은 느낌이 없어지지 않는다. 

어느날 세월호게시판이 안보여서 
아 오유운영자가 드디어 없앴나 싶었는데.. 한쪽 구석으로 이동해 있더라. 
일부러 클릭 안하고 가능한 안보려고 했는데, 정말 간만에 베오베에 딱 하니 노란 리본이 떠 있네?
마음은 이거 보면 안된다고 생각하는데, 손가락이 클릭질을 했다.

이씽.. 또 날 울렸어.. ㅜㅜ 
나는 진짜 착하게 잘 살아왔는데, 왜 죄책감이 느는 건지 나도 잘 모르겠다...

새로고침해보지만, 베오베에 있는 노란리본은 클릭수가 올라가질 않네.
다들 나랑 같은 심정인가..
그게 서글프기도 하고... 참.. 복잡한 심정.

여전히 이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관심을 가져주는 오징어 여러분 고마워요. 
또 용기 나면 한번 들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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