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 방학하고 처음 위와 같은 카톡이왔습니다.
영어학원을 다니는데 오늘 수업에서 위 카톡과 같은 상황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 친구로 말하자면 27년 동안 솔로를 유지하며 그 흔한 썸한번 타본적 없는 성골 모태솔로입니다.
이 카톡 이후 친구는 카톡으로는 그 슬픔을 다 전달할 수 없다는듯 바로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친구와 저의 통화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친구 : 그러고 나서 뭐랬는 줄 아냐...
다는 듯한 표현을 지으시더니 한 여자만 바라 보는 로맨티스트에게 실례되는 질문을 했다며 현 여친과는 어떠냐며 영어로 질문하시더라....
본인 : ㅋㅋㅋㅋㅋ 그렇게 서글퍼서 눈물이 다 났으면 그냥 못알아 듣는척 하지 그랬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친구 : 나도 순간 당황하고 대답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생각이 안나서 못알아 듣는척 했지,
그랬더니 친절하게 한국말로 해석해 주시더라...
그리고 나머지 수강생들도 다 나한테 집중해서 내 대답만 기다리는것 같고....
그래서 얼굴이 시뻘개져서 여자친구는 사귀어 본적이 없다 했지.....
본인 : 야ㅋㅋㅋㅋ 그래 사람이 솔직해야지, 잘 대답했네ㅋㅋ 개강하고 서울오면 좋은 여자 한번 같이 찾아보자 뭐 그런걸로 의기소침해 하고 그래ㅋㅋㅋ
친구 : 그런데 그게 아니라....
우리 영어 선생님이 외국서 살다오신 교포신데,
그제야 이해하셧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시고는 그럼 사랑하는 남자친구에 관해서 이야기 해보라고 자신은 외국에 살다와서 그런게 익숙하다고 하시더라고....
나 우리반에 맘에 드는 여학생도 있는데.....
진짜 순간 이게 무슨 소린가 싶고 너무 어이가 없는데 말은 안나오고 하니까 그냥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
울 생각은 없었는데 창피하고 당황스러워서 그냥 눈물 한방울이 뚝 떨어지더라고....
주변에서 막 쑥덕대는 소리에 정신 차리고 오해라고 해명 하려고 하는데 선생님께선 그간 마음 고생 많았다며 날 안아주시더라고...
갑자기 무방비 상태에서 막 포옹을 해주시는데 머리속이 아예 하얗게 되고 더 아무 생각이 안나더라, 좀있으니까 그렇게 실컷 안겨놓고 이제와서 무슨 부귀영화를 더 누리자고 해명까지 하나 싶고.....
그래서 그냥 알아주셔서 고맙다고 했어...
학생들이 막 박수쳐주고 선생님은 내맘 다 아신다고 괜찮다고 하시더라....
그래도 엄마랑 할머니 빼고 날 안아준 여자는 이 선생님이 처음 인데 이제와서 오해라고 하면서 선생님의 믿음을 배신할 수가 없더라......
그런데 아마 내일부터 학원은 못갈것 같아....
나 그냥 내일부터는 집에서 인강 들으려고....
이후 친구는 지금 인강을 알아보고 있다며 전화를 끊었습니다.
군 제대하고 나서 이 친구가 누군갈 좋아한다는걸 4년만에 처음 들었는데...
이 친구가 겪었을 당황스러움을 생각하니 저도 가슴이 너무 먹먹해졌습니다.
아, 그리고 친구 이름이 병신인것은.... 이 친구는 절 빙구라고 저장해 놓는 그런 친구간의 애칭 정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