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롭니다. 친구가 일베를 하는데, 일베에 대한 편견때문에 그 친구를 나쁘게 보게되어서 걱정입니다.
만난지는 2년정도 됬습니다.
처음에는 일베하는지 모르고 그저 '친구'라는 틀에서만 만났기 때문에 정말 성격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좀 소심한 끼가 있어서 제 생각을 제대로 말 못했는데, 그 친구는 시원시원하고 자기 주장도 있으면서 남들 말도 들어주는 그런 성격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말 못한 부분은 그 친구가 커버해주고 그렇게 지내다보니까 자연스럽게 가까워지게 되더라구요.
일베하는지 알게된 건 좀 됬습니다.
저는 원래 친구들끼리는 정치이야기 잘 안합니다.
시점이 다르면 화가 생기기 마련이니까요.
그 친구가 일베하는 지 알게된 날엔 그 친구랑 둘이 술먹으면서 이야기하다보니 정치이야기가 나왔고, 시점이 다르니까 당연히 약간 충돌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누가그러냐는 식으로 따졌던 것 같은데 그 친구가 갑자기 스마트폰을 꺼내더니 자기가 봤던 스크랩을 보여줬습니다.
그 때 주소가 일베인 걸 알게 되었고 제가 너 일베하냐고 물으니까 그 친구가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또 이야기가 넘어가서 계속 술먹다가 헤어진 것 같은데, 다음날 생각해보니까 조금 소름돋더라구요.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까 지금까지 잘 지낸 친구, 진짜 마음에 들었던 친구, 진짜 멋있다고 생각했던 친구는 변함없고 그저 '일베'라는 단어가 들어갔을 뿐인데 뭔가 다르게 느껴지는 제가 조금 의아하더라구요.
평소처럼 만나려고 해도 그냥 뭐라고 해야하지.. 일베에서 하는 것들 있잖아요.
여성, 고인비하같은... 그런 것을 친구도 할까?라는 생각이 들기도하고.. 일베에서 했던 모든 행동에 그 친구도 관여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그래서 좀 대하기가 어려웠던 건 사실입니다.
그러다가 세월호때문에 오늘 싸웠습니다. 12시 넘겼으니 어제겠네요.
세월호에 대해 그 친구는 극단적으로 부정적인 시야를 갖고 있었는데, 역 앞을 같이 지나가다 세월호관련 된 운동하는 걸 봤었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가 흘리듯이 가지가지한다고 말했고 그 말에 제가 토를 달았습니다.
너무한거아니냐고, 그리곤 한참을 말없이 계속가다가 일베에 대한 고정관념때문에... 혼자 속앓이 했던 부분하고 섞여서 무심결에 그 친구한테 생각없이 너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생각하면 무섭다는 식으로 말했습니다.
제가 잘못한 거 압니다..... 진짜 그런데 인터넷하다보면 일베에 대한 부정적인 글 밖에 접할 수가 없었고.. 저는 일베라는 자체를 멀리했는데 제 친구가 일베한다는 사실을 알게된 순간부터....... 정말 괜찮은 친구와 일베라는 이미지가 결합하니까........ 그냥..... 복잡했습니다.
혼자 쓸데없는 걱정한 걸 수 있고................. 그냥.... 아... 사실 지금도 이게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쨋든 그 친구는 일베한다는 이유로 일어나는 일이 어이없다고 말하고 걸어다가 말 없이 서로 집에 왔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후회되요.
진짜... 아... 제가 왜 그랬을까요...... 미안하다고 카톡보냈는데 몇 시간이 지나도 안읽네요.
그런데 더 짜증나는 건 미안하다는 마음이 드는 지금도 그 친구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어요..... 욕먹을 각오하고 글써봅니다.
이런 고정관념... 어쩌면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