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자녀의 특혜 의혹과 관련해 시민단체들이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사건이 첫 고발장이 제출된 지 1년째를 맞는다. 하지만 여전히 수사는 답보 상태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수사 라인도 인사로 교체된 상황이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사학개혁국민운동본부와 민생경제연구소 등 시민단체가 나 전 의원에 대해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발한 지 오는 16일부로 1년째가 된다. 이들 단체는 지난해 9월16일 딸, 아들과 관련한 특혜 의혹과 입시·성적 비리 등 업무방해 혐의로 나 전 의원을 수사해 달라는 내용의 1차 고발장을 검찰에 제출하면서 문제를 제기했다.
이 사건을 배당받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을 상대로 5차례에 대한 고발인 조사를 진행했지만, 그동안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와 피고발인 소환은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 사건에 대한 수사 라인은 지난달 단행된 대검검사급·고검검사급 검사 등 인사에서 모두 승진해 다른 청으로 발령받았다. 이번 수사를 지휘한 이정현 1차장검사는 대검찰청 공공수사부장으로 보임되면서 검사장으로 승진했고, 정진웅 형사1부장검사는 광주지검 차장검사로 승진했다. 주임 검사인 박건욱 부부장검사는 이 사건을 재배당받은 지 6개월 만에 해남지청장으로 전보됐다.
사학개혁국민운동본부 등은 시민단체에 대한 명예훼손·협박 등 혐의, 스페셜올림픽코리아 사유화와 특혜 의혹에 관한 업무방해 혐의, 나 전 의원 일가 소유의 홍신학원과 홍신유치원의 사학 비리에 관한 업무상배임 혐의 등으로 지난 1월22일까지 총 10차례에 걸쳐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 단체의 2차 고발 대상에는 업무상횡령, 업무상배임, 사립학교법 위반, 사기, 업무방해 혐의 등 사학 비리 의혹을 받는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도 포함됐다.
이들 단체는 지난 3월9일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유포), 명예훼손 등 혐의로 나 전 의원을 경찰에도 고발했다. 이 사건은 이후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배당됐고, 2차례에 걸친 고발인 조사가 진행됐다.
또 이들 단체와 별개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지난해 10월24일 자녀의 입시·성적 의혹과 관련해 나 전 의원, 하나고 입시 비리 의혹과 관련해 김재호 동아일보 사장과 김승유 전 하나학원 이사장을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정현진 전교조 대변인은 "고발인만 조사하고, 담당자가 교체되는 등 사실상 검찰의 수사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본다"며 "계속된 촉구에도 진전이 없어 선택적 수사를 하는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