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곡 '세상이 완벽했다면' 같은 경우는, 앨범에서 제가 세상에 대해서 긍정의 에너지가 가득한 노래를 한 적도 많이 있었거든요. 'Brand New Day'라는 곡 자체도 그렇고요. '완벽한 날', '긍정의 힘'처럼요. 그런데 이 곡은 진짜 부정 에너지로 가득 찼을 때 쓰게 되었던 곡인데요. 가사 한 줄 한 줄들이 물론 약간의 나열 방식을 택하고 있는데요. '세상이 완벽했다면 이런 일은 없었겠지.' 또는 '세상이 완벽했다면 이런 일이 있어야겠지.'라는.
'원치 않는 희생의 이유를 묻고 분노하는 게 왜 어째서 욕먹을 일이 되고 있는 걸까?' 이런 이야기들은 아마 들으시면서 수많은 힙합 팬, 버벌진트의 [Go Hard]라는 앨범을 기다리셨던 팬들께서는 이런 부분을 그냥 지나치시는 것 같거든요. '이 노래는 왜 이렇게 밝은 노래야? 앨범에 왜 들어있어?'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이 곡은 정확히 세월호 사건 그리고 그 이후에 있었던 여러 가지 억울한 일들 당하고서 시위를 하고 싶은데 시위를 함으로 인해서 더 욕을 먹게 되는 그런 사건들, 정확히 그 얘기를 한 것이고요.
그다음에 '세상이 완벽했다면 파리 날리던 거리를 살린 용감한 상인들이 건물주에게 더 큰 목소리를 가질 수 있겠지.' 이거는 제가 실제로 주변에서 본 간접 경험들을 담았던 이야기이고요. 이런 부분들을 되게 많이 안 들으시는 것 같아요. 힙합 팬들은. '이런 말랑말랑한 노래가 왜 들어가 있지?' 그런데 제 생각에는 한국힙합에서 이런 이야기, 그냥 '나는 사회 비판 래퍼야'가 아니라 이런 방식으로 풀어낸 곡은 없었다고 생각해요. 지금까지요. 그래서 지금 꼭 이 앨범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가 더 많지는 않을 것 같아서 구체적으로 꼭 이야기하고 싶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