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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은 어떻게 공포를 생산하는가
게시물ID : sisa_116440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박진성
추천 : 16
조회수 : 969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20/10/25 10:51:53
<TV조선>은 어떻게 공포를 생산하는가

제가 가진 한줌의 언어와 제가 경험한 끔찍한 일들을 바탕으로 <TV조선>이 어떻게 공포를 확대하고 재생산하고 가공하는지 써보려고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는, <TV조선>이 종편 재승인 취소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자체로 실시간으로 그 방송을 남겨 두어서, 한 매체가 확증편향의 대명사가 되도록 남게 두어서 이 시대의 수치로 삼게끔 저대로 그냥 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들이야 어떤 신념에 사로잡혀서 자신들이 정의로운 일을 하고 있다고 착각하겠지만 우리들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광기와 독선에 사로잡힌 공포의 재생산이 그 반대편에서 보았을 때 얼마나 우스운지를 우리는 역설적으로 <TV조선>을 보면서 알 수 있습니다. 제가 겪은 일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2016년 10월 21일(금요일) 저에 대한 최초 의혹 보도 이후, 주말을 거쳐 10월 24일(월요일), 각 종편 채널에서 제 사건을 언급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상하리만치 담담해져서 저는, 과연 저 인간들이 제 사건을 어떻게 다루는지, 실신 직전의 정신 상태였지만 녹화를 해 가면서 봤습니다. 역시, 가장 ‘공포스럽게’, ‘사실과 허구를 적당히 조합해서’, ‘대중을 선동하는 방식으로’ 보도를 하는 곳은 <TV조선>이더군요. 

저에 대한 최초의 의혹은 ‘미성년자 성희롱 의혹’이었습니다. 더해서, (성년 여성에 대한) ‘성추행’, ‘성폭행’ 의혹이 뒤따라 왔습니다. <TV조선>은 이 두 가지의 의혹을 섞습니다.

“박진성 시인 미성년자 성폭행 의혹”이라고 말이지요. 

<TV조선>의 간판이라고 할 수 있는 엄성섭 앵커가 패널들에게 묻습니다. “박진성 시인은 그런데 더 큰 의혹이 있나 보던데요?” 라고요. 패널들은 답합니다. “아, 이건 좀 심각한데 미성년자 성폭행 의혹이 있어요”, 라고요. 그러면 엄성섭 앵커는 다시 놀랍니다. “미성년자 성폭행요?” 이런 식으로 공포를 조장합니다. 확대하고 재생산합니다. 지금은 이렇게 언어화시킬 수 있지만 당시 방송을 보는 저로서는 정말 공포스러웠습니다. 당연히 미성년자를 만난 자체가 없기 때문에 성추행도 또한 성폭행도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들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걸 뻔히 알면서 그렇게 보도를 했습니다. 이런 경우, 보통, 사안이 중대하기 때문에 ‘인지 수사’가 시작되는데 저는 당시 어떤 수사도 받지 않는 상태였습니다. 피의자도 아니었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저는 이미 중대한 범죄자가 되어 있었습니다. <TV조선>에 의해서 말이지요. (그분들께 결례가 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씁니다) 조국 전 장관님과 추미애 장관님에 대한 보도도 거의 이런 식이더군요. 

사실로 드러난 'A'와 자신들의 바람인 ‘B'를 마구 섞습니다. “A도 있고 B도 있고 그 사람 죽어야 하네요.”, 이게 <TV조선>이 대중을 선동하는 방식입니다. 간교하고 교활한 방식으로 선동하고 조작하고 왜곡하며 날조합니다. 

(마찬가지로 결례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대한민국 역사상, 한 개인이 언론사를 상대로 청구한 불법, 허위보도에 대한 손해배상액 최고 액수는 ‘홍가혜’씨가 조선일보를 상대로 했던 소송의 6000만 원입니다. 사법부도 이러한 조선 계열 언론사의 악질적인 보도 행태에 일침을 가한 것이지요. 저도, <TV조선>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비교적 높은 금액인 1000만 원의 손해배상액을 지급받았습니다. 미디어 비평 언론 매체의 보도에 따르더라도 조선 계열 언론사들의 피소 건수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광화문에 빌딩을 사옥으로 가진 조선일보입니다. 저 조선일보가 단돈 몇 천만 원을 무서워할까요? 아마도, ‘가장 자극적인 선동 기사와 방송’으로 얻는 수익만으로도 그 배상의 몇 배가 되는 수익을 얻을 것이라는 추측이 합리적 의심에 부합할 것입니다. 제가 검찰청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을 때 조선일보는 이렇게 썼었습니다. “박진성 시인 일부 무혐의, 검찰에서 인정”. 일부 무혐의라뇨. 단 한 건 고소를 당했고 그 건에 대해서 무혐의를 받았는데 ‘마치 무엇이 또 있는 것처럼’ 대중을 선동하고 당사자를 사지 직전으로 몰아넣는 방식. 그들은, 그런 방식으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을 악랄하게 삶의 구렁에 쳐 박았을 겁니다. 지금도 그러고 있습니다.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도입된다면 가장 먼저 없어질 것은 아마도 광화문의 조선일보 사옥일 것입니다. 그날을 열렬히 기다립니다. 

  - 박진성 올림.

(덧붙입니다. 저의 시집 <하와와, 너에게 꽃을 주려고> 시집이 각종 서점 베스트셀러에 진입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것을 발판으로 저는 앞으로 시를 쓰고 또 시집을 낼 수 있을 것입니다. 기왕 여기까지 온 것, 베스트셀러 윗 순위로 만들어 주십쇼. 아직 시집 안 사신 분들 사 주시고 사신 분들은 한 권씩 더 사셔서 지인분들께 선물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회적 감옥에 갇혀 울면서 쓴 시집입니다. 앞으로 제 문학 인생에 이정표가 될 시집입니다. 조선 게열 언론사의 어떤 인터뷰와 어떤 제안도 모두 다 거절하겠습니다. 농담 섞인 말씀이지만 또한 진심이기도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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