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몇년 간 플레이한 게임들 중 감명깊은 것들만 모아뒀습니다.
대작이더라도 딱히 감명깊지 않은 게임이 더 많았기에,
제 감성에 맞는 게임들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 글에 있는 게임 작품관련 스포일러댓글은 금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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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 게임 상 1
Hotline Miami
[핫라인 마이애미]
폭력이란 무엇인가. 폭력은 익숙해져도 괜찮은 것인가.
탑-뷰 2D 그래픽임에도, 고어스러운 폭력성의 표현.
한 구역을 클리어 후 챕터를 넘어가기 위해서 자신이 죽인 적들의 모든 시체를 지나쳐야 한다. 섬뜩한 제작진의 의도.
굉장히 뛰어난 사운드 트랙. 70년대의 싸이키델릭함이 잔뜩 묻어난다.
안타깝게도 스토리텔링 자체는 뛰어나나 이야기 플롯은 그리 특별한 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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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 게임 상 2
The Cave Story
[동굴 이야기]
인디 게임계의 신카이 마코토.
깊이있는 1인제작 횡스크롤 액션 게임.
Wii나 3DS등으로 리메이크 됨으로써 인기를 재실감 할 수 있다.
PC판 기준 약 2MB의 용량으로 이러한 세계관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 박수.
*PC 오리지널 버젼은 무료 배포가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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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상
To The Moon
[투 더 문]
명필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
스포일러를 포함하지 않고서는 이 게임의 위대함을 표현할 방법이 없다.
바꿔 말하면 단점으로 이 게임의 위대함은 내면에만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스포일러를 하지 않고 내면을 표현하자면. 지금 재생중인 BGM이 이 작품의 사운드 트랙.
음악을 제외한 외적인 부분은 RPG 쯔꾸르XP 툴 특성상 요즘 게이머들의 높아진 눈을 만족시키긴 힘들다.
허나 음악과 스토리 자체는 인디게임의 영역에서 벗어났다. 이게 정말 RPG 쯔꾸르 툴로 만든 작품인가. 후속작이 기대되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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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 상
Spec Ops : The Line
[스펙옵스 : 더 라인]
엉클 샘에게 날리는 빅 엿.
게임 속에서 이러한 미장센을 볼 수 있다니.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 것인가, 누가 정의인가. 정답은 존재하나.
수많은 선택지와, 후반부로 갈수록 시나브로 바뀌어가는 말투와 시선들.
그러나 정작 게임성은 뛰어나다고 말하긴 힘들다. 스토리와 화면연출에 의의가 있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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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상
Journey
[저니]
폭력하나 없는 게임에서도 이토록 깊은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스크린샷 한장이 월페이퍼가 되는 게임.
플레이타임 2시간, 그 동안 같이 플레이한 유저와 말한마디 나누지 않고 특별한 경험을 만드는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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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트랙 상
Nier
[니어 게슈탈트(영문판) / 니어 레플리칸트(일본판)]
지독히 우울한 스토리, 지독히 아름다운 음악.
몇몇 요소가 특출나게 뛰어나기만 해도 수작이 될 수 있다는 예.
세기말 분위기를 이보다 아름답게 나타낸 OST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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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도 상
Red Dead Redemption
[레드 데드 리뎀션]
GTA 뺨때리기.
도저히 좋아할 수 없었던 락스타를 사랑하게 만들어 준 작품.
메인 스토리나 서브퀘스트 외에 말 타고 돌아다니기만 해도 재밌는 작품.
돌아다니다 마주치는 랜덤 이벤트만 해도 굉장히 재미있다 :
어여쁜 아가씨가 도와달라고 외치길래 말에서 내려 다가갔더니 도적단의 낚시였네? 빵야빵야
한밤 중 누가 도적단 아지트 앞에 숨어있길래 가까이 다가갔더니, 도적단에게 납치당한 딸 구출을 도와달라 하네? 빵야빵야
길을 걷다보니 어떤 아저씨가 새 사냥 내기를 하자고 하네? 빵야빵야
마을에서 어떤 놈이 시비를 걸며 결투를 하자네? 빵야빵야
마을을 걷다보니 어떤 남정네가 정신못차리고 여자를 덮치네? 빵야빵야
어떤 젊은이가 사막에서 도와달라 외치길래 말에서 내려 다가갔더니 내 말을 타고 도망치네? 빵야빵야
마차가 쓰러져있길래 다가가니 다친 경찰관이 호송 중 도망친 범죄자를 잡아오거나 죽여달라네? 빵야빵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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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렉티브 게임 상 1
Heavy Rain
[헤비 레인]
당신의 선택은 되돌이킬 수 없다.
게임 오버가 없는 게임, 또한 지나친 상황을 '세이브/로드'로 되돌이킬 수 없는 게임.
한 편의 영화에 가까운 게임, 이 점이 장점이자 단점.
무수한 선택지 가운데에 옳은 선택은 당신이 선택한 선택지이다.
스토리상 약간의 개연성과 설득력이 아쉬운 게임.
조작감이 QWOP와 쌍벽을 이루는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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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렉티브 게임 상 2
The Walking Dead
[워킹 데드]
믿는 도끼를 만들었으면 이제 발등을 조심하라는 교훈을 주는 게임.
에피소드가 넘어가도 자신의 선택지들은 누적된다. 나비효과같은 게임.
당신이 선택한 선택지들이 언제 되돌아올지 모른다.
게임 방식이 시간 내에 선택지만 선택하는 형식이라 루즈한 기분을 느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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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즐 상
Antichamber
[안티챔버]
Think Different.
굉장히 독특한 퍼즐방식, 이건 1인칭 게임이 아니면 불가능한 퍼즐이다.
뭘 하고 싶은가는 당신에게 달려있다. 퍼즐을 꼭 순서대로 풀 필요는 없다.
하나의 퍼즐 당 하나의 힌트 명언.
학습을 통해 퍼즐을 푸는 게 아닌 추리와 유추를 통한 퍼즐을 푸는 방식.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가신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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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게임 상
Thirty Flights Of Loving
[써티 플라이츠 오브 러빙]
짧고 굵은 자각몽.
게임이 아니라 한 편의 영화 트레일러를 본 듯 하다.
플레이타임이 20분이 안된다. 그럼에도 장편영화 한 편 분량의 스토리를 유추 가능하다.
추측과 상상속을 즐길 수 있는 사람만이 재밌게 할 수 있는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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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캐릭터 상
Portal Series : GLaDOS
[포탈 시리즈 : 글라도스]
이스터 에그, 조크, 세밀한 세계관, 그리고 글라도스
글라도스의 입담이 없는 포탈 시리즈는 상상하기 힘들다.
포탈은 위트가 넘치면서도 섬뜩한 게임이다.
자연스레 숨겨진 세계관과 이스터 에그들은 게이머가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현실감을 더욱 증폭시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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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어먹을 액션 상
Demons Souls / Dark Souls
[데몬즈 소울 / 다크 소울]
2인용이 아닌데도 패드가 2개 이상 준비하여야 하는 게임.
엔딩 직전까지 갔어도 시잡배 몬스터 세마리한테 둘려쌓이면 죽는 게임.
저예산 게임이였던 데몬즈 소울을 시작으로 다크 소울만큼 긴장감과 순발력을 요구하는 게임이 몇이나 있을까.
슬라임 세마리를 이기지 못하는 용사가 있는 RPG게임을 보았나? 용사를 한방에 죽이는 슬라임도 있다.
호불호가 갈릴지언정 두 게임 모두 다 빌어먹게 잘 만든 액션게임이다.
패드를 집어던질지언정 어느정도 진행 한 상태에서 게임을 그만두는 사람은 몇 못보았다.
빌어먹게 최적화가 덜 된 다크 소울. 답이 없는 콘솔판과 유저패치에 의존하여 버티는 PC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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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게임 상
The Last Of Us
[라스트 오브 어스]
게임 매체에 한정하지 않고서도 2013년 최고의 문화컨텐츠.
게임이 예술의 영역에 '당당히' 발을 딛은 걸 인정받을 수 있는 컨텐츠임을 이로서 확신한다.
선과 악이 구분 가능한 성질의 것인가?
이전까지 보지 못했던 뛰어난 AI. 총알이 떨어진 소리를 듣고 달려오는 적, 잡혔을때 도와주는 동료.
치밀하게 입체적인 캐릭터들. PS3의 한계에 가깝게 묘사된 아름다운 세계관.
모든 부분이 완벽하다. 사소한 버그등이 있을지언정 게임 자체는 정말로 완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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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게임들, 정말 재밌습니다.
특히 옛날에 비해 인디 게임들이 눈에 띌 정도로 독특한 게임들이 많습니다.
여기엔 포함 안되어있지만 Don't Starve, Lone Survivor, Dear Esther 등...
아직도 게임이 규제해야 하는 매체라고 주장하는 곳이 있다는데 한탄스러울 정도로 발전했습니다.
라스트 오브 어스는 그 발전의 최정상에 섰다고 봅니다.
'뛰어난 게임'이 아닌 '뛰어난 예술매체' 로서 확신을 가지게 된 작품입니다.
우리나라도 언젠가 모든 편견이 걷히고 좀 더 자유로운 환경에서 개발할 수 있게 된다면,
무언가가 바뀔지도 모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