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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임상 피실험자
게시물ID : freeboard_125156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뇌섹중년흔남
추천 : 2
조회수 : 276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1/28 17: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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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블로그에 적었다가 재미있게 한번 읽으시라고 옮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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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을 먹고 난 뒤,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다가 오랜만에 아무생각 없이 앉아있기를 조용하게 수행중이었습니다.
부엌에선 두 딸이 왠지 뭔가 요리같은 것을 하고 있다고 생각이 들 즈음.. 
정확히는 식용유와 밀가루의 조합.. 그 냄새가 좀 과하다 싶을 즈음..



" 아버지, 이거 드세요. "



둘째가 접시에 뭔가 이상한 것을 가지고 들어왔습니다. 



" 배추전이구나.. 언니랑 먹어. 아빠 나중에 먹을게 "

정말 나중에 캔맥주와 함께 뎁혀 먹을 생각이었습니다.










" 아니, 아빠가 먹어야 해. 맛이 이상해. "









맛이 이상한데 내가 왜?  참, 해맑았다는.. 눈빛, 목소리의 청량한 콜라보레이션...

분명 나중에 간호원이 되면 병원에서 환자들에게 큰 재미를 줄 재목이라고 딸바보는 생각했습니다.




한 점 간장에 찍어 삼켜보았습니다.




" 에이...이기 뭐..  
하.. 이거 배추전 맞나? 
아.. 밀가루하고 식용유한테 사과해야 안되겐나? "




그러자, 당당하게 말하더군요.



" 그거 아빠 큰 딸이 저지른 짓이야. ㅋㅋㅋ  언니~~~ 아빠가 이거 먹으면 죽을 것 같대~~~ 꺄륵 "

" 야! 주글래.. 너도 같이 했자나~~ 꽐꽐꽐 "




접시를 들고 주방쪽으로 되돌아서 간 둘째 녀석, 곧이어 첫째와 함께 주체하지 못할 웃음소리와 함께 서로 꺅꺅거리고 자지러집니다.

니가 넣자고 했잖아..아니 언니가 넣었지.. 
내가 언제? 언니 니가 아까 넣데? 캬캬캬
ㅋㅋ 근데 아빠가 드시더나? 할할할 
아우.. 아빠 불쌍해, 언니때문이야.. 캬캬캭 겔겔
내가 뭐? ㅋㅋ 니가 찌짐 해먹자고 했자나.. 컥컥컥.. 
그래도 이건 심했어..헥헥헥 캬캬
*&^:ㅣㅏㅇ**뚀)ㅛ)ㅑ오리오*뗘랟8ㅕㄱ08뎌ㅑㅐ





???????????????

음.. 도데체 나에게 무슨 실험을 한 것일까?






소파에 앉아 조용히 미소짓고 있는... 설마.... 아내의 사주를 받은 것은 아니겠지?






좀 먹을만 하게 지져왔길래 두어판 정도 같이 먹긴했습니다..ㅎㅎ
다행히 아침에 눈을 떴고, 약간의 메슥거림이 있긴 했으나 지하철타고 출근은 완료했습니다.
( ㅎㅎ 나중에 예비 사위들에게도 저도 쩌엉말로 맛난 요리를 해줄려고 딱 마음 먹었습니다. -,.-  예비 장인이 고추냉이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놀랄 것입니다. 고추냉이전, 고추냉이보쌈, 고추냉이장국, 고추냉이계란말이 등등 )


살다보면 겪게되는 소소한 재미를 위한 '희생'을 때로 유쾌한 '되갚음'으로 보여줄 필요도... 불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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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까지 뻘글..
출처 1차 : 즐거운 나의 집
2차 : 나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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