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19)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비밀
게시물ID : gomin_116561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ZmltZ
추천 : 16
조회수 : 1228회
댓글수 : 83개
등록시간 : 2014/07/30 16:39:14
*조금은 적나라한 표현이 있을 수 있습니다. 미리 양해드릴게요. 그래도 불편하시면 뒤로 가기를 해주세요. 제 고민으로 불편하게 해드리고 싶지는 않아요.


제가 어릴 때, 그러니까 다섯살쯤 되던 때부터 몇년간 사촌오빠들한테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하도 어릴 때라 그게 추행인지 폭행인지 기억이 잘 안나요.

그 나이 때 기억은 꿈처럼 흐릿하고 드문드문 있으니까요.

아니면 너무 싫은 기억이라 닫힌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사촌오빠들이라고 한 건 한 명은 고종사촌 오빠고 한 명은 큰아버지 아들? 그냥 사촌이라고 하나요? 아무튼 두 오빠들이기 때문입니다.

그 오빠들은 생일도 6개월밖에 차이 안나는 동갑내기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한 명이 먼저 어떻게 해보고 되니까 다른 오빠한테 말해준 것 같아요.

나이도 비슷하고 오빠들이 사춘기일 때니까 그런 부분을 많이 공유했다고 생각해요.

아무튼 어느 일이 먼저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러 가지 일이 있어서 기억 나는 대로 써볼게요.

어릴 적 부모님께서 이혼 하시고 아버지께서 일로 바쁘셔서 저는 주로 큰고모와 지냈어요.

큰 고모 집에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언니들이 있고, 제 언니보다 한 살 많은 오빠가 한 명 있었어요.

언니들은 다 직장에 다니고 막내 언니만 고등학생이었어서 저는 주로 오빠하고 놀았어요.

근데 그 노는 방법이 특이했습니다. (정상적으로 놀아줄 때도 많았습니다.)

오빠가 제 위에 올라타기도 하고, 옷을 벗기기도 하고, 몸을 만지기도 하고

오빠가 만지면 간지러우니까 웃음이 나오고 저는 그게 그냥 노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한 번은 큰고모랑 큰고모부, 오빠랑 저까지 네 명이 집에서 조금 떨어진 시장에 볼 일을 보러 갔습니다.

고모와 고모부는 오빠랑 저보고 차를 보고 있으라 하고 시장으로 가셨습니다.

고모와 고모부가 멀어지자 오빠가 저는 차 뒷자석 바닥에 눕혔습니다.

그리고 또 제 윗옷을 위로 끌어올리고 몸을 만지기도 하고 언제나처럼 치마 밑으로 손을 넣어서 만지기도 했습니다.

오빠도 바지와 속옷까지 벗고 있었고, 저는 오빠의 몸에서 뭔가 길어지는 것을 알았습니다.

제가 그게 뭐냐고 물어보자 자기가 피노키오라고 하더라구요.

그게 너무 웃겼어요.

제가 그렇게 당하면서도 당하는 지도 모르고 웃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진짜 끔찍해요.

그 뒤로는 자세한 기억은 없는데, 아마 고모와 고모부께서 돌아오시기 전에 다 추스리고 말하지 말랬던 것 같아요.

추측인 게 커가면서 그 때 꿈을 가끔 꾸는데, 오빠가 그 말을 한 게 꿈인지 아니면 진짜인지 헷갈려서 그래요.

시장에서 고모가 햄스터를 사왔고 1년 정도 키웠기 때문에 시장에 가고 차에서 있었던 일이 꿈은 아니라고 확신합니다.

이런 식으로 고종사촌 오빠에게 1~2년 정도 성추행인지 성폭행인지 모를 짓을 당했습니다.

큰아버지댁 오빠 얘기를 하자면

큰아버지댁에는 그당시 귀했던 컴퓨터가 있었습니다.

아마 초등학교 입학하고 나서 일겁니다.

오빠가 컴퓨터를 하고 있으면 나도 좀 시켜달라고 졸랐습니다.

고종사촌오빠와는 다르게 큰아버지오빠는 성격도 못 됐고 어린 제가 놀아달라고 조르면 침대에다 매다 꽂고 조용히 하라고 할 정도로 무서웠습니다.

그런 오빠가 웬일로 컴퓨터를 시켜주더라구요.

그래서 신나서 컴퓨터를 하는데, 오빠가 제 속옷 안으로 손을 넣고 만졌어요.

근데 저는 그게 어떤 행동인지도 모르고 게임에만 집중했어요.

게임을 하고 있는데, 오빠가 만지는 부위가 너무 아파서 아! 하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랬더니 오빠가 다른 손으로 입을 막으면서 조용히 하라고 했습니다.

조용히 안 하면 게임을 안 시켜줄까봐 아파도 조용히 하고 게임을 했습니다.

나중에는 제 몸을 만진 손 냄새까지 저한테 맡게 했어요. 글 쓰면서도 구역질이 나네요.

지금 생각하면 너무 끔찍하기도 하지만 제가 너무 멍청했던 것 같아요.

요즘 애들은 유치원에서도 성교육을 그나마 잘 받지만 제가 어릴 때 유치원에서 받은 성교육이라고는 엄마랑 아빠가 빨간 하트모양 이불을 덮고 같이 자면 아기가 생긴다는 그림을 본 정도가 다였어요.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본 영상에서 모르는 아저씨가 여자아이의 소중이를 만졌다고 아이가 엄마한테 말하자 애기 엄마가 펄쩍 뛰면서 앞으로는 아무나 따라가지 말고, 만지지도 못하게 해라 정도의 이야기는 있었어요.

문제는 제가 그 모르는 아저씨를 오빠들한테 대입을 못한 거죠.

그 뒤로도 비슷한 일을 몇 번 당하다가 제가 초등학교 3학년이 되면서, 집안 사정으로 멀리 이사도 가고 친가 친척들이랑 거의 연락을 끊고 지내면서 오빠들도 안 보고 지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제가 당한 일들이 오빠들이 놀아주는 거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나쁜 행동, 더러운 행동이었다는 걸 알게되었어요.

그럴수록 저는 너무 힘들었어요. 새엄마한테도 말하기 힘들고, 아빠한테 말해도 무시당할 것 같고, 언니한테 말하면 살인 날까봐(언니가 저를 엄청 아꼈거든요.) 말도 못했어요.

사실 두려운 것도 컸어요.

제가 욕 먹을 것 같았거든요.

오빠들이 자기들은 그런 적 없다고 잡아떼고 저만 이상한 애 취급 당할 것 같았어요.

결국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비밀이 되었네요.

가장 힘들었던 때는 몇년전 큰아버지댁 사촌언니 결혼식이었어요.

그 때 제가 대학교 1? 2학년이었으니 벌써 5년정도 됐네요.

아무리 사이가 소원해진 형제라고는 해도 결혼식이니 안 갈수는 없어서 갔어요.

가는 내내 차안에서 힘들었습니다. 오빠들이 거기 있을까봐.

결혼식장에 도착해서도 너무 무서웠어요. 마주치기 싫었거든요.

마주쳐서 혹시나 또 비슷한 일을 당할까봐 너무 무서웠어요.

결혼식장에 들어서니 오빠들이 있더군요. 저를 보더니 되게 반가워했어요. 저는 별로 반갑지 않았는데도요.

그러면서 오빠들 기억 나냐구. 니가 어릴 때 많이 놀아줬잖아. 라고 하는데 진짜 눈물날 뻔 했어요.

근데 더 웃긴 건 그렇게 말하는 오빠 눈에서 많은 게 보였어요.

겉으로는 웃으면서 말했지만 그 밑에 있는 두려움? 같은 게 보였어요.

제가 입만 열면 자기는 친척들이 다 모인 결혼식장에서 과거의 성범죄를 까발리게 되니까.

제가 대답을 안 하니 기억 안나? 기억 안나? 하고 자꾸 묻는데, 그 면전에다 확 침을 뱉고 싶었어요.

근데 전 아무말도 안했어요. 용기가 없었거든요.

그 모든 친척들이 다 오빠들 편을 들어줄까봐.

그래서 결국 기억 안난다고 했더니 얼굴이 활짝 피더라구요. 너무 역겨웠어요.

결혼식 마치고 밥 먹는 내내 인생 선배질 하는 것도 역겨웠구요.

그 뒤 큰아버지댁에서 며칠 지냈는데, 제가 자게 된 방이 큰아버지댁 오빠 방이더라구요.

가구 구조는 바꼈지만, 그 때 그 모습이 생생하게 기억나서 너무 힘들었어요.

결국 큰어머니께 졸라서 큰방 바닥에서 여동생이랑 잘 수 있었어요.

그렇게 지낸 며칠이 정말 지옥같았어요.

아무것도 모르는 척 하고 헤헤거리는 그 오빠들 얼굴 마주보고 밥 먹기도 힘들고 욕실에서 씻으면서도 혹시나 문이나 열릴까 계속 문이 잠겼는지 몇번씩 확인하고... 정말 다신 안 보고 싶어요. 친가친척들까지 모두 다.



성범죄는 생각보다 가까이에서 일어납니다.

생판 모르는 남에게 당하는 경우도 있지만, 제가 그랬던 것처럼 가족, 친척, 이웃 등 아는 사람에게 당하는 경우도 많을겁니다.

그런 피해자일수록 주변에 알리기 힘들다는 걸 잘 알고 있으니까요.

글쓰면서도 너무 힘드네요.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