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흔히들 프레임의 싸움이라고 합니다. 어떠한 사안에 있어 대중의 시선을 자기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끄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이 프레임이라는 것이 위험한 이유는 어떠한 사안에 대해 객관적인 평가를 저해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예를 들어 월성원전에 대한 프레임에 대해서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제가 즐겨보는 김어준의 뉴스 공장에서의 프레임 이렇습니다.
감사원장의 정치적 성향이 현 정권과 맞지 않으며 부임 이후 반 정권 행보를 보였다. 특히 감사과정에서 원하는 조사결과를 얻기 위해 반 인권적, 위법행위를 하였다.
그런데 이런 내용도 있습니다.
산업부 공무원들이 감사원의 자료 제출 요구 직전에 관련 자료를 삭제했다. 산업부 장관이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자 크게 화를 내고 압박했다.
검사의 진정한 힘은 기소하지 않는 것에 있다고들 합니다. 반대로 정치기술자들의 힘은 반대세력의 주장을 말하지 않는 것에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김어준의 논리와 통찰력은 독보적이고 저는 그를 존경합니다. 다만 그는 정치 기술자이기도 합니다. 해당건에서 한번도 반대 주장을 말한적이 없죠.
만약 뉴스 공장의 논리로 완벽무장했다는 생각으로 100분 토론에 나간다고 가정해봅시다.
상대패널로 우리의 영원한 박근혜 키즈 이준석이라고 가정했을 때 아마 5분이면 영혼까지 털릴 것 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해장국 언론, 정치 기술자들이 설파하는 논리로만 무장하면 반대진영에서 어떤 논리로 나올지 전혀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쯤 해서 월성원전을 보면서 든 생각을 말해보자면
뉴스 공장 등에서 주장하는 경제성평가에 대한 불합리성은 분명 있습니다. 국가정책이 단순히 돈 하나로 결정할 수 없다는 주장에 동의합니다. 감사과정에서 불법적인 행위가 있었는가에 대해서도 확실히 조사를 해야 합니다.
반대로 산업부에서도 현 정권에 코드에 맞추기 위한 주먹구구식의 행태는 있었다고 보입니다. 이미 관련 증언이 있고, 결정적으로 자료를 폐기한 것은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물론 감사원장의 반정부 성향 때문이었다고 항변할 수는 있겠으나 문제 될 것이 없다면 굳이 폐기할 필요도 없었겠지요.
한쪽의 프레임으로만 본다면 어느 한쪽이 죽일 놈이 됩니다. 정치기술자의 시각으로만 세상을 보기에는 이 세상이 너무 넓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