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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다?]같은 병실 아저씨 두 분 정숙썰
게시물ID : soda_274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노운신
추천 : 10
조회수 : 3809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6/01/29 15:3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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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조금 씁쓸할지도 모르지만 일단 사이다였으므로.
가입후 베오베만 눈팅하다 글써보내요.

뜬금없지만 제 아버지는 시한부십니다. 대장암 4기로 18개월정도 남았어요. 물론 처음에 그 사실을 알곤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지만, 그것도 몇 개월 지나니까 유효기간이 생겼을 뿐이라고 스스로 납득하며 어찌어찌 받아들였습니다.

이번주 화요일부터 3박 4일간... 그러니까 오늘까지 입원하여 항암치료 중이십니다. 암환자를 둔 분들은 아시겠지만 항암제 부작용은 정말 여러가지가 있지요. 매체에서 다뤄지듯 탈모나 구토는 국소적인 거고요, 피부 발진, 불면증, 어지럼증, 배변장에, 면역력 저하 등등이 올 수 있습니다. 제 아버지는 그중 배변장애와 불면증으로 고생하시는데요, 어젯밤엔 통 잠을 못주무시더라고요.

그런 와중에 새벽에 옆 침대 아저씨 두 분께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도란도란' 이야기하시면 또 어떨지 모르겠는데, 시간도 시간이거니와 또 한 분은 목청이 커요. 낭랑하게 울리더군요.

물론 이해하려 애썼습니다. 저 분들도 불면증 증세가 있으실 수 있고, 따분하기에 이야기를 나누는 걸 수도 있지요. 옆 침대 아저씨의 배변장애가 심각한 수준이라, 한창 식사할 때 간이 대변기에 대변을 누셔도 어쩔수 없는 것이니 이해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가 불면증으로 고생하시는데 새벽에 다 들리도록 이야기를 나누다니요. 화가 팍 나대요.

그래도 참았습니다. 참을 인자 세 번이면 살인도 면한다고 하지 않나요. 속으로 딱 세 번만 카운팅을 하자. 생각했습니다만 그러기 무섭게 금새 세 번 차오르더군요. ... 물론 그 아저씨들이 한마디 할 때마다 한번씩 헤아린건 아닙니다. 세 가지 주제로 이야기를 세 번 하신거지요.

결국 조용히 일어나 한 마디 했습니다.

"실례합니다. 이야기소리가 너무 큰데 조용히 해 주시겠어요?"

처음엔 뭔 이야기를 하는지 이해를 못한건지, 아님 제 목소리가 작았던 탓인지 한번 더 되묻기에 다시 한 번 이야기했더니 알겠다고 하곤 결국 조용히 해 주셨습니다.

이정도면 사이다인가요? 

추가 : 혹시 몰라 인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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