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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준비하실때 참고하세요
게시물ID : economy_1166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양념게장
추천 : 21
조회수 : 4883회
댓글수 : 49개
등록시간 : 2015/04/11 06:35:30
노르웨이에서 4년째 살고있는 유부남입니다. 

경제 게시판에 이민관련 글들이 꾸준히 올라오고, 이민 준비하시는 분들도 많아 보여서 글을 씁니다.

이민을 준비하시는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각 나라별로 이민이 쉬운 직업군이 있습니다.

특정 직업이 이민에 유리하다는 것은, 다시 말하면 그 나라에는 그 직업을 할 자국민이 많지 않다는 뜻입니다.

그럼 왜 그럴까를 꼭 생각하셔야 합니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 이유는 "자국민이 그 직업을 선호하지 않기 때문" 이겠죠?

그럼 그 직업을 왜 그나라 사람들이 선호하지 않는지를 꼭 알아보셔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것은, 한국사회를 기준으로 생각하지 말고 그 나라의 사회를 기준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민을 간다는 것은 결국 나도 그 나라 사람이 되는 것이니까요.

아래 이민 관련 글에 나온 간호사를 예로 들어볼께요. 

간호사의 이민을 선호하는 나라들이 많이 있죠. 7~8년전에는 노르웨이도 간호사 이민을 받았다고 하네요. (지금은 없어졌습니다.)

간호사는 직업 특성상 365일 24시간 병원을 지켜야 합니다. (주간 야간 교대하면서)

병원에 따라 주중 8시간만 오픈하는 병원도 있지만, 그런 병원 간호사는 다 자국민 간호사 쓴다고 보시면 됩니다.

결국 이민 간호사는 365일 24시간 돌아가야 하는 종합병원, 양로원, 등등에서 일을 하구요, 

그럼 당연히 교대로 휴일, 야간 근무도 해야 합니다. 물론 휴일 근무 야간 근무하면 쉬는 날도 많이 주고 돈도 제법 챙겨줍니다.

야간 근무 며칠하면 다음 며칠간은 휴가입니다.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야간 근무한 다음에는 휴일이 꽤 길었던걸로 기억합니다.

휴일이 며칠이라고 들었을때 "정말? 그렇게 많이 쉬어?" 라고 놀랐던 기억이 나네요. 주말 근무도 마찬가지 입니다.

한국에 비하면 근무 환경은 천국이죠.

하지만 문제는 여기가 노르웨이라는 것입니다

여기 사람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것은 가족과의 시간 입니다.

야근 회식 그런거 없습니다. 8시 출근 4시 퇴근하는데, 심지어 3시반 정도만 되면 아이데리러 가야한다고 다들 퇴근합니다.

저녁 4~5시 부터 가족이 모여서 같이 저녁 준비를 하고 시간을 보내죠.

그런데 난 간호사라서 이번주에 야간 근무를 해야하면? 주말 근무를 해야하면?

내 아이와 배우자는 쓸쓸하게 시간을 보내겠지요.

한국에서야 야근, 주말근무 등이 흔하니까 별일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노르웨이에서는 100명중에 99명이 4~5시에 퇴근해서 가족끼리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데,

내 아이만, 내 가족만 내가 없는 저녁, 주말을 보내야 합니다.

내 앞집, 옆집, 뒷집 모두 다 가족끼리 집앞 잔디밭에 나와서 뛰어 놀고 있는데, 나는 일을 해야 하죠.

내 아이는 아빠 (혹은 엄마) 없이 놀아야 하구요.

여기에서 오는 상대적인 박탈감(?)이 있다는것을 꼭 알아두셔야 합니다.

한국사회를 생각하고 "이정도는 할만 하겠는걸?" 하고 이민오면 상대적 박탈감에 허탈해질 수 있습니다.

왜 특정 직업이 이민에 유리한지 꼭 확인하시고 오셔야 합니다.

그리고 그 모든걸 감당할 각오를 단단히 하시거나, 아니면 다른 직업군을 찾아보시거나 해야 합니다.

저는 박사과정 중인데요, 여기서는 박사도 기피 직업중에 하나입니다.

학과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박사과정 10명중에 7~8명은 외국인입니다.

논문 쓰고 졸업 준비하다보면 아무래도 늦게까지 공부를 해야 하니까요.

게다가 박사를 졸업하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취직을 하든 월급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자국민은 박사과정을 꺼리게 되죠. 

처음에는 늦게까지 공부하는게 아무것도 아니었는데, 점점 시간이 지나고 눈높이가 노르웨이 현지화 되다보니 

아이와 많이 놀아주지 못하는게 참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제가 얼마나 늦게까지 공부하냐고요? 

보통 일주일에 2~3일만 밤 10시~11시 까지 공부하고 나머지 날에는 오후 3시반쯤 집에 갑니다. 주말은 당연히 쉬고요.

한국에서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겠죠? 이정도는 야근 축에도 끼지 못하니까요.

근데 여기서는 이렇게 하는것만으로도 아이와 아내에게 엄청 미안해집니다.

그나마 박사과정은 기간이 한정되어 있는 것이고, 학위 취득후에 취직하면 정시출퇴근을 할 수 있으니

조금만 더 힘내자는 마음으로 공부하고 있습니다만.

만약 평생을 저녁 혹은 주말에 근무를 해야 한다면... 거기서 오는 스트레스는 무시 못할것 같습니다.

이민가기 전에는 한국 사회를 기준으로 "별거 아니네" 라고 생각한 일이 이민온 후에는 정말 크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이민은 정말 신중히 두번세번 신중히 알아보시고 "꼭" 현재 그 나라에 이민가서 살고 계신분들 조언도 듣고 준비하시길 바랍니다.

이민 준비하시는 분들 준비 잘 하셔서 성공적인 이민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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