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검찰의 노무현재단 계좌추적 의혹을 제기했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금융정보 제공 통지유예 기간이 끝나는 올해 말 사실 여부를 밝히고 의혹을 종식시킬 지 주목된다. 계좌 추적 당사자로 지목됐던 한동훈 검사장(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유시민씨 관련 수사나 계좌추적을 한 사실이 없다"고 일관되게 입장을 고수해왔다.
당시 대검은 재단 명의로된 계좌의 조회 여부를 살펴본 결과 조회 사실은 없었다는 입장을 냈지만 유 이사장은 "말장난 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관련 법상 수사기관이 수사를 이유로 개인계좌를 조회했을 경우 금융기관은 제공한 날부터 10일 이내에 당사자에게 해당 사실을 통보해야 한다. 다만 증거인멸 등 우려가 있는 경우 6개월 범위 내에서 통보유예가 가능한데 이후에도 3개월씩 2회 연장할 수 있어 최장 1년간 계좌조회 확인이 불가능할 수 있다.
유 이사장의 경우도 통지유예 최장 기간인 1년이 도래해 계좌조회 여부를 확인해볼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조국 흑서’ 공동저자인 김경율 회계사는 "만에 하나라도 기간 도래가 안 됐을까 봐 그때는 이야기를 안 했지만, 지금은 검찰이 재단 계좌를 봤는지 안 봤는지 밝히기 쉬울 것"이라며 "금융기관이 지금쯤이면 (유 이사장 또는 재단 측에) 무조건 통보했을 거란 말"이라고 지적했다.
한 검사장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조 전 장관의 비리를 보고해 윤 총장이 심증을 굳히게 됐을 것이란 내용이 대표적이다. 한 검사장이 '조국 수사'를 부추긴 장본인이란 식이다. 유 이사장은 나중에 이는 사실과 다른 것 같다고 정정하기도 했지만 이후에도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무책임한 발언으로 비판을 받았다.
한 검사장의 노무현재단 계좌추적 발언도 '조국 수사'에 대한 공격 과정에서 나왔는데 유 이사장은 지난 8월 "악의적 허위주장"이라는 검찰의 반박에 대해 "내가 있지도 않은 일로 의심하고 비판해서 억울하다면 사실을 확인해 나를 혼내면 된다"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면 자신이 사과하겠다는 뜻도 나타냈다.
그러나 이후 재단 계좌추적에 대한 유 이사장의 언급은 급격히 줄었다. '알릴레오 시즌3'를 시작한 유 이사장은 정치평론을 하지 않는다고 아예 선을 긋고 검찰 관련 주제 역시 입에 올리지 않고 있다. 지난 25일 방송에서는 이틀 전 정경심 교수의 1심 선고에 대해선 한마디 언급도 않고 헨리 조지의 저서 '진보와 빈곤'을 주제로 "더는 땅을 사고팔면서 부자가 된다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새해 소망을 밝혔다.
그는 "반부패강력부는 계좌추적이나 직접수사를 진행할 권한이 없다"며 "언급된 시기에 일선청으로부터 수사나 계좌추적을 했다는 사실을 들은 적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시민씨가 도대체 뭘 걱정해서 작년부터 저런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 검사장은 다만 "수사기관이 노무현재단의 계좌를 추적할 것으로 걱정할 만한 일이 무엇인지, 유 이사장이 1년 반 동안 마치 계좌추적이 사실인 것처럼 반복해서 말한 이유에 대해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경율 회계사 역시 "있지도 않은 일을 들먹이며 사태를 호도하려 한 것으로, 진실을 말하는 이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는 전형"이라고 맹비난했고. '조국 흑서'의 또 다른 저자인 서민 단국대 교수도 페이스북에 "검찰이 계좌 들여다봤다는 거짓말은 언제 사과할 거냐"고 글을 남겼다.
출처 | https://news.v.daum.net/v/202012270731549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