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그룹 멤버 가운데 '가수인 멤버' 와 '가수가 아닌 멤버' 가 공존한다고 보는게 정확하지 않을까요?
밴드 안에서 '보컬' , 즉 가수인 멤버와 연주자들, 즉 가수가 아닌 멤버들이 공존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죠.
중점을 두는 곳이 어디냐에 따른 차이인거죠.
노래를 잘하고 못하고가 문제가 아니라, 애초에 노래를 잘하는것 때문에 뽑혔냐 아니냐가 더 중요한거 아닐까요?
밴드에서 연주하는 멤버들도 각자 맡은 파트에서 솔로로 노래 부르기도 하고 또 코러스를 하기도 하죠.
그렇지만 그분들은 '가수' 라고 불리지 않고 '연주자' 로 불리잖아요.
제 생각에 그분들은 '가수' 라고 불리는데 별로 욕심이 없고 오히려 '연주자' 로 불리기를 원할것 같아요.
이와 마찬가지로 생각해보면 안될까요?
.
연예계 내에 존재하는 모든 영역에서 활동 가능하고 실제로 활동하고 있는게 아이돌이잖아요.
음악으로 데뷔하기가 가장 쉽기 때문에 음악으로 데뷔할 뿐, 음악 하나만 파기 위해 아이돌이 존재하는게 아니잖아요.
모든 멤버가 고르게 노래를 잘하는 아이돌 그룹은 있지만, 단지 노래하는 것만을 목표로 활동하는 아이돌 그룹은 없어요.
또 요즘은 처음부터 가수로만 키우려는 멤버와 음악 외에 다른 영역에서 키우려는 멤버를 같이 뽑는 경우가 대부분이구요.
.
설현양을 예로 들어보죠.
저는 설현양을 '배우' 로, '예능 유망주' 로, 또 '광고계의 대세' 로 부르는데 전혀 이견이 없어요.
근데 설현양을 '가수' 라고 부르는건 좀 주저하게 돼요. 위와 같은 이유 때문에요.
분명히 설현양은 국내외 다 합쳐서 열장이 넘는 음반을 발매한 아이돌 그룹의 멤버에요.
본인이 부르는 파트가 있어요.
만일 음반을 취입해서 자기 목소리로 노래를 부른 모든 사람을 '가수' 로 본다면 설현양은 '가수' 가 맞겠죠.
근데 저는 음반을 내고 노래만 부른다고 다 '가수' 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무대에서 노래 부르는걸 좋아한다고 다 '가수' 라고 생각하지도 않구요.
기획사에서 설현양을 '가수' 시키려고 뽑았겠어요? 그건 아닐거라고 확신해요.
설현양이 더 잘할수 있는, '가수' 외의 다른 영역에 진출하기 용이할만큼의 인지도와 인기를 얻기 위한 전략적인 영입인거잖아요.
또, 설현양이 어디 가서 '가수로서의 자신' 을 어필한 적이 있었나요?
설현양이 어디 가서 음악 얘기를 한 적을 한번도 보지 못한건 제가 관심이 없어서인건가요?
유재석님이 음반을 내고 노래를 불렀다고 해서, 또 그 음반이 차트 1 위를 먹었다고 해서 유느님을 '가수' 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설현양도 마찬가지에요.
저는 설현양이 초아양 등의 다른 '가수' 멤버와 함께 같은 그룹으로 묶여 있는 '댄서' 이자 '배우' 이자 'CF 모델' 이라고 생각해요.
.
최초에는 '음악' 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기본이지만, 결국 '아이돌' 은 연예 전 영역에서의 활동을 타겟으로 기획된 집단 상품이에요.
물론 모든 멤버가 다 '가수' 일 경우도 분명히 있어요.
하지만 '가수' 도 있고 '연기자용 멤버' 도 있고 '댄스용 멤버' 도 있고 '예능용 멤버' 도 있는 것처럼,
처음부터 '음악' 을 도구로 다른 영역에서 활약하기 위한 '가수' 외의 여러 멤버를 모아놓은 경우가 대다수라고 봐요.
그러니 아이돌이라는 거대한 집단을 '가수다 , 가수가 아니다' 라고 할게 아니라, 그냥 개개인으로 구분하는게 오류를 줄이는거라고 봐요.
그러면 최소한 '아이돌 그룹의 어떤 멤버가 가수냐, 아니냐' 처럼 개인에 대한 의견의 차이가 생길지언정,
'아이돌' 이라는 다소 추상적인 집단에 대한 정의까지 해가면서 필요이상으로 복잡해질 필요는 없을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