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주미희 기자] 홍명보 감독 유임 소식에 대한민국 대표팀 서포터즈 붉은악마가 들고 일어섰다. 대한축구협회 허정무 부회장은 7월3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대회의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명보 감독이 벨기에전이 끝난 뒤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한국 축구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홍명보 감독을 유임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붉은악마 운영위원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대한축구협회와 기술위원회에 세가지 요구 사항을 전했다. 붉은악마 측은 “붉은악마 운영위원회 입니다. 2014 브라질월드컵이 아직 한창입니다. 하지만 우리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6강 무대에 오르지 못하고 귀국길에 올라야 했습니다. 우리와 맞붙었던 알제리는 16강에 올라 독일에 패하고 귀국길에 올랐습니다. 언론을 통해 보도된 알제리 선수단의 귀국 모습을 보며 우리 대표팀의 귀국길이 떠올랐습니다. 4년이 아닌 평생을 준비한 선수들이 월드컵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날아든 ‘엿 세례’를 보며 붉은악마 역시 마음이 아팠습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붉은악마 측은 “2014 브라질월드컵의 붉은악마 응원 슬로건은 ‘즐겨라 대한민국’입니다. 결과보다 과정을 중요하게 여겨 승부에 집착말고 축구 자체를 즐기자는 뜻입니다. 과정이 어땠는지 묻고싶습니다. 팬들이 즐길수 있었는지 묻고 싶습니다. 화살을 홍명보 감독 개인에게 돌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홍명보 감독이 혼자 모든 화살을 맞아야 할 필요는 없겠지요. 스스로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하지만 더욱 큰 책임과 원인은 바로 대한축구협회에 있습니다”고 입장을 밝혔다. 붉은악마 측은 “3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대한축구협회 허정무 부회장이 밝힌 대로 모든 것이 홍명보 감독 개인의 사태로 매듭지어지는 것은 해결책이 아닙니다. 대한축구협회가 홍명보 감독을 계속 지지하고 신뢰하기로 했다면 그 판단은 존중돼야 합니다. 붉은악마 역시 결정권을 가진 대한축구협회의 결정을 존중합니다. 월드컵이 경험을 쌓기 위한 무대는 아닙니다만, 허정무 부회장의 말대로 ‘브라질서 얻은 경험’이 아시안컵에서의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길 기원하고 응원하겠습니다”고 전했다. 붉은악마 측은 홍명보 감독의 유임보다도 정확한 원인과 명백한 입장을 알고 싶다고 밝혔다. 붉은악마 측은 “하지만 여전히 유임 결정이 옳은 것인지, 옳지 않은 것인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으며, 한동안 국내 축구계를 뜨겁게 달굴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다가 또 잊혀질 것 입니다. 현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실망스러운 월드컵 성적에 대한 홍명보 감독의 책임을 묻는 것도 아니며, 유임에 대한 것도 아닙니다. 잘못된 일에 대한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처절한 반성과 더불어 의혹이 있다면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명백히 밝히고 밝은 미래를 향한 비전을 찾는 것이 지금 이 시점에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됩니다”고 적었다. 붉은악마 측은 대한축구협회와 기술위원회에 질문을 던졌다. 붉은악마 측은 “대한축구협회와 기술위원회는 무엇을 했습니까? 황보관 기술위원장은 무엇을 했는지요? 석연치 않은 선수 선발, 전술적인 준비 부족과 이에 따른 맞춤 전술 수립 등 모든 것을 홍명보 감독의 책임으로 돌린 후 스스로 면죄부를 주고 마무리할 생각이신가요? 허정무 부회장은 ‘준비기간 1년을 부여한 축구협회의 책임이 더 크다’고 스스로 대한축구협회의 잘못을 인정했습니다. 혹시 허정무 부회장의 말이 ‘시간이 짧았으니 이해해달라’는 의미로 끝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밀려옵니다”고 밝혔다. 이어 붉은악마 측은 7월2일 한 포털사이트 게재된 전문가 칼럼에서 곽태휘의 인터뷰를 보고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것 같다고 전했다. “런던올림픽에 참가하지 않고 월드컵 대표팀에 뽑힌 선수들은 조금 다른 느낌을 가졌을 것이다. 아무래도 기존의 선수들과 섞이기가 어려웠을 것이고, 그 분위기 자체가 낯설었을 것이다. (중략) 그들의 마음이 어떠했으리라는 건 조금 짐작되는 부분이다” “리더의 부재보다 절박함, 간절함, 책임감, 그리고 그 모든 걸 아우르는 투혼이 실종된 게 문제점으로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월드컵에선 우리보다 만만한 팀은 한 팀도 없다” “알제리 선수들에 대한 자료가 러시아전 때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적었다. 더욱이 경기 당일 알제리의 베스트 11이 이전 경기 때보다 무려 5명이 바뀌어져 있었다. (중략) 우리 선수들의 혼을 쏙 빼놓을 정도로 사납게 밀어붙였다” 붉은악마 측은 곽태휘 인터뷰에서 이 대목을 언급하며 “원팀, 원 스피릿, 원 골은 브라질로 향했던 우리 대표팀은 물론 축구협회에도 존재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대한축구협회는 분명 이번 월드컵을 준비하는 첫 단추부터 잘못 꿰었습니다. 기술위원회의 책임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기술위원회가 역할을 성실히 했는지 의문입니다. 감독의 권한을 침범해서는 안되겠지만,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조금 더 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넓은 시야를 가지고 옳은 판단을 하기 위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대한축구협회의 할 일 아니겠는지요?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합니다”고 질책했다. 또 “월드컵 기간 중 심심찮게 볼 수 있었던 일본 관중의 전범기 소지 및 게시에 대해 대한축구협회가 국제축구연맹, 아시아축구연맹, 일본축구협회에 지속적인 문제 제기를 해 주시길 강력히 요청합니다. 각국의 끊임없는 요청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제제를 하지 않고 방관하고 있는 각 연맹의 행태를 좌시하는 것 역시 대한축구협회의 직무유기라고 생각합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습니다. 과오를 돌아보지 않는 한국 축구에 미래는 없습니다”라고도 지적했다. 붉은악마가 대한축구협회에 요청하는 부분은 3가지다. ‘황보관 기술위원장과 기술위원회의 개혁 요구’ ‘향후 국가 대표팀 운영방안과 마스터플랜 제시 요구’ ‘경기장 내 전범기에 대해 국제축구연맹 등에 문제 제기 요청’이다. 붉은악마는 “마지막으로 붉은악마는 언제나 그랬듯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응원할 것을 약속드립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