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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때문에 미칠 것 같아요
게시물ID : gomin_116798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aGdta
추천 : 5
조회수 : 270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4/08/02 16:3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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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쌓이고 쌓인 게 너무 많은데
엄마랑은 이미 타협을 볼 수가 없는 걸 잘 알고 있어서
하루빨리 이 집을 떠나기만을 기다리면서 살고 있어요.
이때까지 아무한테도 털어놓은 적 없는 이야기인데
이렇게 익명으로나마 말하고 싶어요.

엄마는 어릴 때부터 욕설과 폭력으로 저를 학대했어요.
아직 유치원에도 들어가지 않은 어린아이가
엄마에게서 어른들이 쓰는 쌍욕을 배웠으니 말 다 했죠.
그리고 엄마는 초등학생을 혼낼 때마다 머리채를 잡고
집 밖으로 내쫓고 개처럼 구타했어요.

엄마는 독실한 신자에요.
주위 사람들에게는 신앙적으로 모범이 되는 사람이고
완벽한 엄마상으로써 존경받는 사람이에요.
그 모든 이미지가 엄마의 거짓말과 위선에서 나온 것이라서
저는 주위 사람들이 엄마를 칭찬할 때마다 치가 떨려요.

엄마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준 상처가 너무 많아서
아직까지 하나하나 머릿속에 다 떠오르는데
엄마는 다 잊어버렸나 봐요.
항상 구타하고 수치심을 주고서는
혼자 화가 가라앉으면 자신의 마음이 편해지기 위해 사과를 하고
꼭 용서했다는 대답을 받고 뽀뽀를 받으려고 해요.
마음속으로는 용납이 되지 않는데 억지로 엄마를 용서한 척 해야 해요.
그러지 않으면 또 그 지옥이 시작되니까요.

엄마가 한 폭언들은 아직도 기억에 똑똑히 남아 있는 게 많아요.
"널 나에게 주신 하느님을 원망한다. 널 낳은 내 자궁을 찢어버리고 싶다."
"여보, 그러게 내가 지우자고 했잖아. 그 때 왜 말렸어."
"옆집 아저씨한테 가서 벨 누르고 너 좀 사달라고 해."
"길거리에서 구르면서 몸이나 팔고 살아라. 그렇게 강간을 당하고 걸레가 돼야 후회하겠지."

그렇다고 아직 고등학생밖에 안 된 제가 문란하게 다녔냐 하면
그것도 아니에요.
남자라면 질색하는 엄마 때문에
아직 남자친구 한 변 사귀어 본 적도 없고요,
남자인 친구와 이야기라도 한 번 하면
그 친구 호구조사를 하고
얼굴도 못 본 사이에 꼭 까내려야 성이 풀리는 엄마를 둔 탓에
엄마 앞에서는 남자들과 이야기도 못 해요.

엄마가 몇 시간동안 제 머리채를 잡고
배에 주먹을 꽂고
뺨을 갈기면서 분노했던 날이 있어요.
남자인 친구와 같이 학교에서부터 집으로 걸어 왔다고,
중간지점 대로변에서 헤어지기까지 했는데
남자와 걸어 왔다고 저에게 온갖 수치스러운 말을 다 쏟아냈어요.
"이 싼 년, 남자만 있으면 발정이 나서 정신을 못 차리지,
그래서 강간당해 봐야 정신을 차리지. 여자가 그렇게 쉬워서 어떻게 할래."

그 날 처음으로 엄마에게 바락바락 대들었어요.
제발 폭언 좀 하지 말라고,
내가 왜 같이 걸어온 걸로 싼 년이라는 소리를 들어야 하냐고.

그러니까 엄마가 뺨을 갈기더라고요
눈앞에 불이 번쩍이는데 서러워서 울기만 했어요.
도대체 나는 왜 이런 엄마를 뒀을까.
부모에게 대들기나 한다면서
이제까지 줬던 것들 다 내뱉고 집에서 나가래요.
알몸으로 밖에 나가래요.

나가서 죽어 버리래요.
"왜, 베란다에서 뛰어 내리면 내가 후회라도 할 것 같지? 뛰어 내려. 내가 후회할 것 같니?"

엄마는 어릴 때 저에게 엄청난 트라우마를 남겨 줬어요.
초등학생인 제 앞에서 너때문에 부모가 죽는 꼴을 보라며
베란다 난간에 올라섰어요.
엄마를 붙잡고 울부짖는 저를 때렸어요.
왜 살리려고 하냐고, 부모 잡아먹고 잘 살아보라고.
그리고 칼을 들고 제 앞에서 배를 찌르려고 했던 때도 있었어요.

동생이 손톱을 물어뜯었다는 이유로
바닥에 도마를 놓고 동생의 바비인형을 가져와서
열 손가락을 다 시퍼런 식칼로 잘라 버렸어요.
그리고서 동생의 손을 도마 위에 올려놓고
칼을 가져다 댔어요.

저는 아직도 엄마가 한 수없이 많은 행동들이
머릿속에 선연하게 남아 있어요.

사춘기가 시작된 딸을 보고
아빠 앞에서 맨 몸으로 수치스러움을 느껴 보라고
상의를 탈의시킨 적도 있고요,
수치심을 느끼게 하려고
눈앞에서 저를 발가벗긴 적도 있어요.

초등학생 때는 입안에 양말을 쑤셔 넣으려고 하다
코피가 터지고 입술이 다 터진 적도 있고요,
부모에게 순종하지 않는다고
옷장의 쇠파이프로 초등학교 3학년짜리 어린아이의 엉덩이를 서른 대 넘게 때렸어요.
살이 다 터지고 보라색과 빨간색이 범벅된 멍이 올라와
다 낫는 데에 족히 몇 주가 걸렸지요.

저는 하루하루를 이런 집에서 보내고 있어요.
이 나이가 먹도록 친구들과 놀러라고는 단 한번밖에 가 본적이 없어요.
집에서 문을 잠그는 짓이라고는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고요.

제가 제일 싫어하는 단어는 '순종'이에요.
"내 배로 낳았으니 넌 내가 시키는 대로 해야 돼."
"부모가 설사 틀린 말을 해도 너는 부모 마음을 불편하게 한 그 자체만으로 사과해야 해. 뭐든지 부모가 옳아."
"부모에게 순종해."
정말 하루하루 미칠 것만 같아요.

어릴 때는 친구들이 부러웠어요.
그냥 보통 엄마를 가진 친구들이.
적당히 잔소리 하고, 가끔 등짝도 때리고,
적당히 풀어 주고 이해해 주고.
하지만 이제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이해했어요.
엄마와는 절대 타협할 수 없다는 걸 알기에
이 집에서 나갈 때까지는 조용히 살려고요.

그냥 어디든 털어 놓고 싶어서 이렇게 써 봤어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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