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와 결혼 이야기가 오갈때, 둘 다 외국 생활을 오래했기 때문에 허례허식이 가득한 남들 다 하는 예식장에서의 결혼 말고
깔끔하고 예쁜 레스토랑 하나 빌려서 가까운 친구 친척들 초대하고 우리가 쌓아온 추억이 있는 사진들 동영상으로 만들어서 상영하고
피아노 전공하는 친구 피아노 쳐달라고 하고 사회자 한 명 불러서 하자고,
대신 친구들 남아서 오랫동안 이야기하고 즐겁게 결혼식하자고
남자친구와는 이야기를 끝냈습니다.
드레스는 제가 직접 만들어 입으려고 했어요. 만들어 입지 않더라도 요즘 셀프 웨딩드레스 해서 사진 찍을때 많이들 사시더라구요 가격도 별로 안비싸고.
사진도 남자친구 친구 중에 사진에 취미가 있는 사람이 있어서 턱시도랑 드레스만 대여해서 찍기로 했구요. 결혼은 내년 2월에 하기로 했습니다. 그 뒤에는 저희가 또 외국에 나가야하거든요...
남자친구도 제 생각에 동의했고, 결혼식에 드는 비용 아껴서 신혼여행 좋은데 가자고 해서 저희는 여행지 어디로 갈까 알아보고 있었습니다.
예쁜 레스토랑도 알아보고 있었고, 예식장은 아예 생각을 안했어요.
결혼하기로 하고 날을 잡고 부모님이 예식장을 알아보시길래 저희 생각을 말씀드렸더니 그때부터 전쟁이에요.
전쟁도 전쟁도 정말 이런 전쟁이 없네요..
엄마아빠 체면이 있지 그따위로 결혼을 하냐부터 시ㅈ작해서 너는 항상 니멋대로다 까지 나오고
이게 너희 결혼식인줄 아냐 왜 남들 다 하는거 안하려고 하냐
니네가 그런식으로 결혼하면 손가락질 받는건 엄마아빠다 이렇게 싸우고 저는 또 저대로 ㅎ할말이 있으니까 자꾸 싸우게 돼요
방금도 밥먹다말고 그 얘기가 나왔는데 아빠가 버럭 소리를 지르시면서 아빠 체면이 뭐가되냐는데
저는 제가 그렇게 결혼한다고 해서 아빠가 체면구길일이 뭐가있냐고 또 싸우고
아빠는 왜 남들 다하는대로 안하려고 하냐 저는 왜 남들 하는대로만 해야하냐고 싸워요.
남자친구도 부모님과 똑같이 다투고 있어요. 다행히 남자친구가 자기 할말은 따박따박하고 중간에서 중재 잘하는 편이라 예비시어머니께서 저한테 뭐라고 하시지는 않구요
엄마는 그 바쁜 사람들이 니 결혼식 와서 하루종일 놀고먹고 할 시간이 어딨냐고 그냥 하라는 대로 하라는데 아 정말 저는 제가 계획한 결혼식이 너무 맘에 들거든요.....
결혼한 친구들은 다 제가 계획하는 결혼식 부러워하는데, 한 친구가
어차피 결혼식은 "내가 자식을 이만큼 키웠으니 와서 보세요~" 하고 부모님이 자랑하는 자리라고, 제 뜻대로 안될거라고 하더라구요
그 말이 맞기는 한데, 저는 정말 남들이 다 하는 흔한 결혼식 하고 싶지 않아요
결혼식은 제 행사가 아니라 부모님 행사라는걸 뼈져리게 느껴요
우리 부모님하고도 시작부터 마찰이 이렇게 심한데 나중되어서 혼수 이야기 오가고 하면 정말 머리 터져버릴것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