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축구대표팀의 차기 감독으로 내정된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의 의지가 대단하다. 일본축구협회에 사실상 전권(全權)을 요구하고 나서 그라운드 안팎을 자신이 통제하겠다는 강한 뜻을 나타냈다.
일본 스포츠닛폰은 4일 "아기레 감독이 전권을 요구, 팀을 고쳐 세우려고 한다. 대표팀에 있어 이례적으로 강화부문(기술위원회)의 전권을 요구하고 나섰다"고 보도하며 "조건 등 여러 면에서 긍정적으로 계약이 진행되는 와중에 정식 사인을 앞두고 마지막 쟁점으로 떠올랐다"고 덧붙였다.
스포츠닛폰에 따르면 아기레 감독은 일본 축구대표팀 감독직에 대한 열의가 대단하다. 그야말로 "4년간 일본에 뼈를 묻을 각오"라고. 스포츠닛폰은 "아기레 감독이 2018 러시아월드컵까지 4년의 임기와 사실상 기술위원장직 겸임을 요구하고 나섰다"며 "전례 없는 그라운드 안팎의 전권 장악으로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참패를 당한 일본 축구대표팀을 시작부터 바로 세우겠다는 의도"라고 풀이했다.
물론 일본축구협회로서는 아기레 감독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일본 축구대표팀 감독직의 계약만 해도 1년 계약에 연장 옵션이 붙은 형태로 '4년 임기' 보장도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당초 일본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아기레 감독을 공식으로 선임한 후 새로운 기술위원장을 선임할 예정이었다. 후보로는 스즈키 미츠루 가시마 앤틀러스 상무이사, 미야모토 쓰네야스 전 일본 축구대표팀 수비수 등이 거론됐으나 아직 공식적으로 결정된 후보는 없다. 일본축구협회는 전권을 요구하는 아기레 감독과 교섭을 통해 접점을 찾은 후 최대한 그의 생각을 이해하고 오른팔이 될 인물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스포츠닛폰은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이 끝난 후 하라 히로미 전무이사가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에게 의견을 제시하는 등, 월드컵 기간 중 이례적으로 협회가 현장에 개입했다는 사실은 팀의 추락을 상징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하나로 뭉쳐 4년 후 러시아월드컵을 노려야한다"며 '원 팀'을 위해 아기레 감독의 전권 위임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주장했다.
스포츠닛폰은 "아기레 감독의 전권 요구에 대해 양자가 바라는 가장 좋은 밸런스를 찾을 수 있다면 교섭은 한 번에 진행될 것"이라며 "일본 축구의 미래와 전권을 아기레 감독에게 맡긴, 새로운 일본 축구대표팀의 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맺어 '아기레 전권 체제'의 가능성을 암시했다. 만약 일본이 아기레 감독의 전권 체제로 재탄생한다면 한국과 격차는 또 한 발 벌어지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