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말하는 레이드컷을 맞추고 나자 레이드라는 컨텐츠를 한번쯤 해보고 싶더군요.
그래서 도전해봤습니다.
장문입니다.
지지난주 주말,
난생처음 접한 레이드채널의 UI는 생각외로 간단해보이더군요. 대기등록해놓고 둑훈둑훈대는 마음으로 공대장들의 간택을 기다렸으나, 왠걸..
30분이 지나도록 아무런 응답이 없었고, 다른 딜러들의 스펙을 살펴보다 쫄아버린 본인의 소마(크로9 둔소마)는 꼬랑지를 말아버리고 레이드채널에서 도망치고 말았습니다. 예..... 제가 그랬어요........ㅠㅠ
지난주 수요일, 일톤을 돌고나자 또 레이드채널을 기웃기웃...
이번에는 적극적으로 공팟들을 찔러봅니다. 안 받아줍니다.
자존심이 상했으나 그래도 찔러봅니다. 안 받아줍니다.
공대장이 누군지 몰라 한참을 해메다 알아냈습니다. 아이콘이 다르더군요. 귓말도 해봅니다. 답변이 없어요.
1시간가량 공팟을 찔러보다 포기하고 ESC-채널변경을 누르는 나........
토요일밤.
2시간가량을 채널에서 기웃대다(1/20부터 시작해 모든 공팟을 찔러봤으나 단 한곳도 받아주지 않음)
헤딩공팟 아무나 와ㅓ라!! (1/20) <- 이러한 방제를 발견.
이거닷!!! 을 외친후 당장 지원
받아줍니다!!! 아싸!!
10분도 지나지 않아 순식간에 (20/20)을 채워버린 공대.....!
저를 포함해 대부분은 딜러들....... 그리고 소수의 검신과 홀딩..
이때는 이미 새벽3시를 넘은 시간.
난장판과 아우성, 레이드 초행러들의 한탄으로 채팅창은 도배가 되어버린 상황이었고, 공대장은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한건지 어쩔줄 몰라하며 공대의 상황은 혼돈.파개.망가로 치닫을 무렵......
어느 홀딩(직업기억x) : 지금 이래갖곤 오늘 출발도 못해요 벌써 3시 넘엇습니다. 공대장 저한테 주시겟어요? 저 본캐 정복자에요.
기존 공대장은 넘죽 그 홀딩에게 공대장을 넘겼고,
공대장 : 그럼 지금부터 짜를게요. 제가 인포보고 죄송합니다, 라고 말한분은 빠르게 나가주세요. 시간 없어요.
공대장은 딜러와 홀딩소수로 20/20으로 꽉 찬 공대를 인포확인을 거쳐 빠르게 컷하기 시작합니다.
인포를 확인후 죄송합니다를 연발하기 시작하더군요.
제 차례가 다가올수록 저는 쿵닥쿵닥.. 아.. 짤리면 어카지........ 아...앙대.........ㅠㅠ 하며 가슴졸이고 있는데,
공대장 : 소마님. 다리 가능하시죠?
나 : (다....다리....? 최고의 스펙으로 꾸려진 파티가 간다는 그곳..? 난 오늘 첨인디....? 안된다고 하면 나 짤리는거야? 에라이) 네
전 그렇게 살아남았습니다........
공대가 제 모양을 갖추고(15/20) 홀리를 찾기 시작한 시각은 3시 30분이 넘었고, 홀리가 갖춰지니 4시가 넘더군요.
공대장 : 토벌은 몰라도 저지는 제가 책임지고 챙겨드릴테니 저 믿고 따라와주세요.
공대원들 : 믿쑵니다!!
공대장 : 그럼 채널 바꿀게요.
공대장의 주도에 따라 채널을 바꾼후, 두근대는 마음으로 첫 레이드를 시작했습니다.
저는 저지 격전지 반복클(흔히 말하는 격뻉) 토벌에서는 부화장을 해매느라 정신이 없었고,
공대원 대부분이 초행인탓에 채팅창은 말그대로 혼돈과 멘붕의 연속이었으나, 저는 채팅창을 챙겨볼 여유조차 없었습니다.
공대장의 오더가 좋았던 탓에 5분을 남기고 토벌까지 성공했습니다.
거의 반 기적...?
하여튼 뿌듯한 마음으로 안톤의 심장을 후두려찹찹 때려주며 첫 레이드를 마쳤습니다.
그리고 일요일.
새벽1시쯤이 되자 레이드채널에 접속.
(10/20)정도의 공팟부터 아래로 내려가며 하나씩 전부 찔러보기 시작했으나 역시 받아주는 곳은 없었고..
그렇게 30분정도 시간을 보내다
부캐 공팟가요 (1/20) 공대장:크리에이터 <- 공팟을 발견
크리에이터..........ㅠㅠ
......안톤칭호 하나없는 크리에이터 공대장의 상태에 약간 망설였으나... 저 사람은 날 받아줄것만 같은 기대감에 지원합니다.
역시나 받아줌.
^_^
공대장 : ㅎㅎ... 가고싶은 곳 있으면 말씀하세요 ㅎㅎ
나 : 격전지요!
저는 재빨리 외쳤고, 썬빵을 날린 탓에 디트한분과 함께 격으로 배정됩니다.
순식간에 딜러들이 채워지기 시작하고 홀딩들도 슬금슬금 들어오기 시작.
제가 속한 격파티는 저(수속)+화속레전 디트님과 옷깃얼디로 구성을 마쳤습니다.
디트 : 공대장님 저희 속성이 안 맞는뎅....ㅜㅜ
공대장 : 토그 한번인데여 멀 ㅎㅎ
저도 연기 토그만 무사히 넘기면 된다며 천천히 잡으면 문제없을거라고 안심시켜드렷고(격짤릴까봐 무서워썽....ㅠㅠ)
그렇게 홀리제외 15/20의 상태가 되었습니다.
홀리모집을 위해 하트폰도 써가며 동분서주하는 와중에 첫 홀리분이 입장.
9셋 홀리 : 격
공대원들 : 오오 바우9셋느님...!!
공대장 : 네네 격전지가세요
이미 함포나 격은 바우6셋이라도 감지덕지하며 보내기로 이야기가 끝난 상황에서 9셋홀리의 등장에 전원 환호했고,
어느 착한분이 그 홀리의 입장료를 대신 내줌ㅋ
그러나 저 홀리보다 스펙조은 홀리가 1명밖에 없었던 탓에 출발전 다리로 배정이 바뀌자 이 홀리는 갑자기 탈주하고야 마는데.....!
공대장 이하 공대원들 전원 멘붕...
저희팟 홀리였던 탓에 저도 살짝 멘탈에 기스가 났으나, 겨우 어르고 달래서 다시 격으로 받아 두근두근 저지를 시작합니다.
연기 4클에 상당히 긴 시간을 소모한 상황이었고(이때부터 조짐이...)
저희 격전팟 파장은 제가 잡고 있었습니다.
지금 격전지를 들어가야하나 살짝 어리버리(지연클을 해야하는걸로 아는데 언제 들어가야하는지 몰라서..바보ㅠㅠ)
다행히도? 제 상황을 짐작한 얼디님이 반응해주셨고 그분께 파장을 넘김니다.
문제는 격전지에서 발생. 클리어나 속도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격을 외쳤던 이 홀리는 격전지에서조차 계속 죽어나가기 시작하는데.....
(아니 격전지에서 코인을 이렇게 쓰나? 이 홀리 일톤도 한번 안가본거 아닌가?) 하고 속으로 궁시렁거릴찰나.
얼디 : 공대장님 저희 홀리좀 바꿔주세요.
그렇게 홀리를 함포로 좌천시키고 다른팟 홀리를 받아 격전지를 3클쯤 했을때,
다리로간 두 파티 모두 1클조차 못 챙기고 있었던 겁니다.....!
시간은 절반쯤?은 훌쩍 넘은 상황. 전 눈여겨보지 않아 몰랐지만 공대채팅은 이미 난장판이 되어 있었고, 다리 1클도 못햇는데 저지 물건너갔다. 망햇다며 난리가 난 상황.
이때,
저희팟 얼디 : 저희가 다리탈께요.
파티챗으로 조용히 공략 아시죠?라며 물어봤고 저는 ㅇㅇ를 침. 패턴은 자신있었으나 12리버로는 딜이 딸릴게 분명한데.. 클리어가 될까... 걱정 한가득 다리입성.
디트님이 좀비방 기둥4개에 살짝 당황하셨으나 얼디님의 배달로 무사히 넘기고, 예상보다 상당히 빠른 속도로 다리1클을 챙겼습니다.
이에 자신감을 얻은 얼디님은 공대장에게 말해 격-다리팟을 바꿨고 저희팟이 다리를 타게 됩니다.
또 무난무난.
그렇게 다리를 2클했으나, 문제는 다른쪽 다리팟이 아직까지 1클도 못한겁니다.........
칭호가 있던 홀리님과 얼디님은 단단히 화가 난 상태였고, 다리 초행이었던 저와 디트님은
^_^
다리클이 이렇게 쉽게 된다니 하며... 딜이 나온다...! 하며 은근히 둘다 뿌듯뿌듯...
결국 저희팟이 다리를 3클하며 저지를 끝마쳤습니다.
쉬는시간에 공대장은 저희팟을 화산에 보내려했고, 얼디님이 가보자고 했으나 저와 디트님이 반대(아..앙대 화산이라니...)
저도 그랬지만 디트님 역시 레이드 화산이라는 부담감과 딜이 나올까라는 생각에 반대했던것 같고, 저희팟은 감부와 3부를 번갈아 타게됩니다.
문제는 토벌시작후, 배리어0을 못만들어서(누군가 눈을 봤다는듯, 공대 채팅장은 계속 난리가 난 상태) 화산이 열리지가 않는겁니다.
결국 화산은 한참이 지나서야 열렸고, 저희팟은 감부와 3부를 왕복하게 됩니다(토벌배정이 어디였는진 기억도 안남^^ 정신없어서,,)
부화장 길이 익숙치 않았던 저는 열심히 꽁무니를 쫓아다니며 네임드를 후드려찹찹 때려잡았고 감부 2 3부 2클정도했을때, 화산팟에서 포기를 선언.
이때가 대충 10분정도 남은 상황?
얼디님은 화산 ㄱㄱ를 외치셨고 업어치나 매치나 이판사판이었기 때문에....
화산입성.
생각외로 별거없었고 광속으로 마테카방에 도착.
일톤이랑 똑같은데...?
일톤을 홀딩없이 다녔던 탓에 오히려 레이드 화산쪽이 쉬웠습니다.
일톤에서 마테카를 2페이즈까지 보고 클한 경험이 여러번 있었던 저는 까다로운 네임드부터 처리한다는 레이드 공략법을 알고 있엇기에 이대로라면 클리어도 가능하다고 생각했으나...
마테카방은 상상, 그 이상을 보여줍니다.
오는길에도 간간히 뭔가 튀어나왔지만 보방 상황은 끔찍할 정도였습니다.
게다가 간신히 카운터를 넣어 혈을 불러냈으나 디트님께서 공략을 모르는 상태.
저와 얼디님은 비비기요, 비비세요. 를 외쳤으나 디트님이 뭘 비비라는건지 이해를 못하신듯 약간 우왕좌왕하셨고, 홀리님과 얼디님 사망.
얼디님은 신가먹고 정리부터 하자고 제안(미리 챙겨오기로함)
뭔말이지? 여기서 제가 어리버리. 알에서 나온 몹들이 넘쳐나서 그거먼저 잡자는 말인가?
고민하다 에라 모르겠다, 신가먹고 몹들 치기시작. 그러나 그많은 몹들이 전부 정리가 될턱이 없었고,
저와 디트님 죽으며 파티 전멸. 마테카방은 알과 거기서 나온 몹들로 난장판. 시간은 5분?정도 남은 상황.
마을로 돌아가 화산 공략실패를 알리자 공대장은 바로 탈주.
^_^
토벌실패에 큰 아쉬움은 없지만,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교훈도 얻었습니다.
공팟에선 공대장의 역량이 절대적이라는 것을요.
공대장의 오더도 엉망이었고, 상당히 어리버리했거든요.
그리고 공대장 크리가 함포 에뺑을 탄걸로 아는데... 공대장이 저지에서 다리를 안탄다면 가면 안된다는것도 알았습니다.
저지에서 실패할 확률이 상당히 높아보이네요.
그래도 좋은 경험이었고, 초행길이라 그런지 나름 재밌었네요.
수요일에는 꼭 토벌하고 싶습니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