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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야.
게시물ID : sisa_116843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꼬륵
추천 : 4
조회수 : 49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1/01/13 13: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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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아이야. 
 
눈보라가 거칠구나. 
이 차가운 겨울들판에 너가 자박자박  걸어들어올 때, 
냉혹한 칼바람이 빛이 나도록 
그들은 가증스러운 기도를 했겠지? 

스테인레스 강판처럼 얼어버린 바닥에서 
온몸이 갈라질 만큼 시린 첫 세상을 
아장아장 더듬으며
 ‘원래 세상은 이런건가 보다’ 하고 견뎠겠구나. 

가시덤불속에서 참새 한 무리가 
눈발 속으로 쏟아져 날아간다. 
맨 끝에 제일 작은 아이 하나가 
나비같은 날개로 행여 무리를 놓칠까 
힘을 다해 날갯짓을 한다. 

아이야. 

정인아..

미안하구나. 미안하다는 말조차 미안하다.
네게 겨울만 보게 했었구나. 
부디 그 작은 날개로 따뜻한 곳까지 조심히 날아가렴 

냉혹한 한기에 사람들의 기도가 날아가다 
눈으로 다시 떨이지더라도 
기어이 기도를 하나 더 보태고 싶구나.
출처 겨울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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