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부통령, 현송월 방문에 한국민 현혹됐다는 뉴스 걱정" 맥매스터 "核 가진 채 대화한다는 北술책에 과거처럼 속지 않아… 트럼프, 다보스포럼서 북핵 논의" CIA국장 "북핵은 美타격 위한 것"
미국 백악관이 23일(현지 시각) '북한의 올림픽 메시지 납치(hijack)'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평창올림픽이 북한의 선전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한 것이다. 또 백악관과 미 정부 주요 관계자들이 북한 핵·미사일 문제에 대한 강경 입장을 잇따라 밝혔다. 이 같은 미국의 강경 메시지는 북한을 우선 겨냥한 것이지만, 한국 정부의 대화 과속 움직임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도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송월에게 현혹당한 한국 우려"
워싱턴포스트(WP)와 로이터통신 등은 23일 백악관 고위 관료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김정은이 평창올림픽의 메시지를 납치하는 것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펜스 부통령은 평창올림픽에 미국 대표단을 이끌고 방문한다. 이 관료는 "펜스 부통령이 동계올림픽에 가는 중요한 이유는 사실에 기반해 북한에 반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중동 순방을 마친 펜스 부통령의 귀국길에 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투(two)'에서 기자들에게 "펜스 부통령이 세계 무대에서 진실을 이야기할 계획"이라며 "북한은 과거부터 조작의 달인이었고, 살인적인 정권"이라고 했다. '평창'을 북한이 선전장으로 이용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지만, 미국은 이를 북한 정권의 만행을 고발하는 무대로 이용할 것이라는 뜻이다.
원본보기 美안보보좌관·CIA국장 동시에 北 비판 - 허버트 맥매스터(왼쪽 사진) 미 국가안보보좌관은 23일(현지 시각) 백악관 브리핑에서“대화가 성공한다는 환상을 만들어내는 북한의 술책에 과거처럼 넘어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날 마이크 폼페이오(오른쪽 사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미국기업연구소(AEI) 주최 강연에 참석해“북핵은 전시용이 아니라 미국 공격용”이라며 북한 의도를 오판하지 말라고 했다. /UPI·AFP 연합뉴스
특히 펜스 부통령과 참모진은 최근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의 한국 방문에 대해 "한국인들이 현혹됐다는 뉴스를 접하고 불안해했다"고 이 관료는 전했다.
◇"북핵은 미국 타격용"
미국에서는 북핵 문제의 심각성을 재차 강조하는 발언도 이어졌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추구하면서 동시에 성공적 대화라는 환상을 만들어 내거나 현상 유지를 하려는 북한의 술책에 속지 않을 것"이며 "우리는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는 북한의 평화공세에 속아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23~26일 열리는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 참석해 북한 비핵화를 위한 국제적 노력을 논의할 것"이라며 "북한 정권이 세계에 얼마나 중대한 위협인지를 모두가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이날 미국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 주최 강연에서 "북한 핵·미사일은 김정은 체제 유지를 위한 전시용이 아니라 미국을 동시다발로 타격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전날 방송 인터뷰에서도 북한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능력을 갖추는 데 "몇 달밖에 안 걸릴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폼페이오 국장은 이날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에)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했고 미국의 위험이 한층 더 가까워졌다"며 "(김정은이 원하는 것은) 동시에 여러 미사일을 발사하는 능력"이라고 했다. 그는 "김정은의 목표는 자신의 권력하에 한반도를 통일하는 것"이라며 "김정은이 이 도구 세트(핵)를 이용해 체제 보호 이외에 다른 (공격) 용도로 사용할 것이라고 믿는다"고도 했다. 폼페이오 국장은 "북한에 대한 외교적 해법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경우 우리(CIA)는 (군사적) 다양한 옵션을 대통령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유엔 제네바대표부 로버트 우드 군축담당 대사도 이날 군축회의에서 "미국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고 북한에 대한 국제적인 압박도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