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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봄날의 헤어짐은 그 어느때의 헤어짐보다 서글프다.
게시물ID : lovestory_1169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ori
추천 : 7
조회수 : 353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04/04/16 23:49:51

나무 밑 놓여있는 가위를 보곤
이 나무 밑에는 시체가 누워있나보다
하고 생각하며 벚나무라
내 마음대로 단정지어버린다.

그런 생각이 너무도 확연히 드는 것은
내게도
죽이고 싶은 이가 있어서
묻어버리고 싶은 이가 있어서
일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죽이고 싶은 이가 있다
묻어버리고 싶은 이가 있다

나무 밑에 놓여있는 가위를 들고 왔다
죽이기 위해,
묻어버리기 위해.

날을 빛내고 있는 가위는
곧 피로 물들것이고
나무 밑에는
시체가 묻혀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나무 밑에는
다시 또 가위가 놓여질 것이다.

내 마음대로 단정지은 벚나무는 
피를 빨아들여
그 어느 때보다도 붉은 벚을 피울것이며
봄날의 헤어짐을 축복할 것이다.

봄날의 헤어짐은
분명 그 어느 때의 헤어짐보다도
서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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