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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재구성 : 뻔뻔하게 그리고 슬그머니 Part 1
게시물ID : animal_11691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ppleTea
추천 : 17
조회수 : 735회
댓글수 : 32개
등록시간 : 2015/01/31 06:42:30
1. 2009년 4월 초, 03시경 수면 중 살짝 열어놓은 창문을 통해서 무언지 모를 거대한 (중형견 크기) 생명체가 침입함.

2. 본인 얼굴을 사정없이 핥으며, 고양이 울음소리를 냄. 

3. 놀라서 깨어남. 점등 후 확인 결과 고양이임. (이땐 너무 놀라 사진 촬영을 할 경황이 없었음)

4. 이름을 몰라 임의로 '나비'로 명명 후, 조용히 앞문을 통해 내보내고, 창문을 닫은 후 다시 취침.

5. 그로부터 며칠 후, 2009년 4월 9일, 무엇인가가 부엌쪽의 뒷문을 사정없이 긁어댐.

6. 문을 열어줌. 며칠 전의 그 고양이임. 뻔뻔하게 자기집인양 들어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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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익숙한 솜씨로 집안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다. 그냥 배깔고 드러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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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본인도 저 시점부터 혼란이 오기 시작함. 
 "이 아이는 도대체 누구이며, 왜 이렇게 뻔뻔한 것이고, 저 도도하기 이를데 없는 표정은 뭐란 말인가?" 라는 근본적인 의문이 들기 시작함.

9. 위의 상태로 약 2시간 정도를 자다깨다 반복함.

10. 그 후, 기상하더니 본인 다리에 얼굴을 비비며 먹을 것을 내놓으라고 강요아닌 강요를 함.

11. 나의 조국 대한민국에선 고양이, 강아지, 열대어, 잉꼬, 거북 심지어 공작, 황조롱이까지 키운 적이 있던 본인 이었으나, 저긴 미국, 거기다 가난한 유학생 세입자 주제에 고양이를 키울 생각을 하고 있을리 만무했음. 고로 본인에겐 고양이 사료가 전혀 없음.

12. 먹을 것이 없다고 저 아이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고 여러차례에 걸쳐 얘기함. 그러나 아랑곳않고 계속 먹을 것을 요구함.

13. 한국어로 얘기해서 못알아듣나 생각하고, 영어로 얘기해줌. 계속 나의 말은 무시당함.

14. 할 수 없이 냉장고를 뒤져 먹을만한 것을 찾아봄. 월마트에서 사온 싸구려 햄버거 패티를 발견함.

15. "이거라도 줄까?" 라고 물어봄. 한국어로 물어봤으나 이번엔 알아들은 척 함. 바이링구얼 고양이 아님 극도의 협상 전략을 지닌 고양이가 아닌가 살짝 의심이 듬.

16. 햄버거 패티를, 프라이팬도 아닌, 오븐에서 구워 줌. 나도 잘 안쓰는 오븐에, 그것도 내 국그릇에...잘 먹음. 과하게 잘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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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들어올 때의 뻔뻔함으로 본인은 쳐다보지도 않고 다 먹음.

18. 안나감. 눌러 앉음.

Part 1 끝. 반응 안좋으면 여기서 끝. 좋으면 Par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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