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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보고 면접 본 직원의 부모님한테 고소당한다는 전화 받았습니다 < 후기
게시물ID : gomin_117005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a2tla
추천 : 21
조회수 : 1090회
댓글수 : 254개
등록시간 : 2014/08/05 01:43:54

 안녕하세요, 일전에 위의 제목으로 글을 써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익명자 입니다 ㅎ
 당시 글은 아래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bestofbest&no=168333&s_no=168333&kind=search&search_table_name=bestofbest&page=1&keyfield=subject&keyword=면접

그 이후의 이야기입니다. 즐거운 후기 이므로 가벼운 마음으로 봐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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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초에 위의 링크에서의 일이 있고 나서 다시 연락을 하는 것이 희망고문일수도 있어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그 주 주말에 면접자, 즉 딸 본인에게서 직접 문자가 왔습니다.

 업무용 핸드폰에 문자가 있는데 업무용 폰은 사무실에 놓고 다녀서 스샷이 없네요. 아쉽네요.
 대략적인 내용은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지만 이 부분이 기억 납니다.
 "어머니한테서 벗어나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어요.."

 짧은 사과와 함께, 그리고 대략적인 내용과 함께 왔는데 위의 문구가 제 가슴을 때렸습니다.
 당시 글의 댓글로도 따님이 불쌍하다는 댓글도 많았고
 직원들중에서도 아쉬워 하는 직원들이 많아서 월요일날 연락을 주기로 하고
 월요일 출근 후 직원들과 커피타임 때 이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일단 제 입장은 회사의 오너가 만나는 것은 희망고문이라고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였지만
 직원들은 모두 저 친구를 만나야 회사 창립의 목적을 이룰 수 있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일단 회사 창립의 목적은 학력을 따지지 않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회사. 였습니다.
 여튼 직원들의 강한 추천으로 시간을 잡으려고 하는데 시간 잡기가 힘들더군요.
 나중에 만나서 들었지만 어머님이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걸 체크하셔서 따로 저를 만나러 간다고 할 수가 없었답니다.

 여담이지만, 과거에 어머님께 거짓말을 하고 친구들과 도서관 다녀왔다고 이야기 했는데
 어머니가 그 친구한테 전화해서 "너 오늘 우리 xx 이랑 노래방 잘 다녀왔니?" 라고 물어보고,,
 그 친구는 친구 생각해준다고 네 라고 했다가 엄청 혼났다고....... 그 정도로 체크한답니다.

 여튼 애초의 약속이 1시에서 1시 30분으로, 2시 30분으로 미뤄지다가 4시에 만났습니다.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데 음,, 이건 양육이 아니라 사육인 것 같더군요..,

 학교는 물론,, < 중, 고등학교는 어느정도 이해하지만 대학교와 과도 어머니가..,
 수업계획서도 어머니가 짜셨고, 종교도, 옷도, 친구들과의 관계도 어머니가 체크를 하시더군요.
 심지어 몸무게까지 체크한다는 이야기에 소름이 끼쳤습니다.. 수시로 어머니가 보는 앞에서 몸무게를 재고
 어머니의 기준보다 낮으면 살을 찌우고 높으면 살을 빼야 한다고..

 이야기를 들어보니 어머니가 약간 그 강박증? 그게 있는 것 같습니다.
 자신이 이러이러 해서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한 것에 대해 딸에게는 그러지 않게 하기 위해
 또는 자신의 목표를 딸에게 이루게끔 하기 위해 완전 조종을 하고 있더군요.

 당시에 2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누고, 이제까지 면접에 대해서 들어봤는데 엄청 봤다고 합니다.
 일단 중요한 것은 어머니가 모두 따라오셨고, 저처럼 같이 본 회사도 있지만
 어머니 입장을 거절한 회사는 어머니가 면접을 안보고 갔다고 하네요.  
 부모에게 숨기는 것이 있으면 당연히 좋은 일 하는 회사가 아닐꺼라고......... 

 딸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 친구가 원하는 것은 대기업도 높은 연봉도 아니었습니다.
 자유, 이게 그냥 칠렐레 팔렐레 이런게 아니라 자기가 입고 싶은 옷을 입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만나고 싶은 친구와 만나 먹고 싶은 걸 먹으면서 노는 그런 아주 당연한 자유..

 그냥 저는 한 마디 했습니다. 일단 어머님한테서 독립을 해야 할 것이라고..
 그게 완벽한 독립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성인으로서의 대우는 받아야 할 것 같다고..
 말을 안하고 얼굴을 보지 않고 집에서 나오는 그런 독립이 아니라
 어머니에게서 한 사람의 인격, 성인으로서 인정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일이라고..

 그 뒤로 두번 더 만나고 다른 회사 면접도 도와주다보니 우리 회사에 입사했네요;;
 당장 이 친구의 성격이 바뀔 것 같지도 않고 사회생활은 없고 학교생활 역시 어머님 손바닥에서 했으니
 이 친구 본인 스스로가 사회로 나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좀 컸다고 느껴서,,
 게다가 이 친구도 우리 회사를 원한다는 늬앙스를 자꾸 보내더군요.. 

 그럴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나눠본 사람이 거의 없을테니까요..
 근데 왜 나지;? 이런 생각도 많이 했지만 뭐 밝은 회사라 그렇다고 생각했습니다. 물어보지도 않았구요 ㅎ

 게다가 스펙이 좋습니다.. 명문대에 명문과.........
 어짜피 이 친구가 할 일은 위의 선배들을 서포트 하는 일입니다. 따로 전공도 필요없고 기술도 필요없고,,
 그렇다고 해서 구시대적으로 복사하고 커피타고 이런 일을 하는 것이 아니고,,
 이 친구의 전공과 맞물리는 일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음,, 간단한 예로.. 군대에서 운전병이 정비병 보조 해주는 것 같은?

 사실 두 번째 자리까지는 저와 1:1로 만났고 마지막은 의도치 않게 회사 전직원들과 자리를 함께 했는데
 모든 직원들도 다음날 저 친구를 뽑는 것을 원하더군요.

 급여는 어떻게 줘야할지 고민하고 있던 차에 본인이 먼저 와서 급여를 정하더군요.
 연봉 1400만원; 2400만원을 잘 못 들은줄 알았는데 1400...... 그 이유가 이쁩니다.
 자신은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은 것이고 이 회사와 회사 직원들에게 도움을 받아 세상에 홀로 나오게 된 것 같아서
 그 것만으로도 큰 돈을 받은 것 같다고..

 잠시 이야기를 빼서,, 이 친구 알고보니 엄청 웃김.. 말도 잘함... 이제까지 어머니한테 눌려있던 거라고 느낄 수 있던 시간이 1주일이 안되네요.

 그래도 고스펙자를 1400에 쓸 순 없어서, 또한 완벽한 전공자가 아니라 조금 더 급여가 높은 인턴 월급으로 6개월. 그 뒤에 다시 한 번 정직원이 되면
 협상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항상 회사에 일찍 나오더군요. 제가 회사에 항상 1등으로 출근하는데
 (직원들이 늦게 출근하는 것이 아니라, 제가 회사생활 할 때부터 정확히는 팀장을 하면서부터 팀의 리더가 불을 키고 불을 꺼야 된다고 생각해서..)
 저보다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더군요.. 이 친구는 도어락 비번도 몰라서 기다리고..

 시간을 잘 못 알았나 싶어서 (다른 회사보다 늦게 출근하니까..) 말해줬는데도 다음날도 1등으로 출근..
 알고보니 집에서 나와서 사람 많은 지하철을 타는 것이 자기가 이 사회의 구성원이 된 것 같아서 너무 즐겁다고..
 그리고 집에서 빨리 나오고 싶기도 하다고.........

 그래서 일찍 오면 청소하지 말고 ( 청소하고 있더라구요,, 우리는 청소 같이 합니다.. 건물에 내는 관리비에 사무실 청소도 포함이지만
 우리가 쓸 자리는 우리가 청소해야 더 애착이 간다고 생각해서,, 직접 합니다.. 그리고 내 자리 남이 건드리는거 싫잖아요;;ㅋㅋ)
 위 하고 있으라고,, 아니면 커피 타서 마시라고....

 그랬더니 다음날부터는 전직원들 커피를 다 타서 아이스로 만들어서 얼음 동동해서 출근하는 선배들에게 한 잔씩 돌리는 모습이 이쁘더군요.
 (일단 우리회사는 선배 커피, 선배 심부름 등을 후배에게 시킬 수 없는데 이건 이뻐서 냅두는데 잘 못 하는건 아니겠죠?)

 다른 직원들도 오빠, 언니, 동생으로 함께 지내고 있는 모습이 너무 이쁩니다.
 지금은 회사 마스코트,,  우리 회사에 3시마다 쇼타임이 있습니다. 한 명씩 돌아가면서 웃겨야됨;
 저도 합니다....... 3시면 일하기 싫고 졸린 시간이라 그런걸 깨우자는 뭐 그런 의미.. 쇼할거 없으면 그냥 다 같이 모여서 커피 마시면서
 수다 떱니다. 

 여튼 그 자리에서 말도 안되는 막춤을 ㅋㅋㅋㅋㅋㅋ 그 무한도전 작가분 저리가라..........입니다 ㅋㅋㅋㅋ
 무반주에 본인이 노래하면서 춤을 추는데 엄청 귀엽.......

 그리고 사건은 오늘 아침에 일어났습니다.
 이 친구가 친하게 지내는 언니가 있는데 (죄송합니다 회사에 직급이 없어서,, 일단 대외적으로는 실장급입니다.)
 둘이 외출을 부탁하더라구요. 이유를 물어봤더니 이 친구,, 집에서 나와 살기로 어머니한테 선전포고 했답니다.
 자세히 들어보니 여기 출근하는 걸 비밀로 하다가 3일만에 걸리고 그 뒤로 자기의 의견을 항상 어머니한테 말했답니다.

 제가 원하던 결과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 친구가 그런 마음을 먹은 것이 기특해서, 집 잘 보고 오라고 내보내줬습니다.
 2시간정도 있다가 복귀해서 여직원 불러서 물어보니 말도 안되는 집들인데 너무 좋아한다고..
 돈이 없으니 반지하와 옥탑만 알아보고 다녔답니다. (아직 첫 월급도 안나감.....)

 아직 세상물정 모르는 어린 친구라, 우리 여직원과 이야기 나눠서 일단 회사돈으로 방을 구해주기로 했습니다.
 얼마나 세상물정을 모르냐구요? 보증금 100만원으로 집을 알아보러 다녔답니다 ㅋㅋㅋㅋ
 네이버 카페 방구하는 카페? 거기에 100만원짜리도 있었다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실장 말로는 감옥이라고........

 여튼 이게 부담이 될 수도 있겠다 싶어서 친구 불러다 놓고 이야기 했습니다.
 100만원에 900만원 보태줄테니 집다운 집을 구하라 했습니다. 사실 어머니와의 싸움을 제가 부추기는 것 같지만
 그래도 지금은 엄연히 저의 직원으로 등록되어 있는 친구이고 세상에 나오기까지 많은 시련과 아픔이 있었을텐데
 그걸 본인의 힘으로 깨고 나오려고 하는 모습이 이뻐서 회사가 니 편이라고 말해줬습니다.

 900만원은 빌려주는 것이라고 말해주고 인턴 계약 후 회사에서 나간다고 하면 그 때 보증금에서 900만원을 받을것이고
 너와 회사가 희망해서 계약이 연장되면 매달 얼마씩 달라고 했습니다.
 처음엔 망설이는 것 같더만 자기 자리가서 뭐 하나 봤더니 이쁜 컵 네이버에 검색해놓고 실실 웃고 있는 모습 봤습니다 ㅋㅋ

 일단 직원들과 함께 이야기하는 카톡방에서는 돈도 없을테니,,
 간단한 용품들은 각자가 선물로 사주자는 이야기를 최고참이 해주고 나머지 직원들도 기꺼이 해준다고 해서
 기뻤습니다.

 이 모든게 주작같나요? 사실입니다. 하하하하하

 일단 저는 노트북을,,,,,,, 실장은 이불을,,,,, < 여자라 남자들이 생각치 못 한걸 생각햇네요..
 다른 여직원 2명은 아기자기한 소품들(그릇과 컵들), 남직원들 중 한명은 무려 ! 매달 3만원씩 하는 비데를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머지 남직원들은 생각하는게 휴지나, 샴푸, 바디샴푸, 세제 이런거 생각하더군요.

 후후, 조만간 회사 전체 잠옷파자마 맞추기로 했습니다. 

 이 모든게 주작같나요? 사실입니다.
 직원들이 다들 30대 초중반이다 보니 (제가 두번째로 어렸습니다. 지금은 세번째)
 저보다 더 안타까워하고 더 도와주고 싶어하더라구요. 

 - 저번 글 댓글에 보니 어떻게 사장이 직원들, 특히 막내직원보다 연봉이 적냐고 의문을 품으신 분이 계셔서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우리 회사는 1인기업으로 시작한 회사입니다. 즉, 제가 경영자이면서 동시에 대표입니다.
 만약에 다른 회사들 처럼 주식을 상장했다던가, 초기에 제가 대출이 아닌 투자를 선택했다면 급여뿐만 아니라
 회사가 위의 모양으로 돌아갈 수 없었을 겁니다.

 스티브잡스도 애플의 창업자겸 대표인데 회사에서 퇴출을 당했었죠?
 이 것이 바로 주식상장 혹은 투자의 무서움입니다. 즉 지분을 여러명이서 나눠먹게 되면 그만큼 회사 대표의 발언권이
 더욱 약해지거든요. 

 초창기에 1인 기업에서 직원들을 받을 때 저도 투자를 생각했었습니다.
 사업성은 있다고 생각했고 여기저기서 투자제의가 왔었지만 만약 지분을 제가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면
 회사의 경영을 제 마음대로 할 수가 없었겠죠. 직원들의 복지나 급여, 심지어 회사의 방향까지도..
 그래서 이런 투자의 위험은 회사 전체가 껴안고 가야 하는 것이지만
 대출을 받아서 잘 못 되면 저 하나만 힘들면 되서 그냥 대출을 받았었습니다. 갚느라 죽는 줄 알았네..-_-

 게다가 아직 주식상장도 되어 있지 않아서 주주들, 즉 이사들이 없으니 어떻게 보면 제 마음대로 회사를 운영할 수 있습니다.
 만약에 제가 독재자가 되어 직원들 월급을 삭감하고 나에게 대드는 혹은 마음에 안드는 직원들을 그냥 퇴사시키고
 복지따윈 없고 야근만 시킬 수 있지만 저는 그런 '한달 한달 생활 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다녀야 하는 회사' 보다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나가고 싶어 미칠 것 같은 그런 회사' 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저희 같은 회사 은근히 많습니다. 저야 그래도 얼마씩 챙기지만 제 아는 분은 본인의 급여까지도 회사 발전에 토해내시는 분이 계십니다.
 
 뭐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서 사실 제가 잘 먹고 잘 살려면 그냥 외부에서 경영전문가를 불러들이고
 저는 월급사장이나 하면서 골프도 치고 여행도 다니고 유람이나 할 수 있겠지만 직원이 있어야 회사가 있는 것이니
 지금처럼 바보 소리 들어도 이렇게 살랍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우리 회사 전직원들과 잠옷 파자마 입고 찍은 사진을 업로드 하도록 하겠습니다.
 주절주절 쓰다보니 이야기가 길어졌네요. 안녕히 주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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