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거르지 않고 연애를 해왔지만 연하는 처음이었고, 지금까지의 연애와는 달리 그 친구는 제게 엄청나게 의지하고 기대더라구요. 감정 쓰레기도 다 받아줬습니다. 물론 금전적인 부담은 제 몫이었구요.
연애가 길지는 않았어요. 5달 남짓이었거든요. 근데 5달 동안 매주 데이트를 하면서 그 친구가 제게 쓴 돈은 함께 먹은 밥 한끼와 차 한번. 그렇게 딱 2만원이었어요. 물론 나머지 모든 식사, 차, 영화는 제 부담이었습니다
저도 학생이고 그 친구도 학생입니다. 저는 집안에서 경제적 독립을 한 상태라 온갖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벌어쓰고 있는 입장이구요. 그 친구는 부모님께 용돈, 누나에게 용돈을 받아 쓰는 걸로 알고 있었습니다.
사랑하니까 돈은 아깝지 않았어요. 다 헤진 옷 입고 와서 보고있기 민망한 마음에 옷 한벌 사줬을 때도 괜찮았고, 하얗게 튼 얼굴로 나와 안쓰러운 마음에 화장품 사주면서도 괜찮았어요. 근데 제가 정말 참을 수 없었던 건 그런 걸 어느새 '당연히' 여기는 모습을 봤을 때였어요.
하물며 부모님의 사랑에도 감사함을 느끼는 게 사람인데, 연애를 하며 나의 연인에게 감사함을 느끼지 않는 걸 봤을 때의 기분은...
감정 쓰레기도 너무 감내하지 마세요. 물론 연인이니까 공유하는 게 맞아요. 하지만 당신이 감당 할 수 없을 정도의 감정 쓰레기는 받아주지 마세요.
연애는 혼자 하는 게 아닌 만큼 나만을 위해서 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내가 정말 그를 키워줄 게 아니라면 그러지 마세요. 연애는 함께 성장하는 관계지 결코 한쪽이 희생하는 관계가 아니에요. 다 퍼주고, 다 부담하고, 다 받아주면... 언젠가 당신에겐 남은 게 없을 수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