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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의 모험
게시물ID : readers_1171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BlueRose
추천 : 0
조회수 : 31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2/06 03:00:21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회색빛 빌딩 숲 너머에 어른이가 살고 있었어요.
어른이는 매일, 맑고 상쾌한 아침이 찾아오면 모헙을 떠나요.
 
어른이는 약하고 작고 힘이 없었지만,
마녀에게 빼앗긴 자신을 찾기위한 모험을
매일 같이 떠나야만 했어요.
 
어른이는 오늘 아침도 어김없이 모험을 떠나요.
 
졸리지만 일어나고, 더 자고 싶지만 씻으며
작지만 갑갑하고, 혼자지만 외로운
집 문을 나서는 순간 부터, 오늘의 모험을 시작해요.
 
오늘은 5분 정도 일찍 도착한 버스아저씨가 인사를 건네요.
 
 
"안녕 어른이? 어제도 자신을 찾지 못했었나보구나?"
 
"네, 아저씨 안녕하세요?"
 
"나야 물론 안녕하지만, 넌 정말로 안녕한거니?"
 
"그럼요 아저씨, 제가 얼마나 안녕한지 모르실거예요."
 
 
버스아저씨의 물음에 대답하며 어른이는 벌써 사람들로 가득한
버스아저씨의 퉁퉁한 몸속을 비집고 들어갔어요.
 
 
"미안하구나 어른아, 오늘도 비좁지?"
 
"아녜요 아저씨, 전 아저씨 덕분에 모험의 시작이 정말 편안하기만 한걸요?"
 
"하하하,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구나."
 
 
어른이는 버스아저씨의 호탕한 웃음에 덩달아 신이나 모험을 떠나요.
 
좁은 골목길을 지나 큰길로 나서면, 저기 저마다 다른 곳으로
떠나는 또 다른 버스아저씨와 아줌마를 볼수 있어요.
 
그리고 작은 자동차 형, 누나들과 큰 자동차 형, 누나들을 볼 수 있어 기분이 좋아요.
 
하지만 어른이는 저 많은 자동차 형, 누나들을 보며 한편으로는
섭섭한 마음이 들기도 해요.
 
 
'나도 형, 누나가 있었으면 좋겠다.'
 
 
저렇게 자동차 형, 누나들이 많은데
어른이의 형, 누나는 한명도 없었기 때문이에요.
 
어른이는 외동이었어요.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중 버스아저씨가 벌써
전철의 용 할아버지의 동굴에 도착했어요.
 
절철의 용 할아버지의 몸은 참 길었어요.
그 몸은 비록 오랜 세월을 겪어 늙고 삐그덕 거렸지만,
버스아저씨에 비하여 참 많은 사람들을 테우고 모험을 떠날 수가 있었지요.
 
 
"버스아저씨 감사합니다, 내일 또 뵈요."
 
"바보같은 말 하지 마렴 어른아, 오늘 네 자신을 찾을 수도 있잖니?"
 
"그러네요 아저씨, 오늘은 꼭 자신을 찾아 올게요!"
 
"하하하, 그래, 꼭 찾아 오렴."
 
 
호탕한 웃음을 뒤로하고 떠나는 버스아저씨의 뒷 모습을
미쳐 지켜볼 볼 틈도 없이 어른이는 힘차게 뛰어
전철의 용 할아버지의 동굴 입구를 향했어요.
 
절철의 용 할아버지의 동굴은
참 넓지만 좁고 아래는 숨쉬기 힘들 만큼 깊으며
입구는 수 없이 많아 어른이는 올때마다 헷갈려 했어요.
 
 
흐콰 흐콰, 흐콰 흐콰, 흐콰 흐콰-
 
 
저기 멀리서 절철의 용 할아버지가 오는 소리가 들려 왔어요.
 
어른이는 그 소리가 참 무서웠지만, 어느새 익숙해져
조금 귀가 아플 뿐, 어서 빨리 와주시기만 기다리게 되었어요.
 
 
"절철의 용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어른이, 어른이구나? 어른이, 어른이는 오늘도 멀리 나가니?"
 
 
언제나 그렇듯 전철의 용 할아버지는 자꾸만 같은 말을 반복하였어요.
처음에는 어른이도 "왜 자꾸 같은 말을 반복하세요?" 라고 지적 하고는 했지만
이렇다 할 대답을 들은 적이 한번도 없기에 어느순간 그러려니 포기하고 말았어요.
 
전철의 용 할아버지는 9명의 형제 자매들과 그 친척로 구성된 아주 큰 가족을 가지고 있었어요.
 
 
"아니요 할아버지, 매일 똑같이 옆산까지 가요."
 
"음, 음? 그랬나? 옆산, 옆산까지만 갔었나?"
 
"네 할아버지, 옆산에 워낙 많은 사람들이 내려서 못 알아 보셨나봐요."
 
"그래, 그래, 그런 모양이구나, 산들임, 산들임에서도 참 많은 사람들이 내리지."
 
 
말을 다 마치기도 전에 아직 사람들이 전부 타지도 못했음에도 출발해 버린 전철의 용 할아버지의
늙고 삐걱이는 몸에 어른이는 겨우 올라 탈 수 있었어요.
 
전철의 용 할아버지의 몸에는 투명한 비늘이 있어 몸 밖을 바라 볼 수가 있었어요.
 
하지만 워낙 땅 속을 나르는 전철의 용 할아버지 덕분에 예쁜 바깥 경치를 보기보다
깜깜한 땅 속 밖에 볼 수가 없었어요.
 
어른이는 많은 사람들의 틈바구니 속에 파묻혀있기가 갑갑했는지
겨우겨우 몸을 비틀어 전철의 용 할아버지의 투명한 비늘 넘어를 바라보았어요.
 
어른이의 기대와는 달리 깜깜한 땅 속을 나르고 있었기에 바깥 경치는 보이지 않았고
그 곳에는 어른이의 얼굴이 흐릿하게 비춰져 보이고 있었어요.
 
비춰진 어른이의 얼굴은 웃고 있었지만 어딘가 지쳐보였어요.
문득 자신의 얼굴에서 어색함이 느껴지자 예전의 얼굴을 떠올려 봤어요.
 
하지만 어린이는 왠지 오래전 자신을 잃어 버리기 전의 얼굴이 떠오르지 않았어요.
마녀에게 자신을 빼앗기기 전에 어떻게 웃었었는지, 어떤 눈빛이었는지
어떤 표정을 했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았지만,
 
지금보다는 분명 밝은 얼굴이었던 것 같았어요.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았어요.
 
 
흐콰 흐콰, 흐콰 흐콰, 쿵, 흐콰 흐콰-
 
 
전철의 용 할아버지의 몸이 갑작스레 흔들리자 그 안의 많은 사람들은
한쪽 구석으로 몰려 어른이는 찍, 하고 짖눌려 버렸고 멍하니 있던 어린이는
 
그제서야 정신이 들었어요.
 
 
"어른이, 어른이, 옆산, 옆산 이란다."
 
"할아버지 감사합니다."
 
 
어른이는 매일, 잃어버린 자신을 찾아 떠나는 모험의 시작인
출근을 마치고 높다란 회색 빛 빌딩 숲이 우거진 옆산에 도착하였어요.
 
 
어른이의 모험. 1장 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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