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엄마가 시집온지 이제 31년째임
고게나 인터넷여기저기에 고부갈등글이 많고 이번에 심지어 팔깁스도 파는걸 봐서
엄마에게 엄마도 할머니가 엄청 괴롭히고 못살게 굴었냐고 물어봤음
사실 할머니가 완전 옛날 사람이고 기가 엄청세시니까 나 어릴때나 안보이는곳에서 뭐라 하셨을수도 있을거 같았음
(저는 장손이라 할머니가 오냐오냐까진 아니어도 잘 챙겨주셨음ㅎ우리엄마 맏며느리 ㅠ)
이제부터 엄마랑 저랑 작년 추석끝나고 나눈대화
"너는 할머니가 엄마 괴롭혔을것 같니??? "
"아니 뭐 할머니가 그럴 사람은 아니긴하지"
"맞어~ 엄마는 시집살이 없었고 작은엄마들도 시집살이 당한적 없었어
엄마시집와서부터 추석끝나면 엄마한테 항상 5만원씩 줬는데 왜 줬는지 아니? "
"몰라"
"엄마가 추석 5일뒤에 생일인데 미역국 끓여줄 사람도 없으니까 이건 너 먹고싶은거 사먹어라
이제부터 많이는 못챙겨줘도 꼭 5만원씩은 주마 하고 주신게 벌써 30년째야~"
"오~ 할머니 완전 짱이네!!"
"그치 그러니까 할머니한테 잘해~"
그리고 올해도 내려가서 느낀점은 우리할머니는 신여성이었음 ㅋ
누구는 장손은 손에 물도 안묻힌다는데(미친조선시대 우리집에선 상상이안됨) 저희집은 밥먹고 그릇정리해서 설겆이까지 제가 다함
인터넷에서 보면 다른 가족들은 밥먹는데 자기혼자 주방에서 일하고 나중에 밥먹는다는 글 보면 욱했는데
우리할머니는 그만하고 밥먹으라고 며느리들 불러 앉히시고 아빠랑 작은아빠들도 다 똑같이 일시킴 ㅎㅎㅎㅎ
이런게 28년동안 너무 당연해서 당연하지 모르고 살다가 인터넷에 고민글을 보니
우리 할머니가 정말 좋은분이셨음
한가지 안타까운건 이제 용돈 안주시고 추석때 못드렸으니 설에 많이 받아가실듯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