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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 탐사보도] KBO 총장의 이상한 지시 '김기춘을 보호하라'
게시물ID : baseball_11716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좋은연인
추천 : 4
조회수 : 305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07/28 16:00:38
‘김기춘의 낙하산’에서 ‘왕 실장의 보디가드’로 변신한 전직 KBO 직원 윤 모 씨 

김기춘은 1995년 2월 9일부터 제8대 KBO 총재를 지냈다. 하지만 그에게 KBO 총재직은 정치 복귀를 위한 ‘정거장’에 불과했다. 1996년 4·11 총선에서 신한국당 국회의원(경남 거제)으로 당선되자 김기춘은 두 달 뒤인 6월 7일 총재직을 사퇴했다. 
 
취임 당시 “야구 발전에 모든 걸 바치겠다”던 약속은 “의정 활동에 전념하겠다”는 말로 바뀌었다. 양해영 현 KBO 사무총장도 당시 김기춘을 따라 국회로 떠났다. 김기춘 총재의 수행비서 역할을 훌륭하게 담당해 총무부 대리에서 과장으로 승진한 양해영은 당시 승진 한 달 만에 ‘국회의원 김기춘 보좌관’으로 자릴 옮겼다.
 
김기춘과 야구의 인연은 그가 국회로 자릴 옮기면서 끝난 듯 보였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2017년 1월 17일, 김기춘은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다.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던 ‘왕 실장’의 소환 소식에 특검 사무실 주변엔 100명이 넘는 취재진과 그보다 많은 인파가 몰렸다. 
 
당시 김기춘의 소환을 TV 뉴스로 시청하던 한 야구 원로는 순간 눈을 의심했다. “TV를 보다가 나도 모르게 ‘아니, 저게 누구야. 저 친구가 왜 저기에 있어?’ 했다니까. 정말 깜짝 놀랐다고.”
 
다른 야구 관계자도 “김기춘 실장도 실장이지만, 그 옆에 있던 사람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고 말했다. 

뉴스 화면엔 특검에 소환된 김기춘의 초라한 모습이 비쳤다. 그리고 김기춘의 바로 옆엔  대한야구협회(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전신) 전 관리부장이던 윤 모 씨가 수행원처럼 함께 했다. 윤 씨는 취재진과 시민단체로부터 ‘왕 실장’을 경호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야구인들이 TV를 보다가 깜짝 놀란 것도 김기춘 옆에서 보디가드 역할을 하는 윤 씨를 보고서였다.
 
불과 4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 아마야구의 모든 살림을 책임지고, 언론 상대로 협회 공식 입장을 전달하던 윤 씨가 국정농단 주범 옆에서 취재진과 시민단체 회원의 접근을 막는 장면은 야구계 인사들에겐 깜짝 놀라고도 남을 일이었다.
 
그렇다면 전 대한야구협회 직원은 어째서 특검 포토라인에서 김기춘의 보디가드 역할을 담당한 것일까.
 
KBO와 대한야구협회 사정에 밝은 야구인 A는 윤 씨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윤 씨는 원래 야구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과거 김기춘이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총선에 뛰어들었을 때 선거운동을 도왔던 인물이었다. 그런데 웃기는 건 이런 사람이 선거가 끝나고서 KBO에 입사했다는 거다. 김기춘이 총재직에서 물러나기 전에 야구와는 아무 연관이 없던 일개 선거운동원이던 윤 씨의 KBO 입사를 도왔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윤 씨는 ‘김기춘’이라는 당대 실세가 내려보낸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였다.”
 
실제로 윤 씨가 KBO에 입사한 건 1996년 5월로, 김기춘이 국회의원에 당선돼 총재직에서 물러나기 한 달 전이었다. 복수의 야구인은 “윤 씨가 김기춘의 선거운동을 도울 때 그 못지않은 힘을 쏟은 이가 바로 양해영 현 KBO 사무총장”이라며 “윤 씨와 양 총장은 그때부터 같은 ‘김기춘의 가신’으로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윤 씨는 KBO에 오래 근무하지 않았다. KBO 근무 도중 대한야구협회로 자릴 옮긴 것이다. 전직 KBO 직원인 B 씨는 당시 상황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KBO에서 ‘대한야구협회 관리 차원’으로 직원 몇 명을 파견 보냈다. 윤 씨도 그 가운데 한 명이었다. 사실 윤 씨가 KBO에서 일으킨 각종 문제를 고려하면 파면이나 해임도 시원찮을 판이었다. 하지만, 윤 씨 뒤에 김기춘이 있다는 걸 알았기에 그렇게 하지 못했다. 대신 대한야구협회로 내보내는 것으로 윤 씨를 정리했다.”
 
윤 씨는 대한야구협회에서 10년 가까이 근무하다, 2014년 초 돌연 퇴사했다.
 
윤 씨가 돌연 퇴사한 건 협회에 새 사무국장이 부임한 뒤 ‘협회 자금 횡령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윤 씨는 야구공을 비롯한 협회 장비 구입 비용을 과다 지급한 뒤 업체로부터 돈을 돌려받는 수법으로 약 1억 7천 만 원의 차액을 챙긴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결국 윤 씨는 그해 4월 검찰에 구속됐고, 6개월간 복역했다. 이후 약 1억 원을 협회 측에 돌려주는 데 합의해, 집행유예 판결을 받고 출소했다. 
 
‘비리 사범’에게 ‘국정농단의 장본인’ 보디가드를 지시한 양해영 KBO 사무총장

엠스플뉴스는 최근 김기춘의 검찰 소환 시 그의 옆에서 보디가드 역할을 수행한 윤 씨 관련 제보를 받았다.
 
이 제보자는 “윤 씨에게 김기춘 보디가드 역할을 하도록 지시한 이가 바로 양해영 KBO 사무총장이었다”고 털어놨다.
 
이 제보자는 “양 총장이 윤 씨에게 연락을 취해 ‘실장님 검찰 소환 때 당신이 수행원 역할을 하라’고 지시했다”며 “윤 씨가 양 총장의 지시를 받고, 실제로 보디가드 역할을 수행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 제보자는 “양 총장과 김기춘, 윤 씨는 친한 정도가 아니다. ‘패밀리’라고 보면 된다”고 강조했다. 
 
김기춘 소환 뉴스를 TV로 지켜본 야구 원로도 “처음엔 어안이 벙벙했지만, 생각해 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양 총장과 윤 씨는 ‘보스’ 김기춘 덕분에 야구계에서 ‘호가호위’했던 이들이다. 그런 분이 험한 꼴을 당하는데 자기가 직접 도와줄 순 없으니, 윤 씨에게 도와달라 한 게 아닌가 싶다”며 “인간적 관계를 고려하면 이해가 되나, 하필 수행원으로 보낸 사람이 비리 혐의로 실형을 살았던 사람이라, 그림이 좋아 보이진 않았다”고 말했다.
 
양 총장은 ‘국정농단’ 사태 전까지만 해도 김기춘과 인연을 자랑으로 여겼다. 각종 언론 인터뷰 때마다 김기춘의 이름을 빼놓지 않고 거론했다. “인간적으로 배울 점이 참 많았다. 따뜻한 면이 많다”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심지어는 김기춘을 가리켜 ‘은사’라고까지 표현했다. 기사 말단에 소개되는 경력란엔 ‘김기춘 의원 보좌관’을 반드시 넣었다. 
 
하지만, 국정농단 사태 이후 양 총장은 김기춘의 ‘김’ 자도 꺼내지 않았다. 언론 인터뷰에 실리는 프로필에도 김기춘 보좌관 경력을 넣지 않긴 마찬가지다. 
 
KBO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이는 “엠스플뉴스를 시작으로 여러 언론사가 KBO 심판 금품수수와 입찰 비리 기사를 낼 때 기사 한 켠에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국회의원 재직 당시 보좌관 출신인 양해영 KBO 사무총장’이란 문구를 적곤 했다. 이를 본 양 총장이 격분했다. 자기는 이제 김기춘과 관련이 없는데 엮으려 한다는 게 이유였다”고 전했다. 

양 총장은 최규순 사건과 입찰비리 의혹이 불거진 뒤 한 스포츠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왜 적폐세력이 됐는지 모르겠다”며 억울해 했다. 이 기사에서 양 총장은 “예전에 KBO와 국회에서 비서로 잠깐 (김기춘을) 보좌한 것이 전부인데 이것을 마치 김 전 총재와 함께 청산해야할 세력으로 몬다는 것은 납득이 안된다”며 김기춘과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하지만 ‘엠스플뉴스’ 취재 결과 양 총장은 국정농단 사태 전까지 김기춘 의원실에서 함께 근무한 비서관, 보좌관들과 수시로 연락하고 지낸 것으로 확인됐다. 윤 씨도 그 가운데 한 명이었다. 양 총장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때마다 전화를 걸었다고 고백한 이도 있었다. 이런 인연은 전직 대한야구협회 직원이 전직 청와대 비서실장의 특검 출두 수행원으로 등장하는 기이한 상황으로 이어졌다.
 
김기춘은 국정농단으로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윤 씨는 대형 비리로 야구계에서 퇴출당한 뒤 실형을 살았다. 양 총장은 심판 금품수수, 입찰비리 사태를 은폐한 의혹으로 검찰 소환조사를 기다리고 있다. ‘야구 농단’의 핵심 인물이 ‘국정 농단’ 주범의 경호를 ‘비리 사범’에게 지시한 아이러니.
 
김기춘과 윤 씨는 법의 심판을 받았다. 야구 농단 세력에겐 과연 어떤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하다.  







출처 http://v.sports.media.daum.net/v/20170728144152040?f=m&rcmd=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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