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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gomin_158973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과일쟁이럭키
추천 : 5
조회수 : 464회
댓글수 : 16개
등록시간 : 2016/02/11 12:2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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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부부입니다.
10살 차이가 나요.
남들은 설연휴 지나면서 시월드, 시집살이 얘기하지만
전 얘기할 게 하나도 없어요.
남편 출근하니 심심해져서 글 써봅니다.

저 20대 초반, 남편 30대 초반입니다.
남편 집이 잘 살았어요.
그래서 성격도 밝고 공부도 할 만큼 했습니다.
저 만났을땐 대학원 졸업하고
사회생활한지 얼마 안 됐을 때였어요.

그에 비하면 전 고졸에 20살부터
서빙, 주야간공장, 보험사 콜센터 등등등
이거저거 안해본게 없는 사회인이었구요ㅎㅎ..
대학교는 개똥같은 전문대갔다가
(전문대 비하가 아니라 그 학교가 좀 심했어요)
1학기 마치고 자퇴했습니다..
친구도 별로 없고 집순이에다가 개빠(^^;;)였어요.

그러다가 남편을 만나서 연애를 하고
자존감도 높아지고, 사랑받는게 뭔지 알게 됐어요.

그러다가 임신이 됐고 결혼계획을 했는데
식장을 보고 온 다음날쯤 유산이 됐습니다.
남편네 가족들이 절 반대해서
스트레스도 있었고.. 몸도 약했어요.
남편 가족들은 절 위로도 하지않고
애가 없다며 결혼을 더 반대했어요.

이유는, 제가 고졸이라서요.

그때 오유에 익명으로 글도 쓰고 했는데
댓글에 다들 그러시더라구요..
그렇게 반대당할바에 그냥 헤어지는게 낫다,
그런 시부모는 안 변한다,
설득되지 않는다..... 하면서요.

저도 헤어질 생각이었지만
남편이 울면서 붙잡고, 저도 도저히....

앞으로 둘이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모르겠는데
헤어지고는 더더욱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도저히 모르겠더라구요.

전부터 먹던 우울증약을 일주일치 한꺼번에 먹고
실려가서 위세척도 하고
죽어있는듯이 며칠을 보내다가
남편이 결심했습니다.

상속도 포기하고, 1원 도움도 안 받고 독립한다구요.
그리고 독하디 독한 가족하고 연도 끊겠다고요.
그래도 천륜인데 어떡하냐고 설득해도
소용없더라구요.

집 내려가서 통보하고
저희는 바로 300에 40짜리 오피스텔에서
살림을 차렸어요.
강아지때문에 원룸은 안되더라구요ㅎㅎ
혼인신고도 해버리고나니
이번엔 친정집에서 아부지 빡치셨지만(!)
친정은 "니가 좋으면 해야지 뭐 어쩌겠냐....."
이런 분위기라 사위로 인정받았어요.



생각보다 편해요.
남편이 그전까진 집에 기대고 의존하고
부모님 앞에선 말대답도 못하고
한마디로 기죽이는 권위적인 부모님이라
유독 집에서 작아지는 스타일이었는데
요새는 뭐랄까 홀가분해보여요.

둘이 월급 합쳐 350정도예요.
이거저거 쓰고나서 150은 꼬박꼬박 저금해요.
3-4천 모이면 융자 끼고 집 사는게
지금 가장 가까운 목표예요.

이번 설에는 둘이 쪼물쪼물 음식도 해보고
연휴특집 보면서 누워있었어요ㅎㅎ
집돌이, 집순이 기질들이 있어서^^;;;;;


이걸 고민게에 올리는 이유는...
아직도 가끔 남편한테
어머니, 시누한테서 장문카톡이 와서 그래요.
남편은 읽지도 않고 그냥 나가버리던데
그래도 괜찮은건지 모르겠어요.

연애때도 가족얘기 할땐
즐거운 추억은 거의 없다고 하긴 했는데
그래도 가족이니까.....
괜찮다는 말을 믿고
더 잘해주고, 기 세워주고 있어요.

우린, 잘하고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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