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컴퓨터는 연식이 약 5년 되었다.
온라인 고사양 게임을 즐기는 분들은 헐? 고물! 하실지도 모르는 상황인가?
컴퓨터를 잘 모르는 나는 사실 좋은건지 나쁜건지까진 모르겠고
처~ 음에 샀을 때 남편 말론 좋은거라고 했다.
내 기준에 컴퓨터는 인터넷창 빨리 뜨면 좋은 거.. 하핳
바꿀 이유도 없었고
굳이 엄청 좋은거로 가지고 있어야 하나? 의문도 들었다.
그래서 중간중간 남편이 컴터를 바꾸고싶단 의사를 비추어도
오ㅐ? 난 잘 되는 거 같은데?
나나 오빠나 요새 퇴근하고 집와서 컴터 할 일이 얼마나 있오?
그리구 컴터 좋은거로 바꾸면 나랑 안 놀아주고 게임속 그분들(?) 이랑만 노는거 아냐? 이러고.
바꾸는것에 동의를 하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 달..
남편 회사동료들끼리 게임을 같이 하기로 했는데
그 게임 이름은 기억 안 나지만 아무튼 그 게임녀석이
우리집 컴퓨터에서 안 돌아가는 거.
실행은 되지만 음 그
남편이 가끔 하는 게임 (나를 섬기게될것이다 그런 게임들) 들여다보면
계속 캐릭터가 빨빨거리고 돌아다니던데
남편 캐릭터만 멈췄다가 그냥 죽는거임 ㅠ
나도 이건 아니다 싶어서
- 오빠 컴터 바꿔! 내가 오유에서 언뜻 보니깐 20만원 정도에도 맞출 수 있는 것 같던데?
(이거 맞나요? 근데 정말 이렇게 말함요..)
순간 남편의 썩소가 보인 듯 하지만 기분탓이라 넘기고 그 다음 날 출근 후 카톡으로 내게 꺼낸 말이
20만원은 좀 빠듯하고 30만원으로 올려달라고..
음. 갑작스러운 30만원 지출이라.
심각하게 잠깐 고민하고 ok 손꾸락 표시의 이모티콘을 보내었다.
처음엔 막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거리고 응응 하는 답장이 오더니
오후에 되선 갑자기.
나 그냥 안 살게.
하는거. 사람 당황스럽게.
사무실 잠깐 빠져나와 전화를 거니까 상황이.
남편은 30만원으로 컴터를 아예 바꿀 생각은 아니었고
본체안에 들어가는 그 무언가들을 좋은거로 바꿀지 어쩔지 고민하면서 검색하고 있는데
회사동료가 지나가면서 했던 말.
"30만원 별것도 아닌 돈으로 드럽게 좋아하네 ㅎㅎ "
라고 비웃었다고.
친한 사람이라 농담처럼 던졌을 그 말이
내 남편에겐 자존심 스크래치로 다가온거다.
그리고 그 순간 나도 기분이 확 나빠져서
"헐 무슨 그런 미친소릴? 오빠 내가 다 기분나쁘다. 엄청 좋은 고급까진 안되겠지만 오빠 그냥 좋은거로 바꾸자. 내가 기분이 나빠서 안 되겠다"
라고 질러버렸다.
..
그리고 남편은 지금 컴퓨터를 사서 집으로 오고 있다.
토ㅣ근 후 항상 나에게 전화를 걸어 집 앞 도착할때까지 블루투스로 통화를 하곤 하였는데
오늘 퇴근을 곧바로 컴터가게로 했고
컴터가게에서 나오는 길에 나에게 전화를 했다.
어지간히 들떴는갑다. ㅡㅡ
100만원 가까이 쓴거 사실 속은 좀 쓰리다.
그치만 게임이 잘 돌아가서 30만원 어쩌고 운운한 그 사람은 개쳐발랐(?) 으면 좋겠다.
끗.
아. 근데 자꾸 생각난다. 10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