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제대로 된 똥 볼, 아니 자살골입니다. 정신 차리세요. 대선까지 말아드시렵니까.
90년대 학번, 군번인 저는 1999년의 군가산점제도 논란과 폐지 과정을 제법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당시 이화여대생 다섯명의 헌법소원제기로 시작된 걸로 알고 있는데요. 폐지 그 자체보다
다음과 같은 폐지 결정 근거가 남성들을 더 분노하게 했습니다.
" 남성들의 군 복무는 의무이므로 보상할 필요가 없다 "
위 다섯분들은 신상이 공개되고 나라 팔아 드신 '을사오적'에 빗대어 '이화오적'이라 불리며,
인터넷에선 이들에 대한 테러를 경고하는 글들도 많이 돌았었죠. 저 역시 심하게 분노했습니다.
내 인생 최고의 하일라이트를 2년 넘게 바쳤건만 보상할 필요가 없다.....하...ㅆㅂ..
그런데 말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이거 폐지하는 건 맞습니다. 민주당은 이거 다시 부활시키면 안 됩니다.
이유 1. '수익자 부담의 원칙'에 명백히 어긋납니다.
전기세는 전기제품 쓰는 사람이, 수도세는 물을 쓰는 사람이, 인터넷 요금은 인터넷을 쓰는 사람이 냅니다.
즉 특정한 비용은 그 서비스를 이용해서 이익을 보는 '수익자'가 부담하는 것이 정답입니다.
남성들의 군복무로 제공되는 국방서비스의 수익자는 누굴까요? 당연히 전 국민입니다. 그러니, 그에 대한
비용(군필 남성들에 대한 보상)은 당연히 전 국민이 부담해야 합니다. 그런데, 군 가산점제도는
그 부담을 전 국민이 아닌 ' 군 가산점제가 적용되는 직장의 여성이나 군 미필 남성 응시자(혹은 직원)들'
에게만 지우게 됩니다. 이는 명백히 부당한 것입니다.
이유 2. '불완전한 보상'에 그치게 됩니다.
군필자이면서 군가산점제와는 무관한 직업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들에겐 어떤 보상을 할 수 있을까요?
군가산점제를 부활시키면 사회적 진통과 비난이 당연히 이어질건데, 그렇게 부활시키더라도 이는 오히려
'군필자 전원'을 대상으로 한 제대로 된 보상체계를 만드는데 결정적인 걸림돌로 작용할 것입니다.
" 위헌판정을 받은 군 가산점제도까지 부활시켜 줬는데 뭘 더 바라냐 !!! " 라는 비판.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 않나요?
이유 3. '불공정 시비'에서 벗어 날 수 없을 겁니다.
취업 어렵습니다. 예전같이 3~5% 가산점, 아니 1%를 주더라도 채용시험 당락이 갈릴텐데 그러므로써
돌아설 젊은 민심, 불공정 시비. 민주당이 감당할 수 있을까요?
정답은 '전 국민의, 전 군필자들'에 대한 경제적 보상뿐입니다.
국방세. 대만이 그렇게 하고 있던가요? 언젠가 들은 것 같은데..... 현 정권에서 상당히 현실화 시킨
현역 군인들에 대한 보수체계를, 중소기업 임금 수준으로 끌어 올리면 됩니다. 그 재원은 당연히
국방서비스의 수혜자인 전 국민이 부담해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