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셨나요?
중국판 나는 가수다 다섯 번째 경연이 2월 12일 방송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엄청난 공연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보면서 웃기도 했고 신기해서 입을 벌려 보기도 했고 심지어 전 울기도 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이번 주 1위는 코코 리(李玟) 입니다.
원더걸스의 <Nobody>를 불렀습니다.
아무래도 한국어로 부르는 건 좀 무리가 있을테니 영어버전으로 불렀는데
잠깐잠깐 한국어를 한 마디 정도 하더군요. 발음이 굉장히 좋았어요.
개인적으로 원곡보단 편곡 버전이 훨씬 좋았습니다.
관객 반응도 장난 아니었고, 패널 투표에서도 2위를 차지했습니다.
2위는 서가영(徐佳莹)이 차지했습니다.
대만 밴드 소타록(苏打绿)의 <我好想你네가 너무 그리워>를 선곡했습니다.
하... 아무 생각없이 보다가 울었...
정말 아끼는 곡인데다가 옛날에 헤어지고 이거 들으면서 펑펑 울었던 곡입니다.
그동안 서가영은 잔잔한 스타일의 곡을 선곡했었는데
이번 공연에서 확 내질렀습니다.
본인도 부르다가 몰입했는지 눈에 눈물이 글썽거리기도...
패널 투표에서도 공동 3위를 차지했고, 이 정도 행보면 가왕전까진 탄탄대로입니다.
3위는 이극근(李克勤) 입니다.
진혁신(陈奕迅)의 <单车한 대의 차>를 선곡했습니다.
전 진혁신을 배우로 알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가수로 먼저 데뷔를 했더군요.
옛날에 秘岸라는 영화를 본 적 있는데, 아주 인상 깊었던 기억이 있어요.
전 광동어를 잘 못하기 때문에 광동어 노래가 나오면 무조건 가사를 봅니다.
여러모로 생각이 많아지더군요.
순서가 2번임에도 불구하고 3위를 차지했다는 건, 관객들이 많이 반응했단 뜻이겠죠.
저 역시 이렇게 생각할 여지를 많이 주는 가사를 좋아합니다.
글 쓰는 지금도 이 노래 생각하니까 급 센치해지네요.
4위는 신(信)입니다.
어마어마한 노래,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선곡했습니다.
저 잠시만 웃고 갈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信이 노래 부르는 기세 자체는 파죽지세였습니다.
하지만 대충 배운 외국 노래를 그 나라 사람이 들으면 자국인은 늘 어색하죠?
강남 스타일을 약간 락/댄스 장르로 편곡해서 불렀는데
못 부른 건 아니지만 그... 한국어 발음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광판이 안 보여서 어떤 식으로 가사를 스크린에 띄웠는지 모르겠지만
음원으로 듣기엔 제 손발이 오글...
아... 위에서 울고 센치해지고 했는데 여기서 빵터지다니...
초반에 쪼그마한 부채를 흔듭니다. 황치열이 새해 선물로 준 인형에 붙어 있던...
이거 등장하자마자 모든 패널들이 터졌습니다. 물론 저도.
5위는 지난 번에 새로 투입된 장신철(张信哲)입니다.
대만가수 진승(陈升)의 <二十年以前20년 전>을 불렀습니다.
진승은 중화권 음악계의 음유시인으로 불립니다.
그래서 그런지 가사가 일품이었습니다.
하지만 앞선 무대가 너무 임팩트가 컸던 나머지(...)
거기다 뒷무대도 임팩트가...
6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낮은 등수네요.
6위는 황쯔리에 신드롬의 주인공, 황치열입니다.
나영(那英)의 <默침묵>을 선곡했습니다.
이 노래는 작년, 중국에서 어마어마한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何以笙箫默>의 OST입니다.
저도 이거 정주행 하느라 밤을 샜었거든요.
솔직히 스포를 보자마자 했던 말이, 또 OST? 였습니다.
나쁜 건 아닙니다. 노래가 워낙 좋고 황치열이라면 충분히 소화할 노래였습니다.
하지만 다섯 번의 경연이 이어지고 슬슬 시즌 3의 더 원과의 비교도 나오면서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들도 늘어나는 듯 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 걱정되는 점은, 그의 노래 스타일이 비슷하다는 점입니다.
이걸 걱정하는 이유는 아래에서 후술합니다.
7위는 赵哥로 불리는 조전(赵传)입니다.
나영(那英)의 <征服정복>입니다. 옛날 V채널에서 자주 나왔었죠.
제가 정말 아끼는 곡이기도 합니다.
자오끄어(赵哥)가 이 노래 부른다고 했을 때 얼추 예상은 해봤습니다.
어떤 목소리로 노래를 부를지.
근데 그게 120% 들어 맞더군요. 살짝 김이 샜다고나 할까요.
노래는 워낙 좋지만 그 동안 보여주셨던 음악 패턴이 다 비슷비슷합니다.
순번도 1번이었기 때문인지 이번 주도 7위, 그리고 탈락이라는 과정에 닿았습니다.
개인적으론 참 아쉽습니다.
이번 나가수의 특징을 찾아 보자면
패턴이 똑같으면 관객이 지루함을 느낀다는 것 같습니다.
조전의 경우엔 맑은 음색, 집중하게 만드는 힘 두 개가 충분하지만
여긴 콘서트장이 아니라 나는 가수다라 그런 걸까요?
서가영이 본인의 음색을 백 분 활용해 편곡으로 변화를 꾀하고
코코 리 역시 본인의 스타일을 팔색조처럼 변화시켜 스스로를 보였었죠
황치열의 경우, 초반엔 신기했지만 그게 오래 갈 것 같진 않았습니다.
그래서 뱅뱅뱅 공연은 놀랍고 환상적이었죠. 파격적인 변신이었으니까요.
가면 갈수록 관객의 선택은 예측하기 어려워요.
100%를 만족시킬 순 없어도 진정성 있는 무대를 보인다면 관객들도 알아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럼 전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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