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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딸의 포켓몬고
게시물ID : pokemongo_1173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정확한각도
추천 : 2
조회수 : 65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3/07 00:09:42
포켓몬고가 출시된 다음에 우리집엔 커다란 변화가 생겼습니다.

원래 아버지랑 서먹서먹하고 대화도 잘 없던 그런 부녀지간인데..
아버지가 저녁마다 퇴근해서 포켓몬고를 구실으로 말 붙이고 그러면서 사이가 좀 유하게 된겁니다.

우리동네엔 포켓스탑이 잘 없는데, 아버지 회사는 서울 아주 번화된 곳이라서 포켓스탑도 많고 상대적으로 저보다 유리한 위치입니다.

아버지는 회사나가면서 하루 50마리에 가까운 포켓몬들을 잡아왔고..
매일매일 제게 포켓몬을 정리해달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전 하나하나 스킬보고 평가보며 아버지 포켓몬을 정리해드리곤 했습니다.

하루도 안거르고 아버지께서는 제게 포켓몬 정리를 부탁하셨는데 순수하게 게임을 즐기는 아버지 모습이 좋아 보이기도 했고..
'이걸 구실 삼아서 나랑 친해지려고 하시는구나'하는 생각도 들어서 제 휴식은 비록 없어졌지만 성심성의껏 해드렸습니다.

그런데.. 아버지가 gps fly를 쓰시면서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각종 크랙커 앱도 나쁘지만, gps fly같은 앱은 직접적으로 포켓몬고의 생태를 파괴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인지라 전처럼 애정을 가지고 아버지의 포켓몬을 돌보고 싶진 않아졌어요.

근데 이때쯤 되니까 아버지께서도 본인 스스로 정리하기 시작했죠.

그래서 그냥 이렇게 끝나는줄 알았는데.. 이제는 매일 체육관을 점령해달라고 미션을 주시네요.  그것도 하루에 4개 이상씩이요.

아버지께 지금 불법적인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으신거라고, 여러 체육관에 아버지 이름이 보이면 수상하게 여긴 사람이 신고할 수 있다고 주의를 드렸는데.. 그렇게 한가한 사람 없다며 그냥 해달래요.

저는 체육관 컨텐츠를 잘 즐기지 않는 유저인지라 그저 연타만 할 줄 알았지 피하는 장법, 스킬 사용하는 방법도 몰랐는데 매일 체육관까지 해드려야되다니..

다른 유저한테 피해를 끼치는 일을 직접 하는거도 꺼림직스럽고, 이제는 제 저녁을 다시 찾고 싶어요.

포켓몬고 차원에서 빨리 제재하는 방안이 마련됐으면 좋겠습니다.

아버지가 정년 전에 직장 다니시며 추억을 만드시는 것 같아서 좋았는데, 참 아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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