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줄부터는 의식의 흐름에 따른 부연설명입니다. 글이 길다 싶으시면 둘째 줄까지만 보시면 됩니다.
음향기기는 무조건 청음이 답입니다. 대형마트든, 전문 샵이든, 서점이든 들어보고 구입하세요. (진지해서 궁서체)
안녕하세요. 오랫만에 오유 들어왔더니 음향기기 게시판이 생겼길래,
포터블 위주로 바꿈질도 많이 해보고 여러 고수분들의 의견도 많이 기웃거린 '경험 상의 선배' 로서
이제 막 시작하신 분들의 경우 추천 위주의 글을 많이 작성하실 것이라 예상이 되어 미리 팁을 드리기위해 글을 작성해봅니다.
여기저기 네이버 카페며 커뮤니티며 돌아다녀보면 가장 많이 보이는 글이 기기 추천이었는데요.
사실 바꿈질 좀 해보신 분들이면 열에 아홉은 공감하실거라 생각합니다.
음향기기에서 절대적인 기준이라는 건 없습니다.
누구는 길에서 파는 오천원짜리 칼국수 이어폰으로도 감동을 느낄 수 있고요
누구는 포터블 장비에 돈 천만원 장비 들이면서도 부족함을 느낄 수 있는 겁니다.
물론 대표적인 이어폰, 디바이스, 케이블 등등의 경우 밀도감이니 정위감이니 공간감이니 해상력, 저음, 중저음, 고음 기타등등등
성향을 맞춘 기기들이 분명 있겠습니다만
어차피 자신의 경험에서 들었던 소리를 바탕으로 음악을 느끼게 되므로
같은 이어폰이라도
어떤 이에게는 저음만 둥둥거리는, 답답한 이어폰이 될 수도 있고
어떤 이에게는 저음이 하나도 없는 심심한 이어폰이 될 수도 있는 겁니다.
(실제로 보스 인이어 I 이 저음이 엄청나다느니 못듣겠는 수준이라느니 했습니다만 저는 전혀 공감 못했던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여러 리뷰의 내용들을 하나둘 보다보면 공통적인 의견들이 다수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떤 이어폰은 확실히 여성 보컬 성향이 강하다 라거나 어떤 이어폰은 현악기에 출중하다 라거나 말이죠
이런 다양한 리뷰들은 반드시 좋은 정보가 됩니다.
사람마다 느끼는 점은 다르다고하지만, 다수가 공감하는 부분들의 경우에는 청음하러 갈 때 참고가 되니까요.
무조건 청음이 답이라고 했지만 막상 청음하러 가보면 그 수많은 음향기기들 중에 뭘 먼저 들어봐야할지... 눈도 어지럽고 난감하죠
그래서
1. 나는 어떤 상황에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음향 기기를 구입하기를 원하는가?
2. 내가 현재까지 사용했던 음향기기들의 성향은 어땠는가?
3. 내가 좋아하는 음색은 어떤 성향인가?
4. 나는 주로 어떤 음악을 듣는가?
5. 지금 구입하려하는 음향 기기에 얼마까지 투자할 수 있는가?
6. 현재까지의 물음에 대한 답을 정리해봤을 때, 청음이 가능한 음향 기기 샵에 가면 어떤 음향 기기를 어떤 음원으로 청음해보면 될 것인가?'
정도를 미리 인터넷으로 검색해보고 정리한 뒤 음원을 SD메모리에 담아가서 원하는 음향 기기를 청음할 수 있는 곳을 찾아간 뒤
몇 시간이고 청음해보신 뒤 결정하시면 됩니다.
저 같은 경우는
전형적인 소니 다이나믹 드라이버 저음의 노예였다가 mdr 7550 처분 후 다른 이어폰을 구입하기 위해 청음하러 갈 때
1. 나는 어떤 상황에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음향 기기를 구입하기를 원하는가?
- 출퇴근 길 (지하철, 버스 등) 혹은 회사 점심시간 때 청음.
나는 음악을 크게 듣는 편이니 누음이 없으면 좋겠다.
로드킬은 알아서 조심할테니 차음도 잘되면 좋겠다.
2. 내가 현재까지 사용했던 음향기기들의 성향은 어땠는가?
- 다이나믹 드라이버에 저음 성향. 밸런스드 아마추어를 들어봤으나 마음에 드는 저음의 음색은 아니었다.
그나마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소니 mdr-7550
3. 내가 좋아하는 음색은 어떤 성향인가?
- 저음이 내 머리를 울려주는가 이나 해상력 등에서 월등하다면 약간의 저음 포기 정도는 가능할 것 같다.
4. 나는 주로 어떤 음악을 듣는가?
- 잡다구리. 주로 밴드형 락음악이지만 3세계 음악 외에는 다 가리지않고 듣는 편.
그러므로 되도록 한 쪽에 치우친 성향보다는 모니터링 라인을 구입하는 게 좋겠다.
5. 지금 구입하려하는 음향 기기에 얼마까지 투자할 수 있는가?
- 소리가 정말 마음에 든다면 신품 50만원. 중고 30만원 까지는 가능할 것 같다.
6. 현재까지의 물음에 대한 답을 정리해봤을 때, 청음이 가능한 음향 기기 샵에 가면 어떤 음향 기기를 어떤 음원으로 청음해보면 될 것인가?
- 맞는 이어폰이 없다......
음향 기기 중고 매물이 활성화 된 곳에서 중고가 30만원 전후의 물건들 품명을 리스트화하고, 샵에 가서 50만원 이하의 이어폰은 모두 청음해보자.
를 결정하고.
SD메모리에 주로 듣는 음원들을 가지고 방문해서 약 서너시간 동안 청음한 결과 그나마 가장 마음에 들었던 슈어 SE535LTD를 결정한 뒤,
마침 싸게 판매하고 있는 곳이 있어서 인터넷으로 구입하였습니다.
(신품이고 중고 가격이고 예산을 초과하는 물건이었습니다만 운 좋게 KT 포인트를 이용해서 약 30만원 가량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게 됐어요.
단, 여기저기 둘러봐도 고만고만한 가격이다 싶으면 예의상 청음한 가게에서 구입하는게 어떨까 하고 조심스레 의견 적어봅니다.)
이렇게 하나 구입하고나면 애지중지 할 수 밖에 없게 되더라고요.
어렵게 준비하고 오랜시간 이것저것 들어보며 결정한 소중한 이어폰이니... ㅋ
하지만 잃어버렸.......습니다 ㄱ-
술 드실 때, 그 분이 오실 것 같으시면 일찌감치 가방 깊숙히 숨겨두시길 바랍니다. 괜히 정신없는 와중에 음악 들으며 집에 가겠다고 이어폰 꺼내다가 잃어버리는 불상사만은....ㅠㅠ
에... 암튼
이어폰 하나 사려는데 뭐 저렇게 많은 고민을 하고 정리를 하고 준비를 해야하느냐!? 라고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도 계실 수 있겠지만
내 성향에 맞는 음향 기기를 발견했을 때의 기쁨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할 수 있고 사실상 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에 글 작성해봤습니다.
모두 저렴한 가격의 음향 기기가 귀에 맞아서 음향 기기에 큰 돈 쓰지 않으면서도 마이파이를 완성하시기를 바라며
글 마치겠습니다.
즐거운 일요일 되세요~~~ +ㅁ+)/
아! 내게 맞는 가장 좋은 음향기기를 구입하는 방법에 지름길은 없습니다.
가끔 운 좋게 한 방에 가슴을 울리게 해주는 음향기기를 만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자주 있는 일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