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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반 만에 퇴직금 완전히 받은 이야기(스압)
게시물ID : humorbest_1173863짧은주소 복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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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 45
조회수 : 7525회
댓글수 : 9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5/12/24 13:59:15
원본글 작성시간 : 2015/12/23 20: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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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근무기간 약 1년 3개월

 2. 퇴직일 받은 퇴직금명세서에 세전금액으로 1백 6십 얼마

 3. 대표 왈, 너가 다닌 총 근무기간의 기본급을 다 합해 근무개월수로 나누면 그게 퇴직금이다. 그래서 세전 백육십 얼마가 나오는데, 여기서 퇴직소득세는  6%를 떼고, 4대보험 추정 선징수로 7만원 떼서, 실수령은 백오십 초반이다. 

4. 저는 알아따. 안녕히 계시라. 하고 퇴사 후 일주일 좀 안지나서 명세서 상에 적힌 실 실수령액을 받았습니다. 

여기서 직장인분들는 눈치 채셨죠. 
퇴직금 계산이 저게 뭥미??
그러나 저는 그냥 저게 맞는갑다. 그런갑다. 하고 한달을 탱자탱자 백수생활을 즐겼더랬죠. 바보. 

그러다 간만에 먼저 퇴사한 선배를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 퇴직금 산정방식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5. 선배 왈,  퇴직금은 1년치 기본급으로 하는게 아니라 퇴사 직전 3개월치의 기본급과 기타수당(보통 중식대), 연간 상여금의 3개월치를 가지고 재직일수 등등의 복잡한(알고보면 간단한) 계산으로 하는 것이다. 잘못 받았다. 이러는 겁니다. 

6. 뭥미........ 레알...??? 나란년 바보.... 멍충이..... 그 길로 집에 가서 관련 법을 뒤져보고, 회계 일 보는 대학 후배를 카톡으로 참 귀찮게 해서 제대로 된 퇴직금 계산식을 학습했습니다. 

7. 이를 바탕으로 대표(경리 일도 같이 봄) ㅅㄲ에게 메일을 보냅니다. 당신의 계산에 의문이 들었다. 찾아보니 이렇게 계산하는 거라더라. 퇴직소득세도 그렇게 떼는 거 아니다. 라는 메일을 온갖 캡쳐와 엑셀 파일로 정리해 보냈습니다. 원천징수영수증도 같이 보내달라 했습니다. 월요일에 보내면서, 금요일까지 달라고. 

8. 하루 뒤, 답이 왔습니다. 우리는 분기별 기장업체라 사업급여 등이 남아있어 아직 정확히 정해진게 없다. 조만간 정리해 알려주겠다 합니다. 

9. 저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사업급여와 퇴직금 계산이 무슨 상관이 있는지. 지인 총동원, 고노부 전화문의로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답변을 들으며, 제가 학습한 퇴직금계산법이 맞는지 확인받았습니다. 

10. 그래서 메일을 다시 보냅니다. 사업급여는 고노부 확인 결과, 관계 없다더라. 그러니 어여 내용 정리해 보내달라 했습니다. 

11. 답이 왔습니다. 주구절절 관계없는 소리 하며 연말이라 세무서가 바쁘답니다. 당신 퇴직금 계산하자고 다른 일 내팽겨칠 수 없다네요. 제소 하려면 하랍니다. 그러면서 자기가 부족하고 인덕도 없고 마음이 서글픈데 그래도 웃겠답니다........ 뭥미?!

12. 어이없어서 제가, 세무서 바쁘다고 한달 반 전에 퇴사한 사람 퇴직금을 처리를 못하냐고, 그게 당신일이라 했습니다. 그리고 애초에 제대로 계산했으면 이리 했겠냐고도 하구요. 무튼 금욜까지 답변 안주면 제소하겠다 했습니다. 

13. 금욜 낮,  메일 확인도 안해서 제소 했습니다. 떨리더군용. 최대한 자세히, 메일 캡쳐본 등등 모든 증거를 첨부했습니다. 

14. 금욜 저녁, 원천징수영수증과 함께 수정된 퇴직금 내역서가 왔습니다. 보니 내역서도 아니고, 그냥 금액만 떨렁 써서 보냈네요. 어이리스............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 오전!

15. 고노부 근로조정관에게 전화가 옴니다. 상황설명 후, 회사와도 통화한답니다. 다시 전화와서는 자기가 수정한 금액을 주겠답다. 근데 그 금액이 제가 계산한 것과 차이가 있었죠. 많은 이야기가 오갔지만, 결국 조정 실패. 조정관은 진정인이 낸 금액을 받게 하는게 전부이며, 금액 조정은 권한이 없다더군요. 감독관으로 넘어갑니다. 

15-1. 원천징수영수증에 금액이 잘못 적혀 수정해달라 메일 보냈습니다. 그랬더니, 온 답멜이 가관입니다. "그대는 정말 짜증나는구나"라며 내가 지금 보내는 퇴직금 계산은 틀린 것이 없다. (산정내역서 보냄.) 조정관이 4대보험 미리 떼는거 하지 말랬으나 난 받아야 겠다. 너 퇴직금 계산하느라 회사일 내팽겨칠 수 없다. 이런 내용....

15-2. 다시 딥빡. 내가 지금 짜증나는 사람 소리 들어야 하는거냐. 네가 첨부터 잘 했으면 내가 이러겠느냐. 첨부터 계산 틀린거에 대해 한 마디 언급도 없으면서 이게 뭐냐. 그래서 신뢰가 안가니 자료 요청하는게 뭐가 잘못되었느냐 따졌죠. 이 상황을 만든건 내가 아니라 당신이며 당신은 짜증낼 자겨 없다고. 이 메일 보고선 답 없더라구요. 

 16. 그날 밤, 대표의 황당한 계산식을 도출해냈습니다. 퇴직 전 1년간의 기본급과 식대의 합을 12로 나누고 1.25(근속년수 1년 3개월)을 곱한 겁니다............ 뭥미.......

17. 저는 이 전까지, 대표가 사회초년생 퇴직금 떼어먹으려고 처음부터 구라로 설명하는 줄 알았습니다. 근데 그게 아니었던거죠. 정말 몰랐던 겁니다. 회사 차린지 15년이 넘었는데....... 몰랐을 줄이야.... 왜 그렇게 1년치에 집착하는지....  무튼 이러한 계산식은 애초에 잘못된 거다 라고 메일을 장황히 보냈습니다만, 일이 완료된 지금 아직도 안 읽음 ㅡㅡ 

18. 이렇게 어이없는 상황에서 근로감독관으로 이전되고 오늘 아침 전화가 왔습니다. 수정받은 금액 불러주며 이건 잘못된 계산이라는 걸 알려주니 알겠다고, 자신이 계산해보고 연락하겠답니다. 그리곤 이미 지불 기한을 넘겨서 범죄를 저지른 것이 맞으나, 실익이 없기 때문에 고소해도 힘들기만 할거니 취하하겠느냐라거 물어보대요.... 그거에 대해선 확답 안했어요. 그리고 한참을 기분나빴음. 

19. 오후 늦게 전화가 왔습니다. 감독관으로부터. 자기 계산으로도 회사에서 틀리게 한 것이 맞으며 그 금액을 회사에 알려주었다네요. 그랬더니 망할 대표가 그게 맞냐, 진짜냐 물었답니다............... 감독관 어이리스 ㅋ 이래 말했대요. 출석해도 자기는 이 금액이 맞다고 얘기할 거며, 내가 감독관이 계산한거라고 맞다고. 그랫더니 멍청대표가 알겠다고 입금하겠다, 그러덥니다. 그러면서, 돈 받으면 취하할거냐 라고 묻더라구요. 

20. 결구 돈 아까 받았고, 취하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넷 접수라 인터넷으로 취하가 가능하다네요. 지금 헬스장이라 저녁 늦게나 내일 오전에 취하하려구요. 못받은 금액은 약 80만원이었습니다........ㅋㅋ

20-1. 저 말고도 이렇게 엉뚱하게 받은(받을) 사람이 4명이었어요. 진정은 저만 접수했구요. 모르고 넘어갔더라면..... 소름.....


후기. 
법의 철퇴을 먹이고 싶었는데 그러지 않아서 후회. 
망할 대표가 아직도 퇴직금 어찌 계산하는지 모를 것 같아 다른 직원들이 안쓰러움. 
적반하장으로 나오는 싸이코패스같은 대표 밑에서 1년 보낸게 아까움.  
  띠엄띠엄 돈 받아서, 여행 한 번 못가고 방콕해 울분. 
내 돈, 내가 받아야 할 돈 받은 것은 당연. 

제 나름대로 사이다이긴 하지만 엄청 미적지근하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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