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다니는 평범한 결혼 3년차 남자사람임. 오늘 부처님 오신날인데 회사 출근함. 원래 그럼...ㅆㅂ
각설하고...올만에 기획팀이랑 점심을 같이 먹게 됐음. 거기 과장님이 작년에 쌍둥이를 출산하셔서 조금 있으면 돌인데 밥먹고 커피 마시면서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갑자기 다들 들어보라며 누군가 이 미스터리를 해결한다면 농담 아니고 10만원 주겠다 함. 순간 모두들 군침을 삼키며 대체 무슨 미스터리일까 궁금해 함. 아래는 과장님의 스토리.
"내가 쌍둥이를 낳았잖아? 그것두 일란성. 걔네 뱃속에 있을때부터 내 꿈이 그거였다구. 태어나는 순간부터 지네들이 나중에 철들어 스스로 거부하기 전까지 무조건 둘다 똑같이 한번 키워보자. 완전 재밌을것 같았거든. 울 마누라도 막 재밌겠다고 적극 협조 하겠대. 그래서 정말로 산후 조리원에서부터 나름 철저하게 통제를 시작했던거야. 밥 먹을때도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양만 주고 재우는것도 깨우는것도 똑같은 시간. 먹는것도 똑같은 것만 먹이고 입는것도 같은 브랜드 같은 매장에서 산 똑같은 걸로. 첨엔 그게 좀 힘들고 내가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기도 하고. 근데 희안한게 있잖아. 그렇게 한 한달정도 하니까 애들이 스스로 거기게 맞춰지는거야. 한놈이 자면 옆에 애도 같이 자고 한놈이 배고프다고 칭얼대면 옆에놈도 따라하고. 어느 순간부터 둘이 완전히 똑같은 생활 패턴으로 살아가는거야. 나는 완전히 신났지. 그래서 더 심하게 둘다 똑같은 환경에서 키우기 시작했어. 그런데 말이야..."
갑자기 과장님 눈빛이 번쩍 빛남.
"분명히 두녀석 모두에게 거의 완벽히 똑같은 환경을 제공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날 애기들 똥귀저기를 갈다가 순간 무언가 잘못 되었다는걸 깨달아 버린거야. 그리고 엄청난 혼란에 빠졌지..."
우리는 숨죽여 과장님의 다음 이야기에 귀를 귀울였음.
"두 녀석이...똥냄새가 달라."
순간 우리 모두 동시에 입에서 헉 소리가 튀어나옴.
"그렇잖아? 원래 사람들은 태어날땐 똥에서 아무 냄새도 안나다가...나중에 위나 장에 박테리아가 서식하게 되면서 개개인 특유의 똥냄새를 생산하게 되는거라구. 그 박테리아는 어디서? 대부분 음식물을 먹을때 몸에 들어오게 되는거지. 그런데...우리 애기들은 말했다시피 거의 똑같은 환경을 제공해왔거든. 아니, 다른건 몰라도 먹는것 만큼은 100% 확신할수 있어. 똑.같.이.먹.였.다"
몇몇 여직원들이 이 충격적인 사실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섬. 그러나 남직원들은 눈망울이 더욱 말똥말똥 해지며 자리를 지킴.
"정확하게 말하자면 권X이는 똥냄새가 약간 시큼해. 왜 그런거 있잖아. 사무실에 탕수육 시켜먹은 날 공기중에 떠도는 그 소스냄새 같은거. 그런 냄새가 나. 근데 하X이는 틀려. 걔는 좀 뭐랄까. 응. 구려. 되게 구리다구. 아무리 아빠라도 고개를 저절로 돌리게 만드는...하여튼 그런 구린내가 나. 아주 견디기 힘들어. 왜 둘이 서로 다른 냄새를 내는걸까? 똑같은 음식을 똑같은 양만큼 먹이고 잠도 같이 재웠는데. 응? 미스테리 하지 않아? 이거 누가 한번 밝혀내봐. 왜 다른지. 진짜 농담 안하고 알아낸 사람 10만원 현찰로 준다. 다들 공증! 오케이?"
...그래서...오후내내 인터넷을 뒤지고 외국 의학 사이트까지 검색해봤지만...결국 답을 알아내지 못함. 나 내일 새벽 일찍 나가야하는데 잠도 못자고 지금 이러고 있음.
부디 오유 능력자님들이 미스터리를 해결해주시기 바람. 뭐 꼭 굳이 의학적인 접근이 아니라도 좋음. 어디까지나 미스터리 이므로 초자연적 접근이 오히려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음.
아...머리 아프다. 만약 정말 여기서 정답이 나온다면 거짓말 안하고 상금 받아서 절반 5만원 입금 해드리겠음. 성모마리아님께 맹세함. 그럼 굿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