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까지만 해도 유럽여행 관련(일정, 루트 등) 질문 글에 흔쾌히 답변도 달아드리고, 일정도 짜드리고 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내가 이걸 왜 하고 있나? 는 의문이 생기더군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사소한 도움 하나라도 드리려 했던 주된 이유는, 마치 내가 여행을 준비하는 것처럼 들뜬 기분을 함께 하고 싶어서 였나 봅니다. 그리고 내가 한 동안 가보지 못했던 유럽은 어떻게 변해있을까 하는 마음에 은근 후기가 올라오기를 기대도 했고요.
하지만, 보통 여행게시판은 그런 후기 글 보다는 주로 질문 글이 많아 올라오고, 매번 같은 질문에 같은 답을 하는 것이 지겨워지기도 했고, 단편적인 댓글 보다 실질적으로 여행 전반의 계획에 도움이 되는 것은 최근의 여행후기 일텐테 라는 생각이 많아졌으며, 그 이후로 여행게시판에 쉽게 들어와지지 않더군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제 자신도 여행에 대한 단순 정보를 주었지, 내 자신의 후기를 올린 적은 없는 것 같더군요.
당시 느꼈던 감정이 그대로 남아있는 글이 더욱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에 개인적으로 써놨던 여행 후기를 수정없이 그대로 올립니다.(오래된 글이 많아서 입장료 및 티켓 가격은 참고하시면 안됩니다. 참고로 사진은 전부 아이폰 3gs아니면 4s라 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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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주에서 주말 시장 구경을 하느라고 너무 시간을 많이 써버려서 예상 보다 늦게 안트베르펜으로 출발하게 됐습니다. 안트베르펜과 룩셈부르크 둘 중에 고민하다.. 성당을 꼭 들려야겠다는 생각 하나로 안트베르펜을 선택했는데, 결과적으로 브뤼주에서 시간을 더 많이 보낼 수 있게 한 선택이었다고 위안을 삼고 있습니다.(그리고 개인적으로 룩셈부르크도 뭐 크게 감동할 것이 없....)
브뤼주에서 안트베르펜까지 이동 거리는 IC로 1시간 조금 더 걸린 것 같고 요금은 13유로 정도 입니다.
벨기에 여행객들을 위한 소소한 팁으로 이동 중에 무언가 충전을 급하게 해야해서 너무 불안하다 하시는 분들을 위해.. 열차를 타시면 양쪽 출입문가에 있는 자리를 잡으세요. 맨 끝자리 좌석의 오른쪽이나 왼쪽 위에 콘센트가 있습니다.
(모든 IC열차가 그런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벨기에 도시를 이동할 때 계속 사용했습니다.)
안트베르펜 역에 거의 예상보다 3시간 가량 늦게 도착했습니다. 기차에서 여행책자를 다시 한 번 확인해보니 바보 같이 성당 관람 시간을 맞추지 못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 도시 방문의 목적이었는데.. 하는 생각에 너무 아쉬워하며 그래도 일단 가보자 라는 생각으로 역에서 나섭니다.
그러나 저러나 안트베르펜 역은 정말로 멋집니다.
안트베르펜 역에서 나와 메이어 거리로 향합니다.
메이어 거리는 역시나 쇼핑의 중심지였습니다. 양쪽 길옆으로 쭉 늘어선 상점들과 인파가 우리나라 명동을 걷는 것 같습니다. 안트베르펜 방문의 목적이 쇼핑이 아니기에, 마음도 급했기에 그냥 길을 따라 걸어 가며 곁눈질로 구경만 합니다.
이젠 거리의 악사들은 놀랍지도 않고.. 저 피아노를 어떻게 들고 왔으며, 어떻게 가지고 갈까?? 라는 생각만 듭니다.
가는 동안 아무리 생각해도 여행책자 정보가 맞을 것 같아, 이젠 될대로 되라 라는 심정으로 옆에 있는 건물들을 구경합니다.
메이어 거리를 따라 걷다 여기 저기 건물들 구경하다 보니 멀리 성당이 보입니다.
일단 급한 마음에 입구로 가서 관람시간을 확인해 보니 역시나.. 지금은 예배 시간이고.. 오늘 관람 가능 시간은 끝이 났습니다.
허탈한 마음에 돌아서려는 찰라.. 누군가 성당 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어..어 하고 따라 들어가 봅니다. 성당에 들어가보니, 지금은 미사 시간이라 사람들이 예배를 보고 있더군요. 저 멀리 루벤스의 성모승천이 보이고 양옆으로도 그림이 보입니다. 입구에 안전요원들이 서있고. 몇몇 관광객들이 자신의 언어로 번역된 주보 같은 것을 들고 입장 합니다. 성당을 다니진 않지만 용기를 내 영어로 된 주보를 들고 저도 들어 갑니다.
미사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았나 봅니다. 나중에 보니 시간이 좀 지나자 아예 성당 입장 자체를 못하게 안전요원들이 막더군요. 성당을 다닌적이 없어서 뭘 해야 할지 하나도 모르겠고 그냥 옆에 사람들 따라 하다보니 미사가 끝났습니다. 사람들이 나가기 전에 앞으로 가서 기도를 드리고 나가더군요. 이거다 싶어서 저도 따라 나가서 가까이서 그림을 잠시나마 감상합니다. 역시 대단하더군요. 여러분들은 꼭 시간 맞춰서 편한한 관람 하시길 바랍니다. 성당 양쪽 벽에 진열되있는 그림도 잠시나마 감상하고 나왔습니다.
그림을 보고 나니 왠지 뿌듯하여 남은 시간을 편한하게 관광을 합니다. 성당 사진도 찍어 보고. 광장도 둘러 볼 여유가 생겼습니다.
이곳 저곳 살펴보다 보니 저 멀리 성 같은 것이 보여 그리로 가봅니다.
여기 저기 돌아 다니면서 다른 사진도 찍어 보고요..
안트베르펜은 다른 유럽 도시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정말 중세와 현대가 공존하는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안트베르펜에서의 계획은 성모승천이 주가 되었기에 다른 관광지의 이름도 거의 모르고 둘러 보고 왔고.. 전날 브뤼주에서 시간을 많이 쓰는 바람에 관광지 개방 시간도 제대로 맞추지 못해서 거의 외관만 보고 온 듯 합니다. 하지만 계획 잘 짜면 하루 숙박도 충분한 곳 이라 생각 됩니다. 저는 오후 3~4시 쯤에 도착하여, 그날 저녁까지 관광 후 1박하고 암스테르담으로 넘어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