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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5호선 군자역
게시물ID : freeboard_126945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18더8282
추천 : 1
조회수 : 52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2/16 02:3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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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막 유치원에 들어갈 즈음인 잘 기억도 안나는 꼬꼬마 시절에 집근처에 개통한지 얼마 안된 나만큼 어린 지하철역이 있던게 생각이 난다. (아마 그땐 7호선이 건대입구 민중병원 앞까지만 갔을것입니다) 여느 남자아이들이 그렇듯 탈것에 지대한 관심이 있었지만 나는 특히 더 관심과흥미가 있었고 모험심이 강해 여기저기 돌아다니는것을 좋아했는데 지하철은 내가 좋아하는 모든것을 갖춘 세상에서 가장 흥미로운 존재였다. 자동차하고는 쨉도 안될만큼 커대한 크기와 엄청나게 신기한 소리를 내며 빠르게 달리는 지하철.   온통 잿빛과 은빛의 무채색으로 도배된 지하철 문 벽 바닥 기둥 손잡이 그리고 그것들과 어울리는 클래식 소리와 안내하는 아줌마의 목소리 기타등등 모든것이 차가운느낌이지만 모순적이게도 항상 신나있던 호기심이 많은 나를 보며 미소짓는 타고있던 사람들 한번앉으면 절대 일어나기 싫을만큼 안락하고 푹신했던 포근한 의자 그리고 칸과 칸 통로 문 사이에 악기처럼 생긴 검은빛의 주름진 고무와 지하철이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 춤을추듯 움직이는 그 회색 철판 바닥 의 공간 그 안은 꼭 나만의 비밀의방 같았다 그 모순되지만 신비롭고 재미있음 때문일까 난 한동안 틈만나면 엄마나 할머니를 졸라대며 늘 종점까지 지하철 구경을 하곤 했다 마치 꿈을꾸듯 다른세계에 와있는듯 설레었다 지하철도 신기했지만 지하철역은 더 좋았다 지하철역에서 풍기는 약간 쾌쾌한 지하철 냄새는 꼭 당장이라도 지하철이 와서 날 어디론가 데려갈 것 같았다 또 지금 생각해보면 군자역의 역구조는 어린나의 흥미를 더 증폭 시켰다 지하철을 타러 내려가는데 벽이 뚫려있어 지하철이 보이고 공원에서나 볼수있던 분수대가 지하철역에 있고 지하철을 기다리는데 벽에 구멍이 뚫려서 타러오는 사람들도 보이고(그 근처에 살아서 자주 이용하시는 분들은 아실꺼에요) 어린마음에 지하철역이 우리 집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곤 했었다 그 당시에는 집에서 고작 5분도 걸리지 않는 지하철역에서 모든 새로움과 즐거움 설레임 모험심을 느낄 수 있었다 모든 나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전혀 다른 세계였다 그 당시의 꿈은 나중에 꼭 크면 혼자서 지하철을 타보러 가는것이였다 20년이 가까이 흐른 지금 아직 어리다면 많이 한참 어리지만 지하철도 나이를 먹었고 나도 나이를 먹었다 한참 내 몸의 변화를 느낄 때쯤 지하철역에도 스크린도어라는게 생겨 늘 나를 어디론가 이끌어 갈거같은 지하철의 냄새는 늘 신나고 설레였던 내 호기심과 모험심과 처럼 어디론가 희미하게 사라졌고 차가움속에서 나를 꼭 끌어안아 지켜줄꺼같은 푹신했던 의자는 딱딱하고 차가운 모습으로 지친나를 차가운곳으로 밀쳐내고 있었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나를 보며 미소짓는 늘 반가웠던 사람들은 나에게 화를 내고 배신을 하며 차가운 표정으로 등을 돌렸고늘 나를 설레이게했던 지하철이 곧 들어온다는 소리는 나를 또 하루에 현실속으로 데려가는 귀를 막고 피하고 싶은 소리로 만들어 버렸다 늘 설레이고 신비롭게 느껴졌던 지하철이 움직이는 소리는 차갑고 지치는 공간에서 잠깐이라도 잠을 청하는 나에게 이젠 단지 시끄럽고 무거운 쪽잠을 방해하는 불청객이 되버렸을 뿐이다 지금은 아무리 가고싶어도 지하철 5호선과 군자역은 세상에 없는 존재이다 내가 찾고 있는 공간은 나도 지하철도 변해버린 모습만큼 이세상에서 찾을 수 없을 꺼 같다 지하철 5호선과 군자역은 어디에있을까 길면길고 짧으면 짧은 시간이 흘렀지만 꿈에서라도 가보고 싶은 지하철5호선과 군자역이다
출처 이미지 출저 https://ko.m.wikipedia.org/wiki/군자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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