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희생자들을 절대로 있어서는 안되는 너무도 아깝고 안타까운 죽음으로 생각한다.
이 글의 논점은 천안함이 폭침인가 좌초인가가 아니다.
진실이 무었인가는 별도로 중요한 문제이긴 하지만 적어도 이 글에서 그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다만, 공식적인 발표가 폭침이고 좌초설은 그 수많은 근거들에도 대중들에게 못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에 천안함 폭침을 전제한다.
그리고 이 글의 논점은 그렇게 천안함이 폭침이라고 한다면 당시 책임자나 관련 세력들에 대한 처리가 완전히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천안함이 폭침이라면 천안함 희생자는 피해자인가 패배자인가 부터 규정할 필요가 있다.
천안함 희생자가 피해자라고 한다면 가해자는 북한군이 된다.
아무 잘못도 없는 천안함을 나쁜 북한군이 공격해서 무고한 장병들이 희생된 것이다.
그리고 폭침으로 수많은 장병들의 목숨을 빼앗은 그 극악무도한 북한군은 응당 통렬한 사죄와 함께 책임을 져야 한다...
는 것이 지난 정부의 입장이고 아직까지도 유효한 프레임이다.
그런데 폭침당한 천안함의 목적을 생각해 본다면 천안함은 피해자가 될수가 없다.
천안함은 서해안을 놀러온 여객선이 아니라 북한의 습격으로 부터 서해안을 지키기 위한 군함이었기 때문이다.
북한의 폭침을 막는 것이 목적이고 그에 대한 훈련과 대비가 있어야 하는 배가 북한의 폭침에 희생된 것은 폭행의 피해로 규정될수 없다.
마치 싸울 의지도 대비도 없는 상태에서 옆짝꿍의 갑작스러운 주먹에 쓰러진 사람은 폭행의 피해자겠지만
싸울 의지도 대비도 되어 있어야 하는 권투링 안에서 상대방 주먹에 쓰려진 선수는 폭행의 피해자가 아니라 대결의 패배자듯이 말이다.
즉, 천안함 폭침 희생자는 서해안에 놀러 왔다가 뜻하지 않는 북한의 폭행에 희생된 피해자가 아니라
휴전중인 주적 북한과의 대결 중에 북한의 공격에 패배한 전사자들이다.
그런데 패배의 원인을 생각해 보면 이들 희생 장병들은 패배했다고 낮게 평가할 수도 전사했다고 높게 평가할 수도 없다.
왜냐하면 천안함 희생자 장병들은 전사자이긴 하지만 전쟁이나 대응은 고사하고 왜 죽게 되는지도 모르는채 희생되었기 때문이고,
천안함 희생자 장병들은 패배자이긴 하지만 이들은 지휘관의 지시만을 충실히 믿고 자신의 임무에 성실히 따랐었기 때문이다.
다만 확실한 것은 패배에도 맥락에 따라 숭고하고 가치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패배 그 자체만으로 폄하해서는 않되지만
저렇게 천안함 처럼 공격이 아닌 폭행 당한것 마냥 패배같이도 않게 어처구니 없이 패배해서는 절대로 안된다는 것이다.
저런 식의 치욕스럽고 무책임하고 대책없는 상태에서의 패배라면 반드시 그 원인을 분석해서 직접적인 책임자의 극형은 물론이고
간접적인 책임자 관련자들 까지 중형을 내려야 마땅하다. 해군의 모든 것을 다 바꾸겠다는 쇄신과 희생에 대한 각오와 함께 말이다.
정리하면 천안함이 폭침이라면
그것은 어처구니 없고 치욕스러울 정도로 무책임하고 대책없는 패배이기 때문에
이런 패배에 대한 책임자와 관련자들의 엄중한 처벌이 있었어야 하는 것은 자명한 것이다.
그런데 실상 이들 책임자와 관련자들의 대응이나 처리는 천안함 폭침 사태보다도 더 어처구니 없었다.
대통령과 여당을 비롯한 당시 정권세력들은 북한과 대결에서의 패배에 간접적인 책임이 있음에도 통렬한 대국민 사과는 고사하고
오히려 그 사건을 자신들의 무능, 무책임에 의한 패배가 아닌 북한의 폭행에 의한 피해로 둔갑시키고,
(이로써 천안함을, 그리고 해군의 모든 군함들을 싸울 의지도 대비도 없는 여객선이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적반하장, 인두껍도 유분수지지 간접적인 가해자나 다름없는 자신들이 희생자 유가족들을 오히려 위로한답시고 쇼를 했었다.
북한 나빠요를 외치면서, 그리고 천안함 사태의 직접적인 책임자 관계자는 극형이 아닌 승진을 시키면서 말이다.
이정도면 이거 도데체 뭐하자는 것인지 대략 정신을 차릴수 없을 정도다..
이 프레임이 아직까지도 유효하다는 것에 어처구니 없는 정도를 넘어서는 공포감이 느껴진다.
천안함 폭침 희생자들은 북한의 공격에 희생된 피해자가 아니라
(맡은바 임무에 충실히 성실히 수행했음에도) 책임자의 어처구니 없는 무책임한 지휘로 북한과의 대결에 패배해서 희생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