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긋한 살내음이 코에 먼저 와 닿는다
사브작 거리는 소리와 함께
거추장스런 것들을 벗어던지며
오늘 느끼던 슬픔, 우울도 같이 내던진다
굳어있던 몸이 떨리고 입술도 떨린다
손가락부터 머리끝까지,
이내 복숭아뼈를 지나 발가락 사이사이에
묘한 설렘이 깃든다
타들어가는 마냥 주체할 수 없이 심장이 뛰고
바르르 움찔대는 눈가를 보니
공기 사이에 묻어나오는 열기가 이내 속으로 파고온다
이 순간만은 시각적, 청각적이 아닌
공감각적으로 느끼며 하나가 되고 싶다
마른 나무에 물을 주어 생기가 돋듯
내 혀끝, 손끝에 피어나는 너를 보며
나 또한 한층 더 깊은 숨을 머금고 너를 대한다
참을 수 없음을 참아야 하고,
부딪히고 뒤섞여 가는 소리에
지나치게 감정적이도록 녹아들어서는 아니된다
가느다란 목, 빨갛게 되가는 살결,
방울져가는 땀, 미끌거리는 우리 둘 사이,
격정적이나 거칠지는 않게
부드러우나 너무 연약하지는 않게
훨훨나는 저 꾀꼬리처럼 암수 서로 정다웁게
황혼에서부터 새벽까지 이어지도록
그렇게 우리는 섹스를 나눈다.
출처 |
새벽에 베오베에 있는 섹스라는 글을 보고
감명받아 끄적여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