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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문제를 바라보는 다른 시선.
게시물ID : sisa_117504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둥글이8
추천 : 4
조회수 : 800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21/06/23 10:31:09

어느 때 부터인가 글을 길게 쓰는 습관이 들었다.

글을 짧게, 간략히 쓰면 내가 주장하는 선언성 발언은 사람들에게 쉽게 전할 것이다. 하지만, 어떤 사안의 앞뒤관계, 글을 써낸 근거와, 문제에 대한 증명이 따르려면 수많은 자료와 설명들이 덧붙여져야 한다.

 

더군다나 어떤 논쟁적 문제를 다룸에 있어 짧게 핵심만 정리해 쓰는 글은 트집잡혀 욕 얻어 먹기 십상이다.ㅠㅜ 한두번 당한 것이 아니다. 그와 다른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맥락을 제껴두고 자기들 유리한 문장만 따다가 비난의 대상을 삼기 때문이다. 이렇다보니 글을 한번 쓸 때 이리 저리 피해나가고 빠져나갈 궁리를 하기 위해서 수도 없는 장치들을 집어 넣는다.

 

대충 보는 사람들은 핵심만 쓰지 왜 이렇게 말이 많냐고 하시겠지만, 면밀히 상황을 살필 수 있는 사람들은 내가 이리저리 잘 빠져나가는 미꾸라지의 경지에 올랐음을 알게 될 것이다.

 

하여간, 이렇다보니, 글이 논문의 형식을 띄게 되고, 웬만한 소책자 분량의 글이 쓰여지기에 읽기에 눈이 아프다고 하시는 분들도 종종 있다.

 

그러나 내가 쓴 a4 열장에서 거의 스므장에 이르는 긴 글을 정독하신 분들이 상당히 많다.

바로 직전에 쓴 마테오리치관련한 글도 a410장에 달하는 글인데, 이십분 넘게 공유를 했을 정도이다.

 

이 글도 길다고 생각하면 눈만 아픈 글이지만, 인내하고 꼼꼼히 읽어보시면 진보의 새로운 관점을 조망하는데 약간의 자극은 되리라 믿는다.

 

[ 천안함 어떻게 볼 것인가. ]

 

나를 비롯해 많은 민주-진보 진영 사람들은 천안함 사건은 틀림없는 좌초로 믿었다. 이명박 정부 주장이 앞뒤도 안 맞고, 신뢰도 안 갔기 때문이다. 한동안 잠잠했던 냉전분위기 조장한다고 콧방귀를 뀌었을 따름이다.

 

10년이 지난 지금. 고려해봐야 할 많은 문제들이 새롭게 대두됨으로 우리는 천안함 좌초라는 신념을 다시 재구성 해 보자.

 

사실 내가 직접 보지 않은 이상 천안함이 좌초인지 폭침인지 100% 절대적 확신을 할 수는 없다. 다만 이런 저런 증거와 정황 증거상 좌초일 가능성이 높은지’ ‘폭침일 가능성이 높은지를 따질 따름이다.

 

나는 그간 천안함 좌초로 여겼던 사람으로서 이번에는 반대의 입장에서 반대의 논거로 이야기를 진행해 보도록 한다. 거부감이 느껴지실 분들이 있더라도 내가 주장하는 논거를 종합적으로 이해해서 판단해 보시기를 당부 드린다.

 

- 다시 떠오른 천안함

 

애초에 나를 비롯한 민주-진보들이 천안함 폭침설을 거부했던 이유는 북한을 찬양하거나 북한 편들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밉상인 이명박 정부와 국방부 측의 앞뒤 안 맞는 주장과 거짓 증거, 말바꾸기가 불신을 더했다. 더군다나 천안함 폭침설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을 빨갱이 취급하는 보수들 때문에도, 진보들은 감정적으로 천암한 폭침설을 부정했다. ‘천안함 폭침설 반대는 진보의 자존심 같은 것이었다.

 

그러한 감정적 격양을 걷어내고, 논리적으로, 정황적으로 당시 사건을 따져보자.

 

얼마 전 PD 수첩에서 천안함 관련 문제를 파헤쳤단다. 방송은 안 봤지만, 요약된 기사 내용만을 봐도 상당히 설득력 있는 내용이 정리되어 있다.

 

피디수첩에서 밝힌 내용은 천안함 사건 발생 4개월 전 대청해전 패배를 당한 북한의 보복징후가 있었다는 것, 그리고, 사건 직전 북한의 이상 징후도 상부에 보고가 되었다는 것, 사건 직후 어뢰공격 가능 상황을 보고 했고, 북과의 교전을 요청한 것이 묵살되었다는 것 등이다.

 

그런데 천안함 사건이 있었을 당시 우리는 이러한 정황을 알지 못했다. 사건 초반 국방부와 이명박 정부는 애써 이 사건을 별일 아닌 것 같은 상황으로 몰고 갔고 좌초설로 규정 했기 때문이다. 그 후에 갑자기 북한의 폭침설을 내세우니 안 그래도 불신 가득한 이명박 정부가 자신들의 과오를 북한에 덤터기 씌운다고 여겼던 것이다. 더군다나 의혹을 제기하는 진보진영을 향해 보수진영에서 빨갱이취급을 하다보니 진보는 더더욱 감정적으로 격양되었었다. 해묵은 냉전이데올로기를 다시 꺼내 당시 2010년 지방선거에서 우위를 차지해 보려는 속셈으로 여겼다.

 

- 이명박 정부는 왜 처음에 좌초설을 제기했는가.

 

그러면 왜 이명박 정부와 국방부에서는 사건 초반에 별일 아니듯 좌초설로 규정했던 것인가. 그것은 다국적 군이 연합 해상 훈련을 하는 중, 경계 실패로 인해 그러한 사건이 빚어질 것을 추호도 예상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연합 훈련 중에 북한의 공격을 당했다는 것 자체가 이명박 정부의 이미지를 똥칠하는 것이었다.

 

가뜩이나 이명박 정부를 비롯한 수구 냉전세력의 특징은, 남북 갈등 상황을 조장해 그에 따른 반사 이익을 얻는 것이기는 할지언정, 전쟁이 일어나기를 원하지 않는다. 전쟁일어나면 북한의 특수부대로부터 가장 먼저 제거될 이들이 자신들이기 때문이다.

 

결국 보수는, 냉전을 헤게모니로 이용할 뿐이다. , 남북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진보를 종북좌파로 규정해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다질 뿐, 전쟁 자체를 할 의지는 전혀 없다는 것이다. 하여 주석궁에 탱크 몰고 들어가자고 호기는 부릴지언정 그들이 주장하는 바 대로 천안함 폭침사건이 빚어졌음에도 보복 공격으로 북쪽을 향해 소총 한방 쏘지 않은 것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이명박 정부는 천안함 침몰 원인을 폭침으로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것은 북한과 전면전을 해야하는 끔찍한 상황에 놓였음을 말하기 때문이다. 최악의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인간이 흔히 보이는 방어기제가 바로 회피이다.

 

더군다나 이 당시 이명박은 청와대 긴급 회의에서 나도 배를 만들어 봤는데라고 운을 띄우고 원래 배는 파도에도 그렇게 똑 부러진다고 자신 했다고 한다. 결국 이것이 이명박 정부 초기 이 사건을 좌초설로 규정하게 된 원인이었다. 그렇다보니 우여곡절 끝에 민관합동 조사단이 천암한 침몰의 원인을 북한의 폭침으로 규정하기 까지 2개월이 걸렸던 것이다.

 

난데없이 좌초설이 폭침설로 바뀌자 보수와 대립각을 세운 진보들은 분개할 수 밖에 없었다. 나부터도 그랬다. 앞뒤 안 맞는 주장, 말 바꾸기, 애써 뭔가를 은폐하려는 정부의 행태가 역력히 보였기 때문이다. 남북 냉전의 분위기를 고조시켜 입지를 넓히려는 이명박 정부의 수작으로 보였다. 그간 비슷한 사건을 무수히 겪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돌이켜 생각해 보건데, 당시 이명박 정부는 북한 폭침보다는 좌초가 원인 였기를 바랬을 듯 하다. ‘북한 폭침으로 인해 이명박 정부가 얻을 것이 없기 때문이다. 안보제일을 외치는 정부에서 안보 무능의 치욕을 당해야 하고, 전 세계적인 조롱꺼리가 되기 때문이다. 잃은 것은 있을 지언정 당시 이명박 정권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없었다.

 

문제는, 이명박 정부는 이러한 난처한 입장을 수습하기 위한 과정에서 수많은 과오를 빚어냈고, 사건을 은폐 조작 하는 와중에 진보진영에 극단적 불신을 심어줬다는 것이다. 이것이 진보진영이 결정적으로 천암한 폭침을 부정하는 계기가 되었고, 보수와의 극단적 갈등의 빌미였다.

 

- 이명박의 극악한 과실.

이명박의 가장 큰 과오는, 천안함 사건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고, 관련자 처벌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진상규명과 관련자 처벌’ - 이것이 한 세트로 이뤄져야 했지만, 철저히 부정되었던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였다.

 

앞서 얘기했던 바 대로, 천안함 사건 직전 북한의 이상 징후가 있어서 보고가 되었었지만, 이것이 합참지휘부와 국방부에서 그럴리 없다며 묵살되었다. 그 이상 징후란 수중 침투 관련 징후. 여러 차례 보고가 거듭되었지만, 거듭 묵살되었다고 한다.

 

또한, 사건 직후에도 해군측에서는 어뢰공격 가능 상황을 보고 했지만, ‘그럴리 없다고 묵살되었다. 천안함이 가라앉은 후에 이상 물체가 북상하는 것에 대해 북과의 교전을 요청했지만 이 역시 북한 잠수정일리 없다며 묵살 되었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드러난 증언에 의하면, 천안함 사건 이틀 전에 전역을 앞둔 당시 기무사령관이 국방부 장관에게 북한의 사전 징후를 심각하게 얘기한 것 역시 묵살되었다고 한다. 또한 김종태 해군사령관이 이러한 이상 징후를 국방장관에게 보고하니 국방 장관이 이를 묵살했다는 내용이 20101022일 국감 때 밝혀졌다. 국방장관은 자신의 불찰을 공개적으로 시인 했다.

 

이 내용이 중요하다. 국방장관이 그런 보고 받은 일 없다고 당시 잡아 떼었다면, 이러한 모든 내용은 천안함 피격설을 주장하기 위해 지난 10년의 기간 동안 보수들이 가짜로 만들어낸 시나리오로 여길 수 있다. 하지만 그해 국감 때 공개적으로 자인한 내용이기에 국방장관의 보고 누락과 직무유기가 있었음은 명확하다.

 

- 진보가 폭침설을 부정했던 빌미

 

이렇게 전대미문의 북한의 공격으로 인해 큰 참상이 빚어졌다면, 그리고 그것이 합참지휘부와 국방부의 안이한 대처에 의한 것임이 밝혀졌다면 당시 그러한 상황이 언론에 충분히 보도 되었어야 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와 국방부는 사건을 은폐하기에만 급급했다.

 

뒤늦게 이러한 사실이 밝혀졌을 때, 국방장관부터 해서 관련자들은 보직해임당하고 문책을 당했어야 옳다. 군 장병을 40명 넘게 죽음으로 몰게 한 이 참화를 미연에 방지해야할 책임이 그들에게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상규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유야무야 되었고, 책임자 처벌도 없었다.

 

반면, 특이한 사실은

사건 이후로 한동안 많은 진보들이 천안함 폭침설에 대해 분개 했었다는 것이다. 이미 2010524일 서울시장 범야권 단일후보 한명숙, 경기도지사 범야권 단일후보 유시민, 인천시장 범야권 단일후보 송영길이 국회에서 천안함 사건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국가초유 안보불능 사태에 대해 국민에게 사죄하고 관련 책임자 전원을 처벌할 것을 요구했다. 보수가 아닌 진보의 상징성 있는 대표주자들이 천안함 폭침을 규탄하며 나섰다는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오히려 이명박 정권에서는 관련자들을 문책하지 않고, 책임을 지려하지 않고 흐지브지 물타기를 했다. 이러한 큰 사건에 대해 문책은 없는 희한한 상황이 빚어졌다.

 

그런데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이명박 정권의 입장에서는 국방 주요관계자들을 처벌했다가는 안보제일주의를 기치로 내거는 보수의 기반이 무너질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마 이명박 정권에서는 이러한 문제의 책임소재를 불분명하게 만들어 의무를 회피하고 이 사건을 보수와 진보의 갈등 사안으로 만들 필요를 느꼈을 것이다.

 

실로 그렇게 되었다.

책임자 처벌을 미루고 불분명한 상태로 상황을 놔두니, 진보 쪽에서는 의혹을 갖게 되었다. 북한에게 공격당했다면서 경계에 실패한 국방부 장성들을 문책 해야 할텐데, 제대로 진상규명도 않고, 책임자 처벌도 하지 않으니, 뭔가 구린게 있어서 그러는 것이고, 좌초설이 맞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로 인해 좌초설을 주장하는 진보와 북한 편드냐고 분노한 보수가 서로 갈등하게 되었고, ‘안보의 문제2010년 지방선거의 주요 의제가 되었던 것이며, 당연지사로 당시 한나라당이 승리하게 되었다. 고조되는 불안 앞에서 사람들은 안정을 택하기 때문이다.

 

보수 정권에서는 자신들의 안보의 실패로 발생한 문제를 오히려 종북몰이로 이용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음을 이 때 확인했을 것이다. 뒤늦게 남는장사임을 확인했던 것이다. 이것이 그 후로도 계속 진보가 격양되었던 이유이고, 천안함을 두고 진보와 보수가 계속 격한 갈등을 더한 이유이다.

- 이명박 정부의 연이은 행패

 

국가안보에 구멍이 뚫리고 40명이 넘는 장병이 수몰된 이 참상에 대해 누구가는 책임져야 했다. 하지만 앞서 논한 바 대로 그 책임을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중요 인사가 져서는 안 되었다. ‘안보 무능 정권임을 자임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하여 군 검찰에서는 꼬리자르기의 일환으로 참사의 당사자인 최원일 천안함 함장을 근무태만의 죄를 물어 입건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최원일 함장에게는 잘 못이 없었다.

천안함이 전함을 호위하는 구축함도 아니고, 잠수함 침투 대응 작전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 평시 작전 상태에서 소형잠수정까지 탐색해야할 의무는 없었다. 국방부와 합참, 해군 사령부에서 지시가 내려오기 전까지는 상시 정밀 수색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더군다나 깡통배에 붙은 쓰레기 탐지기 가지고 탐지가 제대로 되겠는가. 결국 잘 못은 북한의 의심스러운 동향 보고에도 불구하고, '대잠 침투 탐색 지시'를 지시를 내리지 않은 이명박 정부, 합참과 국방부가 잘 못이다.

 

더군다나 최원일 함장은 사건 직후 어뢰피격 보고를 하고 대응공격을 요청하기도 했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러한 요청은 상부로 올라가면서 증발 묵살되었단다. 지금도 누가 안보를 위협한 이 심각한 사태에 대한 보고를 누락해서 좌초설을 키우는 계기를 만들어냈는지 밝혀지지 않았다.

 

문제는

이러한 합참과 국방부 이명박 정부의 안일한 대응이, 이후 최원일 함장이 진보들로부터 갖은 손가락질을 받게 된 원인이 되었던 것이다.

 

보수 언론은 최원일 함장을 조명하며 경계실패의 이미지를 뒤집어 씌웠을 것이다. 이명박 정부와 국방부에 안보실패의 잘 못을 씌우면 지방선거에 치명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여 이명박 정부와 국방부의 안보실패의 과오를 최원일 함장에게 죄다 뒤집어 씌우듯 했다. 그것은 보수가 살기 위한 전략이었다.

 

이후 군 검찰에서는 최원일 함장을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 했다. 하지만, 언론이 만들어낸 경계 실패한 최원일 천안함 함장이라는 강한 인상은 대중의 뇌리에 남는다. 여기에 천안함을 빌미로 진보를 빨갱이로 규정하는 보수들에 대한 불신이 겹쳐 그 모든 진보의 불만은 최원일 함장에게 쏟아졌다.

 

이는 무엇보다 이명박 정권과 국방부가 좋아할 일이었다. 자신들이 받아야 할 손가락질이 최원일 함정에게 향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는 최원일 함장에게 그 비난을 몰아준 덕에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저들은 자기 동지들을 수단으로 삼아 이용하는 지독한 놈들인 것이다.

 

하여간 그렇다보니 최원일 함장을 비롯한 생존전우들은 보수를 딱히 자기들 편으로 여기지 않는 상황이다. 생존 전우들이 보수는 이용하고, 진보는 외면한다는 주장을 하는 이유이다.

 

- 천안함 생존자들이 숙고할 일.

 

하여간 그 과정에 천안함 함장을 비롯한 생존 장병들의 행보에 아쉬운 점이 너무 많은 터다. 억울한 고통을 당하고 있음에 대해서는 애석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왜 진보들이 천안함에 대한 불신을 그렇게 가지고 있는지를 신중히 고민해 봐야 한다. 그리고 미안한 말이지만, 그 불신에는 천안함 생존자들의 과오도 한몫을 하고 있다.

 

앞서 논한데로, 이 문제에 대한 불신의 골이 깊게 만들어졌던 가장 큰 원흉은 무엇보다도 이명박 정권과 국방부이다. 보고 누락과, 안이한 대처, 사건 은폐를 한 주체이기 때문이다. 이 두 주체만 책임 있게 대응했으면 천안함 사태가 발생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발생 했다 선 치더라도 사후 수습은 원활히 진행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불이익이 무서워 철저히 책임을 외면했다. 이 때문에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천안함 생존자들이 고통을 받고 있고, 보수와 진보는 산산 조각나도록 싸우고 있다.

 

그렇다면

천안함 생존자들은 무엇보다도 당시 이명박 정부와 국방부에 대한 집중적 성토를 했어야 했다. 사건 직후에는 군인 신분여서 그렇게 하지 못했을 지언정 이후 510년이 지난 후에는 본격적으로 그 두 주체를 성토하는 활동을 이어갔어야 했다. 그 두 주체가 없었다면 진보 쪽에서 경계에 실패한 함장을 욕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뒤늦게라도 천안함 생존자들은 국방부 앞에가서 국방부는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자 처벌하라고 규탄 집회부터 해야 했다.

 

그런데 참으로 놀랍게도 생존자들은 정 반대의 일을 하고 있다.

올해 4월에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에서 천안함 사건에 대해 재조사 하려 나섰다. 그러자 천안함 생존자들이 눈에 불을 켜고 막았다. 이를 막은 이유 또한 기가 막히다. ‘전사 장병 유족 및 생존 장병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군의 치부가 드러나면서 다시 한번 상처가 드러나는 것에 고통스러워 했을 수도 있고, 아니면 군장성들과 감정이입을 하다 보니 그들의 잘 못된 대처가 밝혀지고 문책 받을 것이 걱정되었을 수도 있다. 그래도 천안함 사태 이후 자기들 바람막이가 되어주기도 했는데, 그들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을 막으려는 한편의 전우애일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천안함 생존자들과 함장은 청와대와 국방부 앞에서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을 성토하는 기자회견과 피켓팅 까지 벌였다. ‘과거를 들추지 말라는 것이다.

 

이러한 처사는 얽혀진 실타래를 더 복잡히 꼬이게 만들었다. 큰 악수를 뒀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이로 인해 이명박 정부와 국방부의 과오가 결국 천안함 생존자들에게 덤터기 씌워짐은 자명하다.

 

진실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해 달라고 해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진실을 은폐하려는 모습을 보이자 진보들은 불신을 더하게 될 수 밖에 없다.

 

역시나 너희들은 한패였다고 말이다.

 

그 와중에 모 학교 교사가 실랄히 쏟아 부었던 듯 하다.

교사가 좀 사려 깊게 표현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그 교사는 단순히 '억울한 폭침을 당한 피해자를 짓밟기 위해' 그런 실랄한 욕설을 내 뱉은 것이 아니다. 10년간 사건을 은폐 조작하다 시피 했던 군부에 대한 불만을 표했던 것에 가깝다. 더군다나 10년간 베일에 쌓여졌던 의혹과 과거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주요 장성들의 책임을 물을 기회를 최원일 함장이 가로 막다보니 한패로 보여 실랄히 쏟아냈던 것이다.

 

그 교사가 욕설을 한 것은 분명 잘 못이지만, 천안함 생존자들은 진실을 밝히고 책임의 소재를 밝혀질 기회를 빼앗긴 국민들의 분노를 살펴야 한다. 앞으로도 똑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천안함 생존자들이 진보진영을 설득하고, 천안함 괴담이 퍼지는 것을 막고 싶다면 이 문제의 얽히고 설킨 실타래의 첫 가닥을 푸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명박 정권과 과거 국방부의 은폐 조작 사건에 대한 진실규명을 가로 막으면서 괴담이 없어지기를 바라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현재와 같이 진실규명을 반대하면 더욱 깊은 천안함의 저주로 빠져들 따름이고, 이명박 정권과 과거 국방부의 은폐 조작의 덤터기를 천안함 생존자들이 전부 뒤집어 쓰게 된다. 전적으로 선택의 문제임을 먼저 인식해야 한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없는 세상이다. 진상을 규명하고 천안함 폭침 설을 공인 받든, 이명박 정권과 과거 국방부의 치부를 감추기 위해 노력하든 둘 중의 하나만 선택 할 수 있을 따름이다.

 

또한 되돌아 봐야 한다.

천안함 생존자들이 보수들과 함께 천안함 추모 집회 등을 하면서 종북타도구호를 외쳤을 때를 말이다. 천안함 생존자들은 위안을 받았을 것이다. 그래도 자신들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태극기 부대 사람들이 있음을. 전우들의 죽음에 함께 눈물 흘리는 태극기 부대가 있음을 감사히 했을 것이다. 진보들은 천안함 좌초설을 주장하는데, 그래도 보수들이 우리 목소리를 들어주는 구나 하면서 같은 편으로 여겼을 줄 모른다.

 

하지만, 그 자체가 오히려 늪으로 빠지는 과정이었다. 그런 기사를 접한 진보들은 천안함 생존자들에게 이를 갈게 되었다. 생각해 보라. 어떤 정신 나간 또라이가 독재자 김정은 편을 들기 위해 천안함 사건을 좌초사건이라고 규정하겠는가. 진보는 단지 이명박 정권과 국방부가 빚어낸 직무유기와 은폐 조작 - 책임회피 결과 만들어낸 불신에 의문을 제기했을 따름이었다. 단지 그뿐이었다.

 

그런데, 대뜸 보수들로부터 종북좌빨’ ‘북한으로 가라는 소리를 듣는다. 얼마나 분개스러운 것인가. 군인하셨던 분들은 전혀 모르시겠지만, 진보운동 했던 이들은 과거로부터 끄덕만 하면 빨갱이 취급 받고 투옥되고 짓밟혔던 기억이 있기에 본능적으로 그쪽 사람들에게 적대감을 갖고 있다.

 

그런데, 자기들의 사건 은폐 조작 책임회피에 반성할 생각을 않고 방구뀐 놈이 성내는 모습을 보며, 보수에 대한 불신은 더해진 것이고, 그에 따라 그들과 한패거리로 어울린 천안함 생존자들도 도매금으로 넘어간 것이다.

 

따라서 천안함 생존자들이 정말로 더 이상의 음모론과 분열, 갈등에 시달리지 않으려거든. 다시 말해서 그 악몽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한다면, 우선 사태의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와 국방부에서 이 모든 분란이 시작되었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이 저지른 사건 은폐 조작 책임 회피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우선 책임을 지우려는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 그 첫 단추를 안 꿰고 다음 단추부터 끼우려 하다보니 이 모든 분란이 빚어진 것이다.

 

지금껏의 천안함 생존자들의 모습으로는 절대로안 되고, 다시 태어나다시피 하는 통렬한 자각과 얽히고 설킨 실타래를 풀어낼 명증한 사고력을 재정비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결코 현재의 흙탕물에서 빠져 나올 수 없다. 이미 스스로가 그 흙탕물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 진보들이 생각해야 할 것.

우선 진보도 보수처럼 이분법의 논리로만 사람들을 구분하는 경향이있다. 그렇다보니 내편 아니면 적이라는 사고가 보편적이다. 이로 인해 천안함 생존장병들이 진보의 입장을 지지하지 않다보니 진보의 적 보수라고 판단하고 있고, 천안함 폭침설은 진보를 향한 종북몰이의 일환으로 이뤄진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는, 그간 빚어졌던 수많은 종북몰이 사건에 대한 피해의식이 작동한 때문일 수 있지만, 이제는 이 문제를 다시 재조명해 봐야할 시기가 아닌가 싶다.

 

이런 얘기에 천안함 좌초설진보의 사명처럼 여기며 거부감을 갖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하나하나 따지다 보면 굳이 좌초설을 고집할 이유가 없음을 알게 된다.

 

우선, 우리가 천안함 좌초설을 그간 고수했던 이유가 무엇인지 되새겨 보자. 왜 우리는 그간 천안함 좌초설을 고수했었나. 그에는 몇 가지가 있다.

 

1. 천안함 사건으로부터 13년 전인 1997년 총풍사건이 빚어졌다. 한나라당 청와대 행정관 등 3인이 그해 대선에서 이회창을 당선시키기 위해서 중국에서 북측의 참사 박충과 비밀리에 회동해서 ‘38선에서 무력시위를 해달라고 주문했던 사건이다.

 

보수당 인간들이 저런 수준이다보니, 2010년 지방선거에서도 자신들의 승리를 위해, 좌초된 배가 폭침 당했다고 능히 사건을 조작할 수 있었다고 여길만도 했다.

 

2. 천안함 사건은 전대미문의 안보 실패 사건이라 칭할 수 있다. 그런데 이에 대해 책임지는 이가 없었다. 하여 안보를 중요히 여기는 정당에서 이러한 엄청난 안보 실패의 문제에 대해 문책하지 않는 모습을 보며 안 그래도 불신 가득한 이명박 정권을 의심의 눈초리로 보게 되었다.

 

3. 비과학, 말바꾸기, 은폐...

어뢰가 폭발할 때 발생할 물기둥이 안보였는데 버블제트 폭발이었다고 주장하는 점, 1번 어뢰에 붙은 조개껍데기가 폭발 당시 휩쓸려 들어갔다는 국방부의 주장, 각종 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은폐 하는 등의 수많은 비과학적인 사건들과 증거조작, 말바꾸기, 은폐가 불신을 가중시켰다.

 

그리고 기타 등등이 있겠다.

 

이에 가부관계, 그리고 그러한 신념을 고수할 대의 득실의 관계를 따져보자.

 

1. 총풍 사건도 만들어낸 정당이지만, 천안함을 폭침이라고 할 때, 이명박 정권이 얻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었다는 것이다. 물론 결과적으로는 냉전이데올로기를 강화시켜서 진보와 보수가 계속 싸우는 효과?를 만들어내기는 했지만, 당시 이명박 정권이 좌초된 배를 굳이 폭침된 것으로 위험부담을 짊어질 이유가 없었다.

 

애초부터 북한에게 덤터기 씌우려 마음먹었다면, 사건 초기에 이명박이 단호히 폭침 사실을 공표하면서 북한에 대한 대응방안을 모색했을 것이다. 하지만 처음에는 절대로 그럴리 없다고 호언하던 이명박 정권에서 이런 저런 추가적인 정황과 정보를 접하고는 폭침설로 선회를 했던 듯 하다. 이 때문에 이명박 정권은 오히려 손가락질을 받았고 지지기반이 흔들렸다. 이는 이명박 정권의 미숙함이지 애초부터 냉전 이데올로기를 부러 만들어내기 위한 간악함은 아닌 듯 하다.

 

2. 안보실패에 책임을 지지 않고 이리하여 이명박 정권에 신뢰를 떨어트리고, 진보와 보수간의 갈등을 빚어낸 것 역시 큰 과오이지만, 이 역시 이명박 정권의 미숙함이지 냉전 이데올로기를 부러 만들어내기 위한 간악함은 아닌 듯 하다. 물론 이후로는 그러한 대립을 냉정논리 강화를 위해 교묘히 써 먹었지만, '초반'에 그럴 의도로 시작한 것은 아닌 것 같다는 것이다.

 

3. 우리가 본 증거물들을 해석하는 방식의 문제도 있다.

진보들은 버블제트로 천안함이 폭침했을리 없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런 주장을 하며 진보들이 보는 버블제트 폭발 영상은 거대한 물기둥이 고층 빌딩 높이까지 솟아오르며 전함을 두동강 내는 영상이다. 그에 곁들여 진보 측 전문가가 버블제트 폭발은 이렇게 엄청난 높이로 물기둥이 솟는다고 하니 진보 들은 가감없이 믿었던 듯 하다. 하지만 그 영상은 군수업체에서 자신들의 어뢰 위력시범을 보이기 위해 가장 극정인 장면을 연출해 낸 것일 수가 있다.

 

실로, 파고만 높으면 배에 균열이 생기면서 두동강 나는 해상 선박 사고가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다. 요는 위력적인 버블제트가 아니라도 충분이 침몰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천안함 하부에서 일정한 수준의 폭약이 터지고, 배 중앙부가 살짝만 압력을 받더라도 그 틈이 갈라지고 침몰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단 선체 구조에 균열이 생기고 피로가 쌓이면 알아서 두동강이 나게 된다. 한방에 천안함이 두동강이 날 정도의 엄청난 버블제트가 터진 것이 아니라, 배를 살짝 들어 약간의 균열만 만들어 낼 화약만 사용되더라도 그러한 참사가 빚어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경미한 폭발로 살짝 찢어진 선체가 좌초되듯 침몰했을 수 있다.

 

버블제트는 저렇게 엄청난 물기둥이 솟아야 한다는 전제를 하고 생각하면, 형광등도 안 깨지고, 사망 장병 고막도 정상인 것이 의혹 투성이일 것이다. 하지만, 굳이 그러한 엄청난 폭발이 필요 없다고 전제하면 폭침설도 설득력 있게 받아 들여질 수 있다.

 

그러면, 어떻게 북한이 잠수정을 타고 와서 어뢰를 쏘고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그런데, 충분히 그럴 수 있을만한 정황이다.

왜냐하면 천안함이 침몰한 백령도 대청도 부근은 38선 북단에 위치해 있고, NNL에서 불과 10km도 안되고 북한 내륙에서 20km 거리이다. 지도상으로 놓고 보면 백령도와 대청도는 언 듯 북한의 섬으로 여겨질 정도이다.

 

이 섬을 남한이 차지하고 의도적으로 NNL 경계를 긋고서 자기집이라고 드나드니 북한에서는 여간 심기가 불편한 것이 아니다. 그렇다보니 북한에서는 의도적으로 이 NNL을 침범해서 오가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 그러던 터, 바로 천안함 사건 4개월 전에 대평해전이 터진 것이다.

 

말이 해전이지 일방적 공격이었다. 북한의 경비정이 NNL을 내려와 대평도 근처를 기웃거리니 해군측에서 북상할 것을 경고 했으나 받아들이지 않자 사격 해서 북의 경비정을 반파시킨 것이다. 반파된 경비정은 북측의 다른 함선에 의해 견인되어 실려 갔다.

 

이에 북한은 이를 갈고 있었고 마침 때를 만난 것이다. 안그래도 다국적 군의 연합훈련 자체가 북한을 침공해 수령 목을 따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되었기에 자신들의 해역 인근에서 그런 훈련이 벌어지는 것에 분개했을 것이다. 가뜩이니 자신들은 NNL 선에 합의한 적도 없는데 남한이 맘대로 그 선을 긋고 자신들의 물길을 막다 못해 몇 달 전 공격까지 받으니 이를 되갚아줄 궁리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NLL 인근 불과 몇 Km 앞 백령도와 대청도 사이에 한척의 군함이 경계 없이 유유자적하는 모습을 보고 먹잇감으로 삼았던 것이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시나리오다.

 

다국적군이 연합훈련중인데 잠수정이 접근하는 것을 탐지 못했을 수 있냐?’는 비판은 설득력이 없다. 물 속은 육상 위와 달리 위성이나 지상레이더로 살필 수 없다. ‘소나라는 수증 음파탐지기로 함선 주변 물체를 식별하는 것이 전부이다. 더군다나, 작은 물체는 식별도 안 된다.

 

당시 북측 잠수정의 접근을 유일하게 소나로 탐지 할 수 있었던 것은 천안함 자신 밖에 없었다. 하지만, 수천억을 들인 최신예 구조함인 통영함에도 방산비리로 2억짜리 어군탐지기가 설치된 것이 우리의 국방현실이다. 천안함 깡통배에 무슨 특별한 소나가 설치되었겠는가.

 

1번 어뢰에 달라붙은 조개를 비롯한 수많은 의혹도 논란의 가치조차 없는 꺼리일 수 있다.

 

왜냐하면 그 어뢰 자체가 천안함과는 관계없는 어뢰일 수 있기 때문이다. 천안함과 관계없는 어뢰이지만, 국방부에서 폭침설을 근거로 내 세우기 위한 선전용으로 사용한 것일 수 있다. 그렇다보니 진보는 갖은 의혹에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고 보수는 침묵하는 것이다. 이러니 진보는 '폭침설'을 더더욱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하지만, 그 어뢰가 천안함을 폭침시킨 어뢰가 아닌 조작된 물건이라는 이유가 천안함이 폭침이 되지 않았음을 증거하는 것은 아니다.

별개의 문제이다. 이는 다만 국방부의 무책임함을 거듭 증명하는 증거일 뿐이다.

 

이런 식으로 다양한 사건 상황들에 대한 해석을 하다보면 그간 진보가 철저히 믿고 있었던 좌초설을 굳이 고수할 필요가 없게 된다.

 

천안함 사건 당시 이를 은폐 - 조작하는 과정에서의 이명박 정권과 국방부의 무책임함 때문에 이 모든 분란이 발생했다. 더군다나, 자신들이 저지른 과오로 빚어진 문제를 역으로 냉전이데올로기로 이용해 안보장사를 해서 반사이익을 얻었다. 이렇다보니 진보들은 한 대 얻어맞은 기분여서 더더욱 천안함에 대해서는 이를 갈게 된다.

 

이런 문제 때문에도 진보들은 그간 윤리적으로도 감정적으로도 천안함 폭침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천안함 좌초설을 지키는 것은 진보의 양심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일련의 정리된 내용을 보면 확인되었지만, 천안함 좌초설을 굳이 고집할 이유가 없다. 그리고, 폭침설을 받아들인다고 해서 진보가 패배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보수정권, 국방부의 무책임을 더욱 성토할 꺼리가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하여 천안함 폭침설을 믿지 못하도록 그에 장막을 씌워왔던 보수를 비판할 일이지 진보가 굳이 '좌초설'에 매달리고 있을 일은 아닌 것이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상황을 면밀히 살피지 못한 과오가 우리에게 있기는 하겠지만 말이다.

 

이에 천안함을 사이에 두고 좌초폭침의 구분으로 서로를 잡아먹듯 싸웠던 무익한 대립과 갈등을 종부를 찍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진보는 그간 보수의 밉상짓 때문에 감정적으로 동요되었음을 인정하고 사건을 면밀히 다시 들여다 봐야 할 것이고, 보수는 폭침설을 반대하는 이들을 종북좌빨로 몰 것이 아니라, 바로 자신들이 저지른 은폐-조작- 무책임의 과오에서 이 모든 갈등이 시작했음에 대한 참회부터 해야 한다.

 

이 문제에 대한 해결은 냉정한 진보와 양심적 보수가 만나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다.

 

천안함 문제 뿐만이 아니다. 진보와 보수, 진보와 진보 끼리 겪는 무수한 갈등 사건이, 사건 사이에 끼어든 인간이, 인간의 무책임이, 문제를 해석하는 방법론에 의한 차이와 갈등이 서로에게서 점점 멀어지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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