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체카드 하나를 못 쓰지만 성대히 해야 한다. 감수할 수 있다.”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은 베테랑 골키퍼 최은성(43)의 은퇴를 위해서라면 교체카드 하나는 충분히 포기할 생각이다.
전북은 9일 최은성의 은퇴를 발표했다. 최은성은 1997년 대전 시티즌 창단멤버로 K리그에 데뷔해 15시즌 동안 대전에서만 뛴 최은성은 단일팀 선수로 개인통산 최다출장 기록을 가지고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한 축을 담당했고, 프로 통산 3번째로 500경기 출장 대기록을 세웠다.
2012년 대전에서 방출돼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전북 유니폼을 입으며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 전북에서도 주전 골키퍼로 활약하며 골문을 든든히 지켰다. 올해부터는 플레잉코치로 후배 골키퍼 지도에도 나서고 있다.
그리고 최은성은 20일 상주 상무전을 끝으로 현역 생활을 마감한다. 그는 상주전에 선발 출전해 전반전을 뛰고 하프타임에 은퇴식을 가질 예정이다. 후반전에는 그를 대신해 다른 선수가 골문을 지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강희 감독은 3장의 교체카드 중 하나를 최은성의 은퇴를 위해 쓰기로 했다. 교체카드는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중요한 전술이다. 최은성의 은퇴에 하나를 쓰면 실질적으로 전북은 상주전에서 2장의 교체카드만 쓰게 된다. 불리한 상황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이다.
하지만 최강희 감독은 “교체카드 하나를 못 써도 성대히 해야 한다. 감수할 수 있다. 은퇴식을 화려하고 아름답게 해야 한다”며 최은성이 그 동안 전북과 K리그, 한국축구에 기여한 공로를 생각하면 충분히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제2의 축구인생을 시작하는 제자를 위한 최강희 감독의 작은 배려이자 선물인 셈이다.
최강희 감독은 최은성이 후배들의 귀감이 되는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40세가 넘어서도 선수 생활을 하는 모습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된다. 멘탈이 좋고 경기에 나갈 때는 후배들을 잘 이끈다”면서 “앞으로 후배들을 잘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좋은 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