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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나면 내가 도망갈까 싸울까 궁금하죠? 썰을 풀어볼꺠요.
게시물ID : bestofbest_11753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초촙
추천 : 548
조회수 : 42121회
댓글수 : 0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3/07/06 15:49:28
원본글 작성시간 : 2013/07/06 01:52:11
정말 확실한건 현역 예비역 모두 머리가 하얗게 되서 지시만 따르게 된다는 겁니다.

우스갯소리로 전쟁나면 탈영한다. 외국으로 튄다 하는데 그딴 생각 안들어요.

왜 그렇게 생각하냐면 제가 잠시나마 진짜로 전쟁이 난줄 알았던 적이 있어서 그럼.

때는 3년전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북한의 소행이다 아니다 의견이 분분하던 때임.

전방 포병 부대인 우리 부대는 천안함 사건이 일어났지만 병사들끼리 "아 시발 김정일 개씨발새끼"  욕이나 하며 평소 일과를 지냈음.

그러던 평화로운 밤.

한참 꿀잠 자는데 갑자기 경보가 울리면서 화이트페이스!!!!! 외치는거임.

불이 켜지고 이등병 병장 할거없이 ????을 띄우며 멍 때리는데 당직사관이 생활관 문을 발로 차고 들어오며

"야이 개새끼들아 빨리 안움직여? 니들 머리 위에 당장 포탄 떨어질수 있어 당장 튀어 올라가!!!" 하는거임

난 전투복 입고 전투화 끈 매며 속으로 '조땠다. 천안함 그거 진짜 북한이 쐈나보네. 그래서 간밤에 전면전 터진건가?'

잠들기 전날엔 아무런 훈련 예고도 없었고 늦은 새벽이었기 때문에 북한이 6.25때처럼 새벽에 기습 공격한 걸로 생각했음.

그 순간 난 생각이란게 아무것도 안 났음.

그저 총 챙겨야지. 탄 열쇠 챙겨야지. 신병 군장 입었나? 빨리 올라가서 사격 준비해야되

머리 속부터 행동까지 전부 프로그램 되있는거마냥 움직여지며 전투 준비만 했음.

헛 생각은 전혀 안들더만요.

결국 그 상황은 상부의 갑작스런 훈련(꼬장) 이었고 우리 멍청한 당직사관은 졸다가 갑자기 걸려온 훈련 상황을

실제상황이라고 착각하고 대충 생활관 대기만 해도 되는걸 일을 크게 벌려 그 난리 부르스를 췄던거임.

그리고 맨날 전쟁나면 튄다던 병장도 자주포 탈취해서 시내로 나가자고 모의하던 상병들도

탈영 안하고 각자 제 위치에서 무장 한채로 대기했다는 것.

술 퍼마시다가 전쟁 소리듣고 술 다 깨고 후다닥 부대 복귀한 중사 통제관이 말하길

"통제관은 전쟁나도 걱정이 없겠다. 내가 늦게 왔는데 니들 다 제 위치에서 사격 준비하고 있는거 보고 군인 맞구나 하고 감동했다."

1시간 만에 끝난 헤프닝이었지만 정말 많은 걸 생각하게 해줌.

그때 느꼈던 진짜 전쟁이라는 공포감 때문에 지금도 농담으로도 북한이랑 전쟁한번 하고 통일하잔 말 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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