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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우리집 이야기
게시물ID : panic_8635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HAKU
추천 : 23
조회수 : 4042회
댓글수 : 28개
등록시간 : 2016/02/18 19: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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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릴 때 많은 이사를 다녔다.

이건 9번째 이사를 간 집에 대한 이야기이다.

큰 방 하나, 작은 방 하나, 거실, 욕실 겸 화장실

집 현관문을 열면 거실이 나타나고 정면에 화장실문과 안방문이 동시에 보이고 오른쪽 벽면으로 작은 방 문, 왼쪽엔 싱크대가 있었다.

이사 첫날 집에 들어갔을 때 머리가 너무 아파서 약을 먹고 잤다.

그렇게 첫 날이 지나갔다.


1. 한달 정도 지난 날 고양이가 쥐 또는 작은 동물을 잡아 피 한방울 흘리지도 않고 내장만 깨끗이 발라내서

현관문 앞에 두고 가기 시작했다.

2주동안 하루도 빼 놓지 않고 같은 자리에 깨끗이 가져다 놓았다.

처음엔 한마리 분량의 내장이 놓여있다가 어느 날은 3마리, 어느 날은 5마리 등 양은 늘기도 줄기도 하였다.

어느 날은 비둘기를 잡은 건지 평소보다 큰 내장이 놓여있기도 했다. 

물론 주위에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내장의 상태도 깨끗하게 발라내서 놓고 갔다. 

아침마다 등교 할 때 내가 치웠기에 정말 짜증이 났다.

너무 짜증나서 어머니께 말씀드렸더니 어머니가 저녁에 현관문 밖 앞에 서서 허공에 조용하게 뭐라뭐라 말씀을 하셨다.(뭐라 하셨는지 기억이 안남)

신기하게도 고양이가 가져다 두는 것을 그만 두었다.


2. 그렇게 고양이가 내장을 가져다 주는 것이 끝나고 나서부터 다른 이상한 일이 생겼다.

벽에 못을 박고 액자를 걸고, 꽃다발, 옷걸이, 시계 등 여러 물건을 걸어 놓았다.

처음엔 모자와 옷걸이가 떨어졌다.

여름이라 창문을 열어놓아서 바람이 불어 떨어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창문이 닫혀 있을 때에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하루는 액자가 떨어졌다.

윗층이 평소에도 쿵쾅거려서 충격에 떨어진 것이라 생각했다.

어느날 가족이 모두 외출하고 저녁에 돌아오니 벽에 있던 물건들이 떨어져서 난장판이 되어 있었다.

못도 다 빠져있었다.

장도리로 강제로 빼지 않는 한 떨어질 수가 없는 상태였었다.

다시 아버지가 공업용 본드까지 발라서 못질을 하였다.

그렇게 하여도 소용이 없었다.

다음날부터 다시 한 두개씩 빠지기 시작하였다.

결국엔 포기하고 이사 가는 날까지 못질을 하지 않았다.


3. 작은 방은 나 혼자 사용하는 방이었다.

어느 날 밤 자다가 목이 말라 눈을 떳다.

근데 문이 있어야 할 자리에 문이 없고 벽뿐이었다.

모든 가구들은 그대로 이고 문만 사라졌다.

난 원래 문이 있어야 할 자릴 울며불며 두들겼다.

한 10분 정도 지났을 때 벽이 열리며 부모님이 들어오셨다.


4. 난 벽을 보면서 옆으로 누워 자는 습관이 있다. 

그 날도 잠을 자려고 평소와 똑같이 벽을 보며 누워있었다.

잠이 들때 쯤에 누군가 뒤에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부모님이 내가 잘 자는 지 확인하러 온건가 싶어 그냥 자는 척을 했다.

근데 그 순간 등 전체를 세게 미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면서 난 앞 벽에 부딪히고 기절을 했다.

다음날 코, 광대, 손, 무릎, 발가락에 피멍이 들었다.


5. 내 방 창문을 열면 바로 우리집으로 들어올 수 있는 계단만 보인다. 그 주위엔 조그만한 화분 정도만 보이고

다른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잠을 자다가 추워서 깨었더니 창문이 열려있었고 창문틈 중간 높이 쯤에 한 1센티 정도의 새빨간 점 하나가 보였다.

레이저포인트 같은 강렬하고 새빨간 점이었다.

창문 밖은 계단이라 그런 불빛이 보일 수가 없기에 신기해 하며 창문을 열었다.

그 순간 난 뒤로 튕기며 기절하였고 방바닥에 누워 있는 채로 아침에 깨어났다.

그 일이 있은 후부터 잠들기 전 창문을 닫았지만 새벽에 깨어보면 창문은 그 빨간점 크기보다 조금 더 크게 열려있었고 새빨간 점이 보였다.

무서웠기에 그냥 무시하고 자거나 부모님을 불러 닫아 달라고 하였다.

이상하게도 부모님을 부르면 그 불빛은 사라졌다.


6. 난 작은 방에 있었고 부모님은 일을 하러 간 날이었다.

장마가 한창 때인 한여름이었다.

작은 방에 있던 나는 타는 냄새가 갑자기 풍겨오길래 창문쪽으로 가서 냄새를 맡았지만 나지 않아 얼른 거실로 나가보았다.

평소에도 아무것도 놓지 않는 거실 중앙 한가운데에 불이 나기 시작한 것이였다.

작은 불이었기에 얼른 싱크대로 가서 컵에 물을 받아 부어서 껏다.

그 날 저녁 부모님께 말씀드렸지만 당연 내 말을 믿지 않으시고 내가 불장난하고 핑계를 댄다고 혼내셨다.

그리고 그 날 새벽 

바로 옆집과 옆 골목 안쪽 집에서 동시에 불이 크게 났다.

그 이후로도 옷장 속 옷 주머니에서, 창문틈에서, 화장실 세면대에서, 방 모서리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등

이해 할 수도 없는 곳이나 발화 물질이 없는 곳에서도 작은 화재가 이어졌다.


7. 어느 날 고양이 한마리가 계단 옆쪽 보일러실에 자리를 잡았는지 그릉거리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다시 시작 됐다.

동물의 내장이 아침마다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상한 일도 없어졌다.


8. 우리 가족은 살면서 매일같이 아파서 약을 달고 살았고, 부모님께서 하시던 사업은 전부 망했고, 이상한 일들에 엮여서 싸움도 일어나고,

전혀 득이 되는 일은 생기지 않았다.

결국 6개월만에 방 하나짜리 작은 집으로 이사를 했다.

그리고나서 아픈것도 없어지고 부모님 사업도 원할해지고 이상한 일에도 엮이지 않았다.


9. 몇년이 지나고 한 스님? 무속인? 에게 들었는데

집 구조가 현관문과 화장실 문이 정면을 보면 안된다는 소리를 하셨다.

그런 구조가 되면 현관문으로 귀신이 들어와서 화장실에 정착한다고 한다.
출처 나. 4학년때 우리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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