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이 있다면... 바로 그곳이...
지옥을 살아가던 아이가 있었습니다. 번식장 내에 조그마한 출입문 쪽 뜬장에 지내고 있어야만 문틈새로 가느다랗게 내린 햇볕을 특정 시간대에만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절박할수록 평범한 것들을 동경하듯 아마도 그 명당에 있는 아이를 모든 아이들은 너무나 부러워 했을테죠.
부러워하던 시선 중 세나의 시선도 포함이 되어 있었습니다. 습하고 매쾌한 공기가 지배하고 있는 그 공간에서 공기마저 제일 맑은 곳이 그곳이었으니까요. 언제나처럼 눈뜨면 빛을 따라 그 곳으로 시선이 머물렀지만, 언제나 세나의 자리는 가장 후미지고 구석진 자리였습니다. 바뀔 날이 없었던 몇해를 보내오면서 점점 많은 것을 잃어갔고, 계속되던 출산의 고통도 너무나 익숙해졌습니다.
어둠에 가려진 세나의 아픔들.
그곳에서 최선을 다해 살았지만, 이내 그 세월을 버티지 못한 세나의 몸은 이곳저곳 이상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하루를 가득 채운 번식장 실내의 텁텁함마저 감도는 공기는 여간해서는 해갈도 되지 않을 만큼 지독한 것이었습니다.
그 지독한 공기는 세나의 눈에 끝이 없이 흐르는 눈물샘을 만들었고, 피부에는 가뭄이 갈라지는 듯한 건조함과 피부병, 진드기마저도 득실대게 되었습니다.
피부의 가려움은 몇 초가 멀다하게 찾아왔고, 잘려지지 않은 자신의 긴 발톱으로 긁어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가려움을 해결하려 긁을 때면 이따금씩 살갗이 벗겨졌습니다. 조금의 피가 몇 방울 흐르고 나면 그 위로 딱지가 지고 그 딱지 위로 또다시 흉이 졌습니다.
몸 상태는 더욱 안 좋아져 출산하는 아이의 수도 줄었습니다. 이를 날카롭고 매서운 눈으로 번식업자는 보게 되었고, 부품을 교체하듯 들려서 개장수에게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개장수에게 끌려갈 운명에서...
좁은 케이지에 여러 아이들이 구겨 넣어지듯 있었습니다. 모두 비슷한 상황의 처지였겠지요. 개장수에게 넘어가는 것을 빌미로 아이들은 난생 처음 햇볕이 자신들의 온몸을 감싸는 것에 외출의 의미를 처음 접해봅니다.
어디로 갈지도 모르면서 들떠서 개장수에게까지 가게 된 아이들... 이 소식을 듣고 나천사에서 이를 구조하러 나섰습니다. 세나는 가장 기력 없고 모든 욕심을 내려놓은 듯 눈에는 힘이라곤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세나의 두껍게 꼬인 털들을 밀어내던 순간에 톡톡 터지는 소리만으로도 아이의 피부상태를 짐작할 수가 있었습니다.
피부병을 이겨내고 행복을 알아가던 세나
곧 터질듯 보기만 해도 그 화끈함에 보는 이마저 아플 지경인데, 이 아이는 이 피부로 몇 해를 살아왔을지 모릅니다. 이 아이는 고통의 정도가 심했기에 많은 분들의 관심이 이어졌고, 입양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그 말 못할 행복, 그 공간에서 행복을 찾고 피부병까지도 완쾌되었던 세나. 하지만 입양자분의 사정으로 인해 세나는 나천사로 다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잠깐의 행복, 아이는 다시 또 새로운 여정을 준비해야합니다. 세나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들기에 충분한 아이입니다. 세나가 또다시 행복을 꿈꿀 수 있도록 희망을 선물해주세요. 선물해주신 희망의 콩은 세나를 비롯한 200여마리의 유기동물들에게 소중히 쓰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