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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증이 치밀어 오른다.
왜 그런가 하니 나도 알 길이 없다.
밤샘 후 오후의 낮잠을 깨우는 TV 소리 때문이었을까?
고작 이런 게 이유가 될 수는 없다.
그저 짜증이 치밀어 오르는데, 손에 쥔 핸드폰이라도 박살낼량 던져버리고 싶은데,
이유를 몰라서 더 짜증이 난다. 침대에 누운 채로 발길질을 해 본다.
잠결에 무심코 휘두른 발이 허공을 가르다 벽 모서리를 강타한다.
발 끝 부터 진동이 저릿하게 번져 온다. 아프다. 짜증나서 아프다.
이성적이지 못한 내 모습에 실망스럽다. 이유도 없는 짜증에 이게 뭔꼴이람
이 세상에 욕이 없었더라도 지금 나 때문에 생겼을 듯 하다.
미친듯이 대상 없는 욕을 하고 싶다. 속에서 부터 폭발하는 욕, 소리지르고 싶다.
‘시발 좆 같네’
거실에 있는 가족이 미쳤다고 생각 할 까봐 소리치지 않는다.
목 구멍까지 치솟은 욕짓거리는 메아리가 되어 속에서 울린다.
속으로 삭힌다. 속이 타는 기분이다.역겨움이 차오른다.
응팔의 대국에서 지고 돌아 온 택이 처럼 시원하게 ‘싯팔 좆 같네’ 를 외치고 싶다.
원인 모를 짜증을 억누르며 침대에서 일어난다.
짜증에 형태가 있다면 마치 토와 같을 것 이다.
속에서 부터 느글거리고 꽉 막힌 짜증을 토해내고 싶다.
후…. 투정 다 부렸으면 공부나 하자 시험이 내일모레다.출처 | 꼬장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