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까지만 해도 유럽여행 관련(일정, 루트 등) 질문 글에 흔쾌히 답변도 달아드리고, 일정도 짜드리고 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내가 이걸 왜 하고 있나? 는 의문이 생기더군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사소한 도움 하나라도 드리려 했던 주된 이유는, 마치 내가 여행을 준비하는 것처럼 들뜬 기분을 함께 하고 싶어서 였나 봅니다. 그리고 내가 한 동안 가보지 못했던 유럽은 어떻게 변해있을까 하는 마음에 은근 후기가 올라오기를 기대도 했고요.
하지만, 보통 여행게시판은 그런 후기 글 보다는 주로 질문 글이 많아 올라오고, 매번 같은 질문에 같은 답을 하는 것이 지겨워지기도 했고, 단편적인 댓글 보다 실질적으로 여행 전반의 계획에 도움이 되는 것은 최근의 여행후기 일텐테 라는 생각이 많아졌으며, 그 이후로 여행게시판에 쉽게 들어와지지 않더군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제 자신도 여행에 대한 단순 정보를 주었지, 내 자신의 후기를 올린 적은 없는 것 같더군요.
당시 느꼈던 감정이 그대로 남아있는 글이 더욱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에 개인적으로 써놨던 여행 후기를 수정없이 그대로 올립니다.(오래된 글이 많아서 입장료 및 티켓 가격은 참고하시면 안됩니다. 참고로 사진은 전부 아이폰 3gs아니면 4s라 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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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남부 지방 여행 중 들린 그라나다 입니다.
역시나 이슬람 문화권에 속했던 곳이죠. 그라나다는 아래처럼 골목, 골목 찾아 구경하는 재미가 있는 도시이긴한데.. 방문 일정이 짧다면 꼭 놓치면 안 되는 곳이 바로 알함브라 궁전 입니다. 저도 말라가에 숙소를 두고 당일로 다녀온 곳이라 도시 구경은 생략하고 바로 알함브라로 향했습니다.
말라가에서 주로 버스를 타고 그라나다로 가는데, 배차시간은 길지 않았고, 편도로 1시간 반에서 2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네요
알함브라 궁전은 모든 여행 책자에서 '죽기 전에 꼭 가봐야할 곳'으로 꼽힐 정도로 워낙 유명한 관광지이다 보니.. 웬만하면 예약을 필수로 하는 곳입니다. 예약도 오전, 오후 입장 둘로 나눠지며.. 나즈르 궁은 30분 간격으로 예약할 수 있으니 예약 사이트에서 자신의 관광시간에 맞게 예약하시길.. 입장하면 아래와 같은 아름다운 길을 따라 궁전으로 향하게 되며 이미 관광, 눈 호강 시작.
개인적인 생각으로 알함브라 궁전의 관광 포인트는 건물자체의 웅장함, 자연 경치 관광도 있지만.. 건물 내외에 있는 여러 장식을 차근차근 둘러 보는 것도 하나의 포인트이며, 궁전 전체가 호화로운 예술품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모든 건물부터 창밖의 풍경, 계단 하나 하나까지 옛 장인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예전 왕권이 얼마나 강했었을까 하는 것을 짐작 할 수 있을 겁니다. 궁전 내부를 거닐면서, 자신이 왕이라 생각하고 감상해보세요. 왕의 시선이 닿을 수 있는 모든 곳에 장식이 되어있으며, 심지어 창밖의 풍경은 이미 창문이 액자 역할을 하는 하나의 풍경화로 보시면 됩니다.
유럽애들도 이런 사진 많이 찍더군요. 설정 사진 찍기에 너무 집중하면 이렇게 다른 사람에게 도촬(?) 당할 수도 있습니다.
궁전이 워낙 넓다 보니 관광하는데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되며, 햇빛을 피할 곳이 있다면, 중간 중간 휴식을 취하면서 여행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