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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기대로 갔지만 정말로 만족하고 돌아온 파로..
비행기 때문에 잠시 들렸던 것이 너무나도 아쉬웠던 매력적인 도시..
저에게 남아있는 파로의 이미지 입니다.
친구랑 스페인 남부여행을 계획하고 뒤늦게 라이언에어 표를 알아보는데, 평소엔 50파운드 내외면 살 수 있던 말라가 왕복 티켓이 100파운드에 육박.. 많이 비싼 것은 아니지만.. 평소 생각하니 너무 돈이 아까운 느낌이 들어 여행을 포기할까 했습니다.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근처 다른 도시에서 출발하는 싼 항공편을 알아보려 라이언에어 루트맵을 들여다 보니.. 이거 웬걸 세비야 옆에 포르투갈의 파로라는 도시가 있는데 티켓이 아직 싸네.. 구글링 신공을 해보니 세비야에서 버스타고 3시간 정도면 갈 수 있다고 해서 이거다 싶어 바로 계획 세우기 돌입.
그냥 포르투갈 남부 바다가 이쁘다는 말만 듣고 바로 여행 일정을 '말라가 - 그라나다 - 말라가 - 세비야 - 파로' 이렇게 세우고 계획없이 바다보러 간다는 마음으로 그렇게 도착한 곳이 바로 포르투갈 파로.
세비야에서 파로 가는 버스 배차시간이 정해져 있고 하루에 다수 운행하지 않기에 시간표를 잘 확인하셔야 합니다.
도착하자 마자 화창난 날씨와 함께 멋진 풍경을 보여주던 그곳..
동양인이 많이 찾지 않는 곳이라.. 현지인들은 거지 같이 여행하는 동양 남자들을 약간은 신기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장기간 여행이 아니라 둘다 가진 짐은 백팩 한 개라 굳이 공항 락커에 짐을 맡기지 않아도 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공항 위치도 알아볼겸 공항으로 출발하기로 했습니다.
공항으로 간다고 하던 번호의 버스가 도착하고 기사한테 공항까지 가냐고 'airport?' 라고 물어보니 버스 기사는 'Yes, beach!'
순간 당황했지만, 정보를 준 사람들이 공항에 들렀다가 해변으로 간다고 했기에 뭐 상관없겠지 하고 그냥 탑승. 어차피 무계획 여행이기에..
나중에 알고 보니 이 버스는 공항을 들리지 않고 바로 해변으로 가는 버스였는데.. 결론적으로 공항과 해변 사이의 거리가 생각보다 엄청나게 멀었기에 공항에서 내렸으면 낭패였을 지도 모르는데, 잘못된 의사전달이 오히려 운 좋게 작용한 케이스.
그렇게 해변으로 향하는 도중 좋았던 날씨는 점점 흐려지고 비까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
이왕 해변에 왔는데 선베드라도 빌려 볼까 했는데, 순박한 포르투갈 청년은 날씨도 좋고 않고, 사람들도 다들 곧 집으로 돌아갈텐데.. 굳이 돈 아깝게 빌릴 필요가 없을 것 같다며.. 상술을 쫙 빼고 친절한 설명을 해주는 도시..
동양 사람이라곤 우리 둘 밖에 없는데, 둘다 여행 막바지라 거지 꼴을 하고, 손에는 봉다리 하나씩 들고 해변 산책을 하고..
스스로 '파로의 봉다리 형제'라는 별명까지 지어가며.. 남은 시간을 즐겼던 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