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1.
[쿠키 톡톡] ○…일본의 우익 성향 언론 ‘산케이 신문’의 구로다 가쓰히로(黑田勝弘) 서울지국장이 황우석 교수 사태와 관련,한국에 대해 쓴소리를 퍼부었다. 우리 네티즌들은 불쾌하다고 했고 일본 네티즌들은 통쾌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구로다 지국장은 24일 서울발로 타전한 기사에서 황우석 교수 사태에 대한 서울대 조사위의 중간 발표 등을 전했다.
그는 기사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원인으로 △한국의 성과 위주의 졸속주의 △국제적 배려나 신중함이 부족한 좁은 시야 △정부의 과잉 기대와 지원 △‘우리나라 최고’라는 여론의 무조건적인 애국주의 등을 꼽았다.
“한국의 국가 이미지 실추는 피할 수 없다”고 단정 지은 구로다 지국장은 “한국은 지금까지 황 교수를 ‘노벨상이 확실한’ 과학자로 여겼으며,세계줄기세포 허브를 설치하는 등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면서 “이런 분위기 속에서 황교수와 관련한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MBC TV가 ‘국가적 배반자’라는 비난을 받으며 프로그램 중단에 몰리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여론의 쏠림 현상과 관련해 ‘한국에서는 애국주의를 표방한 여론이 다른 의견을 수용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구로다 지국장은 “한국에는 반일처럼 외교,정치 문제는 물론이고 냉정한 학문적 판단이 요구되는 과학 분야에까지 과잉 애국주의가 퍼져있다”고 쓴소리를 남겼다.
이 기사를 전해들은 한일 네티즌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쾌남’이라는 네티즌은 “한국에 대한 망언을 퍼붓는 일본인 기자로부터 이런 지적을 들으니 불쾌하다”고 적었다. 그러나 일본 네티즌들은 “구로다씨의 기사는 항상 통쾌하다”(익명)이라거나 “한국의 과잉 애국심을 왜 우익화나 내셔널리즘이라고 부르지 않느냐”(ID ‘kurigeu**’)며 통쾌하다는 의견을 올리고 있다.
구로다 지국장은 잇단 망언으로 한국 국민들로부터 비난을 받아온 인물이다.
지난 여름에는 KBS 역사드라마 ‘불멸의 이순신’를 놓고 ‘역사 고증이 부족한 드라마’라고 지적했고 9월에는 일본의 격주간지 ‘사피오’에 ‘한국의 어린이들은 반일 교육을 받는 파블로프의 개가 되고 있다’는 글을 기고했다. 최근 그는 ‘데모 천국 한국,홍콩에 수출까지’라는 기사를 내 물의를 빚기도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email protected] <갓 구워낸 바삭바삭한 뉴스 ⓒ 국민일보 쿠키뉴스(www.kuki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기사 2
2005년 12월 26일 (월) 09:54 데일리서프
"구로다, 황우석 언급말고 일본부터 걱정하라"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의 파문에 대한 국민들의 극단적인 지지에 대해 강하게 우려를 표하며 자제를 당부해왔던 시사평론가 진중권 씨도 일본사람의 지적은 기분이 나빴다.
진 씨는 26일 오전 자신이 진행하는 '진중권의 SBS전망대'에서 '구로다 씨의 충고'라는 제목으로 구로다 가쓰히로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의 충고에 조소를 보냈다.
"구로다 씨가 이번 황우석 파문을 보고 재미있는 말을 한 모양"이라며 말문을 연 진 씨는 '한국에는 반일처럼 외교정치는 물론이고 냉정한 학문적 판단이 요구되는 과학 분야에까지 과잉 애국주의가 퍼져 있다'는 그의 지적에 대해 "살다가 별 꼴을 다 본다"고 평했다.
진 씨는 "말 자체는 틀린 말이 아니다"며 "하지만 '애국'을 지고의 가치로 삼는 극우인사가 애국심 과잉을 탓하는 것도 우습고, 또 '전범'까지 애국자로 숭배하는 일본의 기자가 과연 남의 나라의 과잉 애국주의를 탓할 주제가 되는지 그걸 잘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진 씨는 '일본의 황우석'이라 할 수 있는 아마추어 고고학자로 후지무라 신이치의 예를 들었다. 그는 "이 분의 타오르는 애국심이 일본 구석기의 역사를 12만년, 20만년, 40만년, 50만년, 마침내 70만 년 전까지 끌어 올렸었다"며 "물론 조작으로 드러나서 나중엔 거국적으로 허탈해졌다"고 비꼬았다.
후지무라는 1972년부터 발굴작업에 참여해 1981년 4만년 전 석기를 발굴하고 이후 발굴하는 곳에서 항상 유물을 찾아내 '석기의 신' '신의 손'으로 일본의 인류역사를 7만~5만년 전에서 약 70만년 전까지 끌어올렸던 인물. 그러다가 2000년 10월 구석기유물지에 석기를 파묻는 모습이 마이니치신문의 카메라에 잡히면서 유적날조 사실이 드러났다.
진 씨는 "MBC를 초토화시킨 대한민국 국민들의 '과잉 애국주의'는 사실 내게도 영 마음에 안 드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지만 "그래도 이 땅에서 절망하지 않고 살아가는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며 한국과 일본의 '애국주의'의 차이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 나라 사람들 반일 감정이 아무리 드세도 일본처럼 '혐한론'과 같은 혐오스런 제목을 단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일은 없다"고 말한 진 씨는 "이 나라 사람들 아무리 언론이 마음에 안 들어도 일본처럼 신문사로 쳐들어가 제 머리에 권총을 대고 방아쇠를 당기지는 않는다"며 "이 나라 사람들 애국심이 아무리 차고 넘쳐도 일본처럼 멀쩡한 작가가 백주 대낮에 제 배를 가르는 일도 없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진 씨는 "다른 나라라면 몰라도 일본 사람들은 남의 나라 애국심을 탓할 처지가 못 된다"며 "내가 구로다 기자라면 그 시간에 미쳐 돌아가는 제 나라 걱정이나 하겠다"며 일침을 놓았다. 한마디로 '당신들이나 잘하라'는 뜻이었다.
이기호 (
[email protected])기자